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책 이야기

의도적 눈감기: 순응과 아첨의 사회

by 모현주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좋은 점은 책을 읽을 여유가 조금 늘어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근 우연히 눈에 띈 이 책, "의도적 눈감기"를 읽게 되었다. 예전부터 관심사 중에 하나였던 왜 사람들은 진실을 보지 못할까 혹은 보려 하지 않을까와 같은 질문들을 다루고 있다.

아마도 이 책의 요지를 요약해 보자면 "마법이 사라질 때 보이는 진실들이 있다" 정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세상에는 마법이 필요한 순간들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그 마법이 자신의 눈을 가리고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게 하는 종류라면 일종의 "흑마술"에 걸린 것일테다.

많은 이들이 공동체란 좋은 것이고 사회에서 잘 적응해서 사는 것만이 선이라고 할 때, 저자인 마거릿 헤퍼넌은 조금은 단호하게 No 라고 말한다. 그녀는 우리가 사는 사회가 "아첨꾼" 혹은 "순응자"들을 양산해 낸다고 경고한다. 인간들이 집단에 소속되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는 상당히 많은 경우 사고와 도덕성을 마비시켜 버린다.

사실 이는 가정이나 친구들 같은 작은 그룹에서도 마찬가지이며 기업이나 군대와 같은 큰 조직들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들은 집단에 소속되어 있으면 사고를 하지 않고 거기서 벗어나는 고통스러운 과정과 감정을 거치면서 비로소 사고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사실 현대 정치 체제와 관련해서도 많이 지적되는 일인데 대의 정치가 맹목적인 대중들을 만들어낸다는 지점에서이다. 책의 저자인 마거릿 헤퍼넌은 경영의 사례들을 주로 다루고 있지만, 초반부에는 사랑이나 이데올로기와 같이 일상적으로 빠지는 맹목적 사고의 오류와 위험들을 점검한다.

기대보다는 사례 중심이고 경영 사례 중심이었기에 좀 더 심층적인 분석이나 설명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분명히 매우 중요한 시사점들을 던져주며 그녀가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고전들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들이 들었다.

책에서 "의도적 눈감기" 테마 관련 그리스 신화의 카산드라 이야기, 오즈의 마법사, 그리고 리어왕과 같은 작품들이 언급되는데 역시 마음에 드는 판본들을 찾기가 참 힘이 든다. 표지나 가격대, 두께와 시리즈 등 좀 더 살펴보고 사던지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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