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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현주 Aug 27. 2020

손, 아귀: 사이코지만 괜찮아 특별동화 4




사실 이 동화는 드라마에서 가장 부각은 안됐지만 내용과 이미지를 같이 보면 가장 강렬한 느낌을 주는 그런 작품이다. 특히 악성 나르시시스트인 고문영의 엄마가 상업적으로는 실패했지만 자기는 가장 마음에 드는 작품이라며 좋아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나온다. 자신의 딸은 완벽한 줄 알았는데 실패작이었다며.

옛날 너무 예쁜 여자 아이가 태어나 기쁜 엄마는 아이에게 먹을걸 떠다주고 업어주는 등 필요한 모든 걸 주며 완벽하게 키운다. 그러다 쉬고 싶다며 먹을 것을 달라고, 다리가 아프다고 업어 달라고 하는데, 아이는 손과 발이 없고 대신 큰 입이 있다며 쫘악 벌린다. 완벽한줄 알았는데 쓸모없는 아귀였다며 화가 난 엄마는 아이를 바다에 버려 버린다. 뱃사람들은 거친 바람이 부는 날마다 "엄마, 내가 무얼 잘못 했나요?" 라고 우는 아이의 목소리를 들었다는 그런 이야기.

그러니까 아이의 자유 의지나 자립 정신을 무시한 채 손도 발도 없고 타인을 이용해야만 생존할 수 있는 나르시시스트 아이를 "입 큰 물고기 (아귀)" 로 묘사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고문영의 엄마에게 완벽한 줄 알았는데 쓸모없는 존재의 표상과 조롱거리가 된다. 정작 그렇게 기른 것은 자기 자신인데 말이다.

아이를 자기의 기준에 맞춰 완벽하게 기르겠다는 부모의 욕심은 아이를 병들게 하고 의존적 혹은 착취적인 성인아이로 자라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이는 나르시시즘적 아동 학대이고, 방치나 폭력 행사와 같은 아동 학대 못지 않게 많은 심리적 문제들을 초래한다.

자기 자식을 평생 자기 어장 안의 물고기로 키우면서 책임지려고 하는 것도 문제고 실제로 그렇게 하기도 힘들다. 자녀가 물에서 벗어나 뭍으로 걸어 올라가 자신의 의지와 손과 발을 가지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게 부모가 자식에게 해줘야 하는 일이 아닐까? 그러기 위해서는 부모가 자신의 "손,아귀" 에서 아이를 놓아주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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