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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현주 Mar 30. 2020

텔레그램 N번방과 강남역 10번 출구


We still remember the misogynistic murder at the Gangnam Station in May 2016.

2015년에 한국에 들어와서 여러 일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힘든 일들이 많았고 충격 혹은 상처를 받으며 견디기만  날들이 많았다. 그런데 요즘 텔레그램 사건을 보면서  중에서도 가장 끔찍했던 기억이 다시 떠오른다. 바로 2016 5 17 강남역에서 일어났던 여성혐오 살인사건이 그것이다.

된장녀 담론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혐오에 대해 심각성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인지하고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이미 십년이 넘어가고 있었지만  강남역 살인사건은 뭔가 다른 차원으로 다가왔다. 공황장애에 걸린 것처럼 숨을   없었고, 기사들을 읽으며 분노를 어떻게 쏟아낼 도리가 없어 힘겨웠다.

비단  사건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강남역 살인사건은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던  같다.  즈음부터 본격적으로 쌓인 스트레스나 불안, 우울, 공포 등이 누적되었는지 다음해  나는 수면장애로 고생하기시작했다.

 이후에도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려 노력했지만 안좋은 일은 끝이 나지 않았다. 2018년에도 개인적으로 인생에서 완전히 바닥을 치는 일을 겪고 나서야 비로소 조금씩 조금씩 회복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문득 2020 3, 코로나로 한참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와중 제기된 텔레그램에서의 여성 성착취 사건을 보면서 예전만큼 괴로워하지 않는 나를 발견한다. 이유는 아마도 그때처럼 혼자서 문제라고 외치고 있지 않고 많은 이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그런게 아닌가 싶다.

강남역 살인 사건이 일어난지 4년이 되어가지만 많은 이들은 마음  깊은 곳에서  일을 잊지 않고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고 제대로 맞서야 한다는 생각들을 하기 시작한  같다.

최근 나의 인생에 15 간의 시간들은 인간이란 것을, 세상이라는 것을 굉장히 급격하게 재정의하게 만든 그런 사건들로 끊이지 않았던  같다. 그렇게 힘겹게 배워가며 감당하기 힘들었던 나날들이 길었지만 이제는 조금은  단단해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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