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만하면 영화관 안가려고 했는데 작은아씨들은 너무 보고 싶어서 좀 한적한 시간대를 골라 다녀왔다. 보고 난 느낌은 약간 인생 영화 본 느낌이다. 고전에 현대적인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으며 영화화를 너무 잘해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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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의 팬이기도 하고 영화의 뮤즈 같은 존재인 헤르미온느역을 맡은 엠마 왓슨의 선택이기에 더 망설임이 없었던 것 같다. 그녀라면 원작의 의도를 고전적으로도 현대적으로도 잘 살려낼 것이라는 믿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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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영화 작은아씨들에서 엠마 왓슨은 첫째딸 메그로 출연하며 사실상 주인공이라고 볼 수 있는 둘째딸 조는 시올샤 로넌이 연기한다. 조 마치의 캐릭터를 너무 매력적으로 잘 살려주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녀의 단짝 남사친, 로리 로렌스 역의 티모시 샬라메 역시 캐릭터를 200% 소화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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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서 가장 주요한 갈등 라인은 둘째딸 조와 넷째딸이자 막내인 에이미와의 경쟁과 다툼이라고 볼 수 있다. 에이미는 언니인 조에게 일과 사랑 모두에서 질투심을 느끼고, 결국은 언니에게 차인 남사친 로리와 결혼하기도 한다. 작가를 꿈꾸는 조 같은 경우는 세상의 시선이 아닌 자신으로서 살고 싶은 의지가 강한 반면, 화가를 꿈꾸는 에이미는 세상으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크다. 뭔가 이 갈등 라인이 굉장히 설득력 있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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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조와 로리의 러브 라인을 응원하는 독자들 혹은 관객들이 참 많을 것 같다. 로리의 고백과 차임 직전까지 영화의 대부분의 장면들에서 조와 로리는 거의 환상 이상의 케미를 보이니 말이다. 가지 않은 길이지만 둘이 결혼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조가 로리와 헤어진 후에 만난 프리드리히는 다른 의미에서 조를 알아보고 그녀가 세상이 원하는게 아닌 그녀 자신의 책을 쓰도록 독려한다. 로리와의 씬들이 짝사랑의 느낌이라면, 프리드리히와의 씬들은 사랑의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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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장면이라면 언니의 남사친을 짝사랑하는 에이미가 재능 있으면서도 사랑도 받는 언니 조에게 질투와 분노를 느껴 그녀가 끔찍히 아끼는 원고를 태워버리는 장면이다. 그런 이후에도 계속 조와 로리를 따라 다니다 얼음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한 후, 엄마와 조가 분노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있다. 조는 기질과 분노를 조절하려고 하지만 너무 어렵다고 한다. 그러자 굉장히 차분해 보이는 엄마가 자신 역시 매일 분노가 치민다고 그저 참으며 분노를 다루는 연습을 하는거라고. 그리고 조를 바라보며 어떤 사람들은 자신보다 더 뛰어난 방식으로 분노를 다룬다고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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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전반에서 젠더 이슈와 여성혐오는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다루어진다. 여자이지만 부자이기 때문에 독신으로 사는 특권을 말하는 고모 메릴 스트립은 자매들을 괴롭히는 것 같지만 실은 누구보다도 열렬한 지지자이다. 세상의 시선에 얽매여 살아가는 것 같은 에이미 역시 실은 세상에서의 여성혹은 자신의 위치를 현실적으로 바라보기에 그런 것이다. 이런 그녀 역시 로리의 응원에 힘입어 세상의 시선이 아닌 자신의 시선을 찾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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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당시 많은 여자 아이들에게 우상 혹은 롤모델 같은 존재가 되어주었던 조 마치는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그런 것 같다. 미숙한 점이 있고 또 많은 어려움을 겪지만 세상이 아닌 자신의 시선으로 일과 사랑을 찾아나가며 성장하는 작은아씨들을 보며 많은 위로와 용기를 얻을 수 있는 그런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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