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예술의 전당에서 데이비드 자민 전시 볼 때 로즈 와일리 전시도 같이 볼까 하다가 말았다. 이유는 요즘 괜찮은 전시 많이 하지도 않아서 아껴놨다 보려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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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마침 예당 공연 보러 온 김에 로즈 와일리 전시를 관람했다. 일러스트레이션 같은 느낌에 관심이 있어서 본건데 요즘은 사실 회화와 일러스트레이션의 경계도 크게 없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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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에 다니다 결혼하면서 화가의 꿈을 포기했던 그녀는 세 자녀들을 돌보다 45세에 영국 왕립 예술 학교에 입학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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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30여년이 지난 76세에 되어서야 신진 작가로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현재 86세인 그녀는 현대 미술계에서 가장 핫한 아티스트 중 한 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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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작품들 중 개인적으로는 5관의 "살아있는 아름다움" 파트가 제일 좋았다. 동물들을 그린 작품들이었는데 다른 작품들에 비해 뭔가 차분 포근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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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적으로 따스하고 에너지 넘치고 정열적이고 발랄하고 귀여운, 20대의 그림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참 색을 잘 쓴다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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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를 보니 다시 나의 20대가 생각났다. 나는 20대때 무엇이든 하기에 늦었다는 생각을 참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놓고 한참 뒤인 지금 참 여러가지를 시작하고 있는 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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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 와일리를 보니 이제야 비로소 다시 시작인 것만 같은 나와 비슷해 보이는 면이 있다. 20대로 돌아간다면 나는 아마 조금 더 지금처럼 살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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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전시에서 좋은 에너지 받은 느낌. 올 해는 또 어떤 괜찮은 전시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 찾아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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