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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현주 Oct 29. 2021

생일, 그리고 나이




올해 생일은 유난히 다른 때와 다르게 느껴진다.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버릇이지만 언제부터인가  나이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러니 해가 바뀔 때가 아니라 생일을 맞으면  살이 더해지는 것이다.

한참 전부터 몸은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이제 너는 어린 나이가 아니라구! 무리하다 큰일난다! 이렇게 말이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할 수는 없지 않은가. 내가 약하거나 무리하는 부분을 최대한  관리해가며 지내는 중이다.

그런데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은 '어렸을 때부터 약했던 부분들인데 내가 잘 몰라서 잘 케어하지 못해왔구나' 라는 일종의 뒤늦은 자기 발견 같은 것들이다. 혹은 이제는 나의 몸과 마음이 더 이상 못버티겠다며 파업을 해서 어쩔수 없이 알게된 것이겠지.

주위를 보면 하나같이 생일이 마냥 신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나이 하나 더 먹는 것은 반복된만큼 익숙해지고 무뎌질만도 한데 가면 갈수록 더 생생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나이가 아주 많이 들면 오히려 또 기분이 조금 다를수도 있겠다 싶다. 내가 그래두 이만큼이나 잘 살았네, 살아가고 있네, 이런 기분이 드는걸까? 그런 기분이 들만큼 살아있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어쨌뜬 아직 안겪어봐서 모르겠다.

동시에 오랫만에 다시 한국의 갑갑한 나이 문화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한다. 어디 동사무소나 병원에 간 것도 아닌데 한국은 어디서나 그렇게 나이를 묻는다. 획일적인 삶을 살고 나이 차별이 존재하며 타인을 많이 의식한다는 것.

사적인 질문을 참 잘 물어보고 사적인 삶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 사회도 조금은 변해가야 할 것 같은데. 이미 많은게 변했는데, 예전의 사고방식과 생활방식으로 살아간다면 행복하지 않을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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