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감성 공연과 행복했던 사인회
선우예권님과 레이첸의 협연 못보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 보게 되네 ~ 코로나로 공연 취소 됐었는데, 이번에는 몇년만에 사인회까지 재개되어 너무 좋았다!!
지난번 마포아트센터에서의 예권님 리사이틀은 "한여름밤의 꿈" 같았다면, 이번 예술의 전당에서의 레이첸과의 공연 레퍼토리는 "인생의 리얼리티"에 가까웠다.
개인적 취향은 저번 리사이틀이나 예권님의 최애곡 중 하나이자 이번 공연 앵콜 세번째곡 에스트렐리타 (나의 작은 별) 느낌의 반짝반짝한 곡들에 가깝다.
하지만 오늘 레퍼토리는 독서의 계절! 가을에 잘 어울리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들려주는 그런 곡들이었다. 그리그, 풀랑크,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들은 삶의 복잡성과 명암을 잘 드러내어주고 있었다.
특히 오늘 얼마 후 발매 할 첫 미니 앨범의 기타 녹음을 받아왔는데 마침 풀랑크가 곡을 통해 애도한 시인 로르카의 시, "기타 여섯 줄"이 더 좋았던 ㅎ
레이첸님의 바이올린은 200억이 넘는 스트라토바리우스라고 하는데 그래서 오늘 유심히 소리를 들어보았다. 소리가 부드럽고 우아해서 바이올린인데 첼로 같은 느낌도 조금 있었다.
그런데 정말 레이첸의 열정적인 연주 때문인지 활의 줄이 계속 끊어졌다 ㅋㅋ 진짜 1부에 한줄, 2부에 한줄, 앵콜에 한줄.. 때마다 한 줄씩 끊어져서 엄청 신기했다. 바이올린 줄이 아닌게 천만 다행이었지 ㅎㅎ
공연 후 사인회는 진짜 너무 행복했다. 이게 몇년만인지.. 이제서야 예권님 앨범들에 사인 완료! 반클라이번은 금색펜이, 모짜르트는 은색펜이 어울리는거 오늘 탐구 완료!
그 짧은 시간에 예권님 엄청 고민하며 마커펜 골라서 사인해 주셨는데, 모짜르트 커버에 두꺼운 은색펜으로 사인하시더니 "이렇게도 잘 어울리네요?!" 하며 좋아하심 (내가 더 좋음 ^^).
둘이 같이 학교도 다녔지만 정말 극 반대 성향이라고 했는데, 파워 E와 파워 I의 보기 드문 합동 공연이랄까. 근데 둘 다 부드러우면서도 파워풀하다는 점에선 또 닮은 것 같기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