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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삽질하는 오여사 May 16. 2016

책읽는 뇌. 매리언 울프

왜 우리 아이는 책을 안 읽을까


<<책 읽는 뇌>> 매리언 울프 지음/

7년전 읽었던 책

1. 뇌가 글을 읽게 된 역사
2. 뇌가 독서를 배우는 방법
3. 뇌가 독서를 배우지 못하는 경우

"남자아이는 왜 여자아이보다 더 늦게 글을 읽는가?" "왜 책을 '어 일찍' 읽기 시작한 아이가 성취도가 더 낮을까?" 난독증은 피카소와 아인슈타인의 창조성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큰 아이를 키우면서 끝없이 내안에 생기는 갈등, 의문, 죄책감 등등의 복잡한 것들의 중심에는 독서와 관련되어 있다.

'부모가 책을 좋아하는 집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책에 많이 노출되고.. 그러면서 독서를 자연스럽게 몸에 익히게 되겠지... 환경적 요인이든 유전적 요인이든간에, 그런 여건이 아이들의 독서능력과 발달에 영향을 주고,
독서는 창의력, 집중력, 학습능력등과 밀접하게 관계가 있을테니.. 책 많이 읽는 아이들이 공부를 잘할테고..
나중에 성공할 확률이 더 높겠지...'

이런 일반론은.. 책을 극도로 보지않는.. 책 볼 환경도 만들어주지 못하는 (않는).. 6세인 지금,, 한글도 잘 못읽는.. 말도 떠듬거리는 큰 아이를 보면서 (7년전) 위에 열거한 복잡한 마음을 일으켰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도서관에 들러 한눈에 들어와서 빌려온책... 일반적 실용서일테지 했지만, 조금은 더 깊이있는 교양서.. 책의 분량과 전문적인 내용은 조금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지루한 일상을 환기하는데는 충분했던 책이었다.

소크라테스는 문자를 믿지 않았을 뿐아니라 문자 교육을 반대했다고 한다.문자언어의 불가변성이나 개인의 지적 활동에 있어서 문자의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것, 기억(암기)에 대해 덜 강제적이라는 면 등을 내세워 문자, 독서등에 대해 반대했다고 한다. 구어에서 문자(활자)문화로 넘어가게 되고 또 그것이 독서교육과 발달로 이행하게 되는 역사적 생물학적, 문화적 과정을 저자는 아주 세세하고 친절하게 가르치고 있다.


흥미있었던 부분의 하나는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우리는 또다른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크라테스가 구어 문화에서 문자 문화로 넘어가는 이행기에 경험했을 법한 그런 변화들이 인터넷을 통한 정보화가 지배하는 현대 사회에서 다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물론 인터넷을 인한 폐해나 부작용에 대해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지속적 부분주의 Continuous particial attention"의 문화라고 일컫는 시대에 대해 - 예) 구글 검색 같은 것을 통해 읽기가 지속적이지만 부분적으로 이뤄짐-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지 않을 까.. 혹은 인간 발달의 미래가 분명 이제와는 다른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저자의 주장이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또한 다른 독서교육법이 다른 뇌 발달을 초래한다. 표의 문자와 표음문자는 다른 독서교습법, 다른 뇌발달과 관계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언제부터 독서를 시작해야 할까...에 대해.. "독서교육에 대해 사람의 생물학적 시간표가 고려되어야 한다."
건웅이 친구중에 두돌경에 누가 가르치지 않고도 스스로 한글을 깨우친 아이들이 종종 있다. 그런 아이들을 볼때면.. 7년전 6살인 당시 밤에는 기저귀를 차고 자는 큰 아이와 극심한 대조를 이루고, 이를 비교하게되고..  엄마로서 때론 불안한 마음까지 들게 되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Biophysiology 측면에서 보면.. 독서는 단순히 문자를 읽는 활동이 아니라 다양한 정보, 특히 시각, 청각, 언어, 개념 등의 활동을 연결하고 통합할 수 있는 뇌의 능력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런 통합능력은  관련된 뇌나 신체의 각 부위와 영역의 성숙도, 이 부위들을 연결, 통합하는 속도 달려있다. 특히 이런 속도는 신경전달에 기본인 Myelination 에 따라 달라진다. 이 Myeline의 성장은 다른 발달 스케줄에 따라 진행된다.일반적으로 만 다섯살이 되기 전에 감각 및 운동부위가 모두 Myelination이 된다고 한다. 하지만 시각, 청각, 및 언어와 같이 정보를 빠른 속도로 통합시키는 능력의 기반이 되는 주요 뇌부위는 다섯살이 지나도 완전이 Myelination이 되지 않는다. 즉 7세까지 독서를 위한 충분한 뇌발달이 되지 않는다는 것.


특히 남자아이들의 경우. 피질부위의 Myelination이 훨씬 느리게 발달한다는 주장이 있고, 이 가설은 여자아이들이 남자아이들보다 일반적으로 글을 빨리 읽을 수 있게 된다는 현상을 어느정도 설명해주는 것 같다.


여러 연구들을 바탕으로 저자는 7세 이후에 독서를 시작하는 것이 생물학적으로 아동 발달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설득하고 있다.  그렇다면 7세이전에는 독서를 할 수 없는 것일까.. 하면 안되는 것일까... 그렇지는 않겠지. 저자는 7세 이후의 독서는 "고도로 복잡한 인지, 언어, 지각 및 사회적, 정서적 능력을 키우며 보낸
최소 5년이라는 세월의 총합이며 그 모든 것이 환경과의 풍부한 상호작용속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된다" 고 말하고 있다. 특히 "밥상머리 대화"의 양과 질... 즉 아이에게 말을 걸어주고, 책을 읽어주고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유아기언어 발달에 중요한 전부라는 것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이중언어에 대한 저자의 입장은 긍정적이다. 특히 어려서 이중언어를 사용한 사람의 뇌와 나이가 들어서 제2언어에 노출된 사람들의 뇌의 활성화 패턴이 달랐다는 연구를 보면서 어린시절 제2외국어에 노출을 시키는 것의 유익성을 강조한다. (아직 이론과 가설이 많은 분야라고 하지만...)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제1언어(모국어)를 바탕으로 단어와 개념을 제2언어에 연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한다.

난독증 (dyslexia). 스펠링과 읽기를 학습하지 못하는 뇌의 무능력으로.. 일반적으로는 심각한 질환이나 상태로 이해된다. 물론 정상의 다수에 비해 소수인 난독증은 분명 결핍의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겠지만, 난독증 자녀를 둔 저자는 난독증에 대한 조금은 창의적이고 희망적인 접근을 한다. 언어분야에서 낙제생이었던 아인슈타인, 글자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몸도 약해 정규교육을 받지 못했던 에디슨 등등 난독증으로 의심되는 사람들을 열거하면서.


물론 난독증의 원인도 프로세스도 어느것 하나 속시원히 밝혀진 것은 없지만.. 분명.. 독서회로에 이상이 생겨 문자 이름을 말하지 못하거나 단어를 읽지 못한다는 가설이 힘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난독증에 대한 여러 증례들.. 특히 독서를 위해 중요한 좌뇌 발달이 이루어지지 못하지만 그런 경우 공간적 개념과 창의성을 담당하는 우뇌의 발달이 두드러진다는 현상.. 난독증이 우뇌의존 때문이라는 이론들이 사실로 밝혀지면 이들의 뇌가 일반적인 뇌와 다르게 조직되어 있음을 인정하고 다른 방법으로의 뇌발달교육으로 접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자는 결론내리고 있다.


큰 아이가 미국에서 3년정도 schooling을 한 적이 있는데, Preschool에 다니는 동안 선생님으로부터 자주 들었던 이야기는 큰 아이가 architectual하다는 것이다. 큰 아이는 공간이해능력이 좋고, 특히 만들기 같은것을 할때 그런 것들이 자주 나타난다고 했다.

창의적 만들기. 어느 주말 아침.. 남편과 내가 9시까지 정신없이 자고 있을때... 눈을 떠보니.. 온방안이 가위로 오려진 종이로 어지럽혀져 있었다... 알고보니 큰 아이가 방 구석에서 자동차를 만들고 있었는데,, 그것이 그냥 자동차를 그림에 그려서 만드는 작은 장난감이 아니라.. 실제 운전석에서 보는 자동차를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종이를 말아서 transmission을 만들고, D, R, N등등 표시도 잊지 않고.. 자동차 계기판.. 속도계, 온도계, CD 나오는 곳, 에어콘 조절기.. 심지어.... 안전벨트까지......

온 방안은 개판5분전 상태였지만.. 우린 큰 아이의 노력과 노력의 결과물에 칭찬해주었는데....

큰아이는 난독증은 아니었다. 좌뇌 발달은 느린 우뇌형 인간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틀에 밖힌 제도권 교육안에 큰 아이를 가두고 있다. 틀에밖힌 교육에... 하지만 틀 밖으로 아이를 데리고 나올 용기가 내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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