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주현, 김성식 캐스팅
마타하리를 처음 본 건 몇년 전 국립 발레단 버젼을 통해서였다. 세계 대전에서 희생양으로서 이중 스파이라는 누명을 쓴 기구한 운명을 산 실제 여성이었다는 점이 참 안타깝게 다가왔던 스토리였다.
그런데 발레라는 장르의 특성상 대사가 없다는 점 때문에도 그러했지만 전체적 구성이 마타하리와 각국의 군 장교들이 주가 되어 비슷한 군복에 누가 누군지 몰라 헷갈렸었다. 뮤지컬 버젼을 보면 좀 나았겠구나 라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그렇지만 이번에 우연히 마타하리 뮤지컬을 보게 되었을 때도 이런 점 때문에 약간 망설여졌다. 그렇지만 대사와 노래가 있으니 괜찮겠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이번 뮤지컬 버젼 관람은 정말 기대보다 훨씬 좋았다. 알고 보니 5년 전 버젼을 완전히 새로 각색하여 스토리나 구성이 많이 달라졌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더 좋았던 것 같다.
주연이었던 옥주현 배우님의 공연도 처음이었고 김성식 배우님의 공연도 처음이었는데 두 분의 존재감이나 하모니가 참 좋았다. 스토리는 이해하기 쉬웠고 보는 재미와 감동을 안겨주었다.
샤롯데 씨어터도 처음이었는데 사실 롯데 콘서트홀을 크게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기대 안했었다. 그런데 딱 알맞은 규모에 음향도 시야도 좋아서 2층 맨 끝 자리였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좋아서 의외였다.
또한 무대 세트가 굉장히 인상적이었는데 요즘 거의 간소화되는 추세와 달리 정말 다양하고 섬세한 피지컬 무대 세트들이 있었다. 공을 많이 들인 공연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요즘 여유가 많이 없어서 예매했던 공연들을 많이 취소한 상황이라 이런 좋은 공연 경험이 더 즐겁게 느껴졌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