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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현주 Mar 08. 2020

통일교와 신천지의 성공 비결



이번 정부에서 중국인 입국자가 아니라 한국인 입국자가 문제라는 이야기가 나와서 국민들의 분노와 빈축을 사고 있다. 그리고 그 한국인 입국자는 신천지 교도라는 식의 이야기로 보통 이어진다.

하지만 종교의 자유가 없는 중국을 성공적으로 파고 든 것이 신천지라고 하며 현재 신천지 내 최소 7만명 이상이 중국인, 조선족이라고 한다. 조선족 간병인을 쓰는 서비스 업체들, 특히 노약자들이 많은 병원이나 요양원들에서 실태 조사가 시급하다. 중국을 최근 다녀오지 않았다 해도 자체 커뮤니티 상호작용이 활발한 편이기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와는 별개로 국내외에서 굉장히 성공적으로 평가받고 있는 신천지에 대해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한때 엄청난 위세를 떨쳤던 통일교의 경우 교주인 문선명 사망 이후 내부 분열로 많은 다툼들이 있다고 한다. 통일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지만 그 틈을 타 빠르게 성장한 신천지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이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러나 신천지가 어떤 곳인지 아는것보다 왜 신천지가 국내외에 이렇게 많은지에 대해서도 얘기가 많다. 보면 각자의 입장에서 남탓을 하면서 신천지의 전파에 대해 설명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성공적 이단인 통일교와 신천지를 잘 살펴보면 이들은 국적과 종교를 가리지 않고 신도들을 포섭한다는 특징이 있다.

그렇기에 이들은 국내에서 많은 서비스 노동직을 담당하고 있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조선족 여성들을 쉽게 포섭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개신교나 가톨릭, 불교 등에서 이들을 위한 자리는 없었다는 것을 반증해주기도 한다. 한국 청년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소속이 불안정한 이들에게 통일교나 신천지는 공동체와 놀이터, 직장, 가정까지 제공해 준다고 이들을 포섭한다.

유교 가부장적 가족주의의 영향으로 혈연과 지연, 학연으로 똘똘 뭉친 동아시아에서는 사실 그런 기반이 없는 개인들은 고립되기가 쉽다. 하지만 반대로 그런 개인들을 모아서 끈끈한 유교적 공동체의 느낌을 선사해주면 엄청난 성공을 거두기도 한다.

"끈끈한 공동체"의 폐해들이 있어서 (권력 갈등, 경제 착취, 정신 질환, 성 범죄 등) 최근 교회, 성당, 절들도 약간 개인화되는 분위기인데 이 가운데 통일교와 신천지 같은 이단들은 마치 시계를 거꾸로 돌린 것처럼 그런 공동체 소속감을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를 위해 포기해야 할 것이 너무나도 많음은 자명하다. 신천지의 경우 원가족과의 연이 끊기고, 포교 활동에 실패할 경우 경제적 협박을 받으며, 영생 교리에 따라 건강 관리도 할 수 없고, 위장된 정체성으로 살아야 한다.

통일교와 신천지의 성공은 병든 사회의 반증이다. 그들이 성공하고 또 실패하는 사유들을 살펴보다 보면 우리에 대해 많은게 보이기도 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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