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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현주 Aug 05. 2023

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기술

분노 등의 감정은 결국 철학의 문제




"Happy: Why more of less everything is absolutely fine" by Derren Brown



“모든 것이 괜찮아지는 기술” 이라니 제목이 그냥 끌려서 구매하지 않았나 싶다.


그런데 책이 생각보다 굉장히 깊이 있었다. 읽는 속도도 빠르지 않았지만 심리의 근간을 이루는 우리의 생각들에 철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이 좋았던 것 같다.


무엇이 행복인가? 결국 우리가 행복이라고 느끼는 것은 단순히 심리학적인 문제가 아니다. 이는 사실 철학적인 문제에 더 가깝다.


내가 박사 논문에서도 중요한 레퍼런스 중 하나로 삼은 마사 누스바움이 자주 인용되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녀의 책 “Therapy of Desire" 이야기가 나오는데 국내에는 번역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


최근 문제가 되는 무차별 범죄는 실은 수십년간 방치해 온 정신 건강 문제에 우리 사회가 어떻게 잘못 대처해 왔는지를 잘 보여준다.


점증하는 절망과 분노의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에 대해 제대로 사유되어 오지 않은 것이다. 이 책이 후반부로 갈수록 바로 이 분노의 문제를 이야기해서 보다 시의적절했던 것 같다.


사회 변화를 열망하며 석박사 연구를 하며 느꼈던 좌절감이나 그 외의 사적인 절망감들을 스토아 학파 혹은 누스바움의 조언대로 다루었다면 조금 나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최근의 한국 소설이나 영화들이 절망이나 분노를 사적으로 보복하게 만들거나 그러한 공격성을 마치 정당화하거나 심지어 공감하는 듯한 내러티브를 내세워 무척 짜증이 났었다.


이 책이 이러한 여러 문제들에 근본적이면서도 실용적인 관점들을 제시해주는 것 같아 계속 알아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사 누스바움의 감정 철학들도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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