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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코드 스웨덴 Sep 11. 2017

스웨덴에서 중고 상품 구매하기






앞으로 2년간 스웨덴 웁살라에서 대학원 생활을 하게 되었다. 8번의 계절을 지낼 옷과 필요한 책들과 정말 딱 안 가져가서는 안 되는 것들만 챙겨 왔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나는 60kg의 짐들을 들고 웁살라에 오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음으로 기숙사 방에 도착했을 때 내방은 텅 비어있는 것 같았다.


2년 전 스웨덴 교환학생 시절에는 그냥 없는 것은 없는 대로 있는 것은 있는 대로 생활했었다. 침대 시트도 없이 매트리스 위에서 잠을 자고, 유심칩도 없는 생활을 했었다. 그렇게 생활하다 보니 적잖이 저축도 할 수 있었고 그런 덕에 교환학생 6개월 동안 15개국을 여행 다닐 수도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 돌아와 보니 스웨덴에서 교환학생을 지낼 동안 스웨덴에서의 생활을 즐기지 못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물론 돈도 아낀 덕에 여러 장소들도 돌아다녀 봤지만, 스웨덴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 음료수와 같이 소비를 해야 하만 알 수 있는 생활에 밀접한 문화들은 느껴보지 못한 채 돌아온 것이 후회가 되었다.


그래서 이번 석사 생활 동안에는 스웨덴에서 스웨덴 사람들이 자주 가는 음식점도 가보고, 스웨덴스러운 접시도 사보고, 영화관에도 가보고 정말 스웨덴 사람들처럼 살면서 소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대학을 졸업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고 석사를 시작하게 된 나에게 그런 소비를 할 수 있을 '돈'이 없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문제였다. 그래서 눈을 돌리게 된 것이 '중고시장'이다!


스웨덴에서는 사실 중고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요즘 '중고나라'와 같이 온라인 상에서의 중고 거래가 활발하다. 그런데 스웨덴은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을 통해서도 쉽게 중고 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


스웨덴 사람들이 중고 상품을 거리낌 없이 거래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개발을 지향하고 있는 문화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잠깐 스웨덴의 재활용에 대하여 언급하고 넘어가자면, 스웨덴의 가정용 쓰레기의 재활용률은 자그마치 99%라고 한다. 그리고 그중 50%는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하여 사용된다고 한다.

(더 많은 정보는 https://sweden.se/nature/the-swedish-recycling-revolution/ 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중고상품을 사러면 어디로 가야 할까?

스웨덴의 중고 시장을 살펴보면 크게 3가지로 볼 수 있다. (웁살라 기준)

1. 온라인 중고 시장
    1.1 blocket
    1.2 Facebook Group

2. 중고 상점
    2.1 Myrorna

3. 벼룩시장
    3.1 Vaksala torg flea market
    3.2 (스톡홀름) hornstull flea market
    3.3 (스톡홀름) hotorget flea market


1. 온라인 중고 시장


1.1 blocket

우선 blocket은 우리나라로 치면 중고나라처럼 가장 스웨덴에서 유명한 온라인 중고거래 장터이다. 이 사이트는 지역별로 카테고리가 나눠져 있고, 자신이 사는 지역을 선택할 수 있어서 쉽게 직거래를 할 수 있다.


blocket에 올라오는 물건들을 살펴보면 닭(?)부터 가구 자동차 부동산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거래되고 있다. 나 같은 대학생들은 아무래도 자전거나 전자기기, 그리고 기숙사를 구할 때 blocket을 이용한다.



출처: Blocket



나 같은 경우에는 웁살라가 자전거가 주 교통수단인 만큼, 더 날씨가 추워지기 전에 자전거를 사는 것이 급한 숙제였다. blocket을 통해 24'', 750kr (12만 원), 그리고 무려 21개의 기어를 가진 자전거를 보게 되었고, 그 당일에 판매자의 집에 가서 자전거를 구매할 수 있었다!





1.2 Facebook Group

웁살라는 18만 명이 살고 있는 작은 도시이다 (참고로 서울은 896만 명이다). 그리고 대학도시인만큼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몇 년을 거주하고 이곳을 떠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중고거래가 더욱더 활성화되어있다. 특히나 대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facebook 그룹을 통해 많은 중고 거래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선 페이스북에 로그인하면 좌측면의 리스트에 판매 그룹을 통해 지금 위치한 곳과 가까운 곳에서 판매가 이루어지는 그룹들을 확인할 수 있다.

출처: Facebook


웁살라 대학교의 학생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기숙사인 Flogsta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들이 모아져 있는 Flogsta häleri 이 가장 핫? 한 그룹인 것 같았다.

출처: Facebook


스웨덴에서는 비싼 물가 때문에 밥을 사 먹지 못하고 항상 직접 요리를 해서 먹어야 한다. 나는 쌀은 꼭 먹어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전기밥솥으로 밥을 해 먹고 싶었다. 그리고 다행히도 중국인 학생에게 밥솥을 150크로나에 구입할 수 있었다.


출처: Facebook


2. 중고 상점


스웨덴에서는 중고 상점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스톡홀름에서 교환학생을 할 때에는 소 데르 말름 섬 쪽에 특히나 중고 상점들이 많았던 것 같다. 웁살라에도 중고 상점을 찾아보니, 크고 작은 가게들이 있었다.


2.1 Myrorna

Myrorna는 웁살라의 중심에 위치한 중고 상점이다. 이 가게가 있는 Kunsångsgatan이라는 길이 웁살라의 명동? 과 같이 상점들이 가장 많이 몰려있는 길이다.

출처: Google Map

Myrorna는 상점들이 몰려있는 중심 거리의 남쪽 끝쪽에 있다.

내가 갔을 때는 건물 전체가 리모델링 중에 있었다.

 



Myrorna에는 접시, 책, 옷, 카펫, 장난감 등 거의 모든 생활용품들이 중고로 판매되고 있다. 좋은 점은 학생은 25%나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나는 접시를 사려고 이 곳에 들리게 되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접시를 파는 쪽에서만 사진을 찍어왔다 (흑흑).



아쉬운 마음에 google maps에서 제공하는 사진으로 보면 아래와 같이 의류와 잡화품들도 많이 판매하고 있다.


사실 Myrorna  옆에도 'Helping Hand'라는 작은 중고 상점이 있는데, 물품이 너무 적었기 때문에 간략히 소개만 하고 넘어가겠다.




3. 벼룩시장


중고 물건을 사러 갈 때 가장 설레는 마음으로 가게 되는 곳은 벼룩시장이다! 벼룩시장은 내가 사고 싶은 물건이 굳이 없어도, 다른 사람들이 어떤 물건들을 가지고 나왔는지 볼 수 있어서 재밌는 구경거리가 될 수 있다. 벼룩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 자신이 더 이상 사용하지 않아서 판매하는 것이지만도 왠지 모르게 자신의 희귀 물건 collection들을 선보이는 것만 같아서 더 재미가 있다!


3.1 Vaksala torg 벼룩시장

vaksala라는 광장에서는 매주 토요일 8시부터 6시까지 벼룩시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벼룩시장은 웁살라에서 가장 큰 벼룩시장으로 운영부스는 일반 중고상품, 과일, 꽃 부스가 있다.






나는 벼룩시장에서 블루베리, 링곤베리, 버섯을 25 크로 나에 샀다. 참고로 말하자면, 스웨덴은 많은 종류의 베리들이 있다. 특히나 아무 산이나 가도 블루베리나 링곤베리 크랜베리들은 정말 말도 안 되게 많이 열려있다. 그리고 저 버섯은 스웨덴 특유의(?) 버섯이라고 해서 한번 사 봤다. 그리고 흑흑 내 가 바라던 접시와 스웨덴스러운 에그 컵과 스분을 25크로나에 샀다. 나름 스웨덴스러운 것들을 사서 기분이 좋았다!





3.2. Hornstull flea market

Hotnstull 벼룩시장은 소 데르 말름 섬의 hornstull 역의 바닷가 변에 있고, 운영시간은 토요일 일요일 11시부터 17시까지 이다. 이 곳은 트렌디 벼룩시장이라고 해야 하나 스톡홀름에서 hipster들이 가장 많이 온다는... 소문이 있는 벼룩시장이다! 물건의 대부분은 의류이고, 중간중간에 푸드트럭들이 많이 있었다. 스웨덴은 어딜 가도 사람을 도통 찾아볼 수 없는데 Hornstull 벼룩시장에서는 정말 많은 (젊은) 사람들이 있었다.




3.3 hotorget flea market

이 벼룩시장은 스톡홀름의 중심지에 있는 벼룩시장이다. 스톡홀름 센트럴 역에서는 걸어서 10분이 걸리는 hotorget 역의 광장에서 열리는 벼룩시장이다. 운영시간은 일요일 11시부터 3시까지 이다. 2년 전 교환학생 시절에 나는 이 벼룩시장을 정말 좋아했다! 중앙역과 가까워서 일요일이 되면 중앙역으로 와서 이 벼룩시장을 한번 구경하고 스톡홀름에서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가곤 했다.


hotorget 벼룩시장이 vaksala나 hornstull에 비해서 물건의 종류도 다양하고 크기도 큰 것 같다. 이번 주말에 포스팅을 위해 hotorget에 다시 다녀왔는데, 이번에는 1915년도에 사용되단 달력 수첩도 찾아볼 수 있었다! 신기한 건 스웨덴스럽게 달력에 해가 뜨는 시간과 해가 지는 시간도 나와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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