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점관리대상인력으로 선정됐다고요?
오늘은 푹 자고 일찍 일어나겠다며 여러 사람 괴롭히고는 어제보다 한 시간 일찍 일어나 한 시간 일찍 작업을 시작했다.
달팽이 달리기처럼 진전이 보이지 않던 어제와 달리 오늘 아침은 진도가 쭉쭉 나갔다. 이대로라면 오늘 계획이었던 마지막 세 챕터 마무리를 오전 내에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점심 시간이 되고 다시 오후 시간이 됐을 때 시계를 보니 작업 시간이 한 시간 정도 남아 있었다.
사실 한 시간이면 어마무시한 일들을 할 시간인데 오늘도 의도적인 딴짓을 하게 됐다. 재미도 없는 유튜브 영상을 보는데 (이쯤 되면 원고 수정하는 것 빼고 모든 일이 재밌어 보인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중점관리대상인력으로 선정됐다고 면사무소? 에서 전화를 한 거였는데.
나: 네? 중점관리대상인력이요?? 그게 뭐에요?
상대: ....설명....
나: 제가 왜요?
상대: 1종 대형 면허 가지고 계시죠? 대형 면허를 소지하기 때문에 선정됐습니다.
나: 네?
상대: 아, 한 번도 연락 받은 적 없으세요?
나: 네. 처음이에요.
상대: 소집이 있을 때 오시면 됩니다.
나: 소집이 언제인가요? 제가 좀 자주 많이 돌아다니는데...
상대: 일단 대상 인력으로 선정되셨고 소집 할 때 참여하실 수 없으시면 그때가서 대체 인력을 찾으면 됩니다.
나: ??? (그럼 왜 선정하신 거지요?)
그러고나서 검색을 해보니 200여가지 종류의 면허 중 하나라도 있으면 사는 곳마다 일정한 사람을 선발한다고 했다. 현 거주지가 시골이다보니 인구는 없고 그나마 있는 젊은 인구는 이미 대상인력으로 뽑히지 않았을까 싶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대형 면허 안 땄을텐데, 이사 오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지만 (뭐든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는 게 싫다... 어쩌면 군대를 경험하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뭐 일어난 일은 어쩔 수 없고, 다만 전시에 육군 소속으로 일하게 된다는 문구는 어마무시하게 다가왔다. (겁이 많다!)
갑자기 왜 우리는 아직 통일 되지 않았는지 하소연 아닌 생각이 올라오고. 동시에 의무 복무다, 예비군이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경험하고 있는 현실이 보였다. 당장 가까운 사람들이 육군에 있지만, 내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전쟁 중이라는 사실은 와닿지 않는다.
제외 대상에는 여러 가지 조건이 있으나
"56세 이상인 사람과 20세 이상의 기혼여성"
이 눈에 걸렸다. 왜 기혼 여성을 제외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지만, 이렇게 되면 거의 55세 이하의 남성들만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성도 의무 복무가 되면 이 부분도 달라질지.. 개정이 23년에 일어났다고 하는데 소설가의 궁금증이 발휘됐다.
오늘 다람쥐씨한테 더 잘해야겠다. 그는 내가 대상 인력으로 뽑힌 것(?)을 기뻐하지 않을까 싶다.... ㅎㅎ
여하튼 면사무소 전화 덕분에 정신 차려서 다시 원고 작업을 마무리했다. 내일 남은 수정 사항:
중간 챕터와 뒷 결말 부분 수정 완료하기
필요없는 부분/챕터 빼기 (현재 780자 정도인데 약 세 챕터를 빼면 700자 정도 됨)
한 주인공 이름 수정하기
아직 해결되지 않은 편집자님의 메모 부분 다시 체크해서 수정하기
편집자님의 피드백에 따라 문장 체크하기
주인공 성별 바꿀지 고려하기
수정하기로 했던 부분 중 오늘은 제일 위에 있는 결말 부분 수정을 완료 했다.
내일은... 갈길이 멀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