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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가 일깨워주는 것들

by 모현주



지난해 말부터 중국쪽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느꼈다. 특히 페스트가 발병하기 시작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조만간 뭔가 터지지 싶었다. 그런데 정말 몇개월 지나지 않아 심각한 상황이 터지고야 말았다. 우한 폐렴 혹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불리는 전염병이 중국 내에서 통제 안되는 수준으로 번지고 있고, 다른 나라들에서도 춘절 이후 퍼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에서 대학원 다닐 때 좀 인상 깊게 봤던게 바로 이 전염성 바이러스 질환에 대한 철저한 관리였다. 미국은 워낙 여러 나라의 사람들이 살고 또 왔다갔다 하는 곳이라 바이러스의 종류도 변이도 빠른 편이다. 차원이 다른 감기를 심하게 앓고 비타민을 꾸준히 챙겨 먹기 시작한게 이 즈음이었다. 그래서 정말 어디에 가나 손씻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데톨과 같은 항균 비누나 손 소독제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또한 티칭 조교를 하면 꼭 플루 접종을 의무적으로 맞아야 했고 비용은 무료로 커버가 되었다. 한국에서도 좀 도입되었으면 하는 시스템이다.

또한 한국은 마스크만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미국의 경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접촉하는 사물/음식 등을 통한 바이러스 감염을 보다 경계한다. 이런 직접 접촉이 공기 전염이라는 비접촉 매개체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상시 소독 청소나 음식 공유 경계는 일상적으로 실천되는 것이고, 타월 같은 경우에도 공유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수건도 용도에 따라 크기가 다르고 같이 공유하지 않는다. 이번 일을 계기로 조금씩 한국도 여러 문화가 변화하기 시작하는거 같기는 하다.

가뜩이나 예민한 타입인데 덕분에 더 예민하게 하루하루 보내고 있는 느낌이다. 몇일 이렇게 지내니 진짜 피곤한 느낌이다. 힘들게 예매한 공연도 다 취소하고, 3월 계획되었던 미국 학회/여행도 2월 추이를 봐서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요즘 어딜 가나 비접촉 체온계로 체온을 재고 입장 여부를 판별한다고 하기도 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입장을 거부하기도 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무증상 감염 사례도 여러차례 보고된 상황에서 저런 조치가 얼마 정도 효과적일지 모르겠고, 사람들이 만지는 모든 것을 매번 소독해야 하는데 그런 고려들은 되지 않는것 같다. 일단 그간 잘쓰지 않던 손소독제 품귀 현상도 영향이 있을테지만, 원래 그런 제품들을 상시 이용하지 않았던게 더 크겠지.

중국을 방문하지 않았던 이들은 확진 검사에서 배제한다는 이야기가 있던데 정말 이래저래 어이가 없다. 가뜩이나 무증상 사례도 많이 이야기 되고, 잠복기도 가지각각이고, 증상 자체도 다양하던데 검사 자체도 못받게 하면서 도대체 불안해하지 말라니 이게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하루 빨리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인간의 욕심이 인간을 죽인다는 말이 참 와닿는 요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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