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도 많이 생각한건데 난 참 자연을 안좋아하는 부류에 속하는 것 같다. 아름다운 자연은 한 5분 10분 보면 좋긴 한데 계속 그거만 보고 있어야 하면 지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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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하고 달콤한 맑은 공기, 예쁜 색감과 좋은 향의 꽃들, 하얀 구름이 둥둥 떠있는 실크 느낌의 하늘, 달이 고요히 빛나는 밤, 에메랄드빛 투명한 바다, 시원한 강가의 저녁 노을, 아기자기한 산책길을 싫어하는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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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그것만 있는게 싫다는 얘기다.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그런 대도시가 주는 문화적 혜택들을 많이 즐겨와서 그런지 그렇지 않은 곳들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게 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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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의 2달 단기 체류 제외하고는, 프랑스나 미국에서 공부할 때 아기자기하고 예쁜 소도시에서 거주했었다. 물론 그곳들도 문화적으로 풍부한 곳들이었지만, 서울이나 뉴욕이나 파리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무엇보다 문화 생활 즐기는 기회가 제약이 되어 괴롭기도 하고 지루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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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휴양지로 여행을 다닐 때도 많이 느끼는 거였는데 정말 놀라운 오션뷰가 있어도 뭔가 주위에 자연 외 감상하고 즐길 수 있는 현대적, 문화적 시설이 같이 있지 않으면 크게 만족스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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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가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대도시의 공간들을 좋아하는것 같다. 체력도 엄청 좋은 편도 아니기에 무리하지 않으면서 잠깐 30분에서 1시간 정도 일상의 피로를 힐링할 수 있는 곳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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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서울역 부근의 콘크리트 고가 다리는 정말 실망이었다. 뉴욕의 원목 베이스 하이라인 파크를 기대했는데 말이다. 비교해서 경의선 숲길은 정말 잘만든것 같다. 도시 조경의 바람직한 예인 듯. 이제 용산 공원이 재조성되는데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제발 제대로 지었으면 좋겠다. 이상하게 만들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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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처럼 멀리 자연 보러 다니는거 별로 안좋아하는 이들은 오히려 도시에서 매일매일 접할 수 있는 산책길, 정원, 공원, 테라스들에는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물론 이보다 제대로 된 문화 시설들에 더 예민하긴 하지만. 한때 장래희망으로 어반 플래닝 (도시 계획) 을 꿈꿨던게 좀 이유가 있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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