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현주 Aug 25. 2020

봄날의 개 : 사이코지만 괜찮아 특별 동화 3




자기 마음을 꼭꼭 잘 숨기고 살던 봄날의 개는 나무에 묶여 살며 남들에게 밝은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하지만 밤만 되면 자유롭게 뛰놀 수 없는 슬픔에 소리를 내며 울었다. 그러자 마음이 목줄을 끊고 도망가라고 하니 너무 오래 묶여 끊는 법을 잊어버렸다고..

봄날의 개는 "사이코지만 괜찮아"에 나온 초민감자 또는 엠패스인 문강태 (김수현 역) 를 가장 잘 그리고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엄마가 자폐증을 앓는 형을 위해 살라고 해서 자신의 삶은 희생하고 살아온 그. 아픈 형 때문에 자신을 위한 삶을 포기한지 오래이다.

하지만 이는 극 중 나르시시스트 성향으로 나오는 고문영 (서예지 역) 에게도 해당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뛰어나고 성공을 위해 모든걸 짓밟아야 한다고 배운 그녀는 성 같은 집에 갖혀 엄마의 통제를 받아왔다. 그리고 라푼젤처럼 긴 머리만을 가져야했다.

문강태는 엄마에 의해 자신을 버리고 남을 위해 살라고 엠패스로 길러졌고, 고문영은 엄마에 의해 세속적 성공을 위해 자신만을 위해 살라며 나르시시스트로 길러진 것이다. 드라마에는 이들이 자신들의 엄마가 묶은 목줄을 풀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마음은 숨기려고 해도 결국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어 있는 것 같다. 그게 삶의 문제로 나타나던, 몸의 문제로 나타나던, 혹은 마음의 문제로 나타나던 간에 말이다.

이타적으로 살라는 강요는 엠패스로 구현되고, 이기적으로 살라는 강요는 나르시시스트로 구현된다. 이런 강요들은 사실 자신이 아닌 타인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이 목줄을 끊고 자신답게 살려고 하는 것이 바로 성장을 위한 한 걸음일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좀비아이 : 사이코지만 괜찮아 특별동화 2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