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의 일본어 공부
챕터 1 한국에서의 일본어 공부
이 좁은 땅에 일본어 잘하는 사람은 차고 넘치지만, 일본어에 관심이 생겼고 나도 잘하고 싶다!
하시는 분들께 제가 일본어를 공부한 방법을 소개하기 위해 글을 씁니다.
이 공부법이 절대적으로 누구에게나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이러한 방법도 있구나 이렇게 공부하면 이런 효과가 있구나 생각하며 가볍게 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본격적으로 일본어를 공부하고자 하기 전에 제가 가지고 있었던 일본어 배경지식은 이러합니다.
일본어의 문자는 크게 3가지. 히라가나, 가타카나, 한자가 있는데 저는 이 중 히라가나와 한자에 대한 배경지식은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한국) 한자를 공부했었고 중학교 때까지도 4급을 따기 위해 공부했었습니다. (아마 땄겠죠..? 기억에는 없지만..) 그리고 21살 대학교에 입학하여 중국어를 전공했습니다. 즉, 한국 한자+중국 한자를 공부했었기에 일본 한자를 대충 보면 무슨 뜻인지는 해석이 가능한 정도였고 일본어를 공부해야겠다고 다짐하고 히라가나는 외워놓은 상태였죠.
2016년 2월 대학교 졸업 당시 저는 크게 두 가지 선택이 있었습니다. 전공과 관련된 취업을 하거나, 학사 학위를 위해 2년 더 공부하거나. 두 가지 선택지 모두 다 제 마음에는 들지 않아서 이제 뭐하나 뚱가 뚱가 놀던 시절. 우연히 '워킹 홀리데이'라는 제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재밌는 건 중국은 워킹 홀리데이 제도가 없었고(대만은 있었습니다) 일본은 있었죠. 졸업도 했겠다, 지루한 전공 공부 말고 다른 걸 한 번 해보자, 일본이면 같은 한자권이고 언어 배우기도 쉽겠지.라고 생각하여 무작정 일본 워킹 홀리데이를 준비해보자 생각하게 되죠.
바로 행동에 옮기는 실행력 갑인 인간인 저는 무작정 바로 일본어 학원부터 신청했습니다. 일본어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기에 기초를 다지기 위해 학원을 선택했죠. 2달가량 일본어 기초 문법을 마스터하였고, 1달가량은 자격증 대비반에 들어가 단어와 문법을 암기했습니다. (이 부분은 독학으로도 가능한 부분입니다.)
물론, 학원 수업만으로는 일본어 실력이 늘리 없겠죠. 일본 애니메이션 이때 정말 많이 봤던 걸로 기억합니다.. 나름 듣기 공부한다고 계속 봤던 기억이..(하지만 애니메이션으로 공부를 하는 건 정말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나중에)
그리고 여름 즈음 본격적으로 일본 워킹홀리데이를 신청하고 난 후로는 오로지 실전!이라는 생각으로 일본인 선생님과의 회화반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한국인 선생님과 일본인 선생님의 수업은 많이 달랐습니다. 아직도 기억나는데요. 첫 수업 때 수강생 중 저만 입도 뻥긋 못 했습니다. 자괴감도 많이 느꼈죠. 나름 3-4달 학원 다니며 일본어 꽤 했는데 왜 말을 못 할까. 단어와 단어는 알겠는데 문장으로 나오지를 않네. 애니메이션도 많이 보는데 선생님이 뭐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네.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가 제 일본어 실력의 정체기였던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하는데 실력은 오르지는 않는. 입으로 언어가 나오지가 않는. 대화가 되지 않는.
일본 드라마, 영화도 공부의 한 매개체로서 추천하지만 제가 가장 추천하는 것은 일본 예능입니다.
정말 자연스러운 문장, 말투, 단어는 예능에서 나올 것이다라고 생각해서 찾아본 것이 예능 프로그램이었죠.
일본 예능도 우리나라처럼 종류는 다양하겠지만 제가 주로 본 것은 일본 그룹 아라시가 진행하는 'VS아라시'와 '아라시니시야가레'였습니다. (참고로 아라시 활동 휴지로 현재는 두 예능 다 방송이 종료되었습니다. 하지만 잘 찾아보시면 네이버 블로그에 업로드된 영상들이 꽤 있습니다. 요새는 유튜브도 있고요!)
또한, 요즘은 넷플릭스같은 OTT플랫폼이 넘쳐나는 시대이니 이 플랫폼에 있는 일본 예능을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넷플릭스의 '테라스하우스'라는 일본 예능을 매우 좋아해서 작년에 이 프로그램만 처음부터 끝까지 4-5번 봤답니다.
우선 한글 자막이 있는 상태로 한 에피소드를 시청합니다. 그냥 재밌게 봅니다. 한 에피소드는 대체로 4-50분이고 집중해서 보실 필요도 없고 가볍게 한 번 시청합니다. 한 에피소드를 한 번 시청하셨으면 한글 자막이 있는 상태로 다시 봅니다. 이걸 저는 4-5번 정도 반복했습니다. 왜 같은 에피소드를 반복해서 보냐면.. 귀가 트이는 데는 반복만 한 게 없더라고요. 보통 예능은 1-2번 정도 보면 내용이 다 기억나죠.. 누가 어디서 무슨 멘트를 치고 누가 여기서 웃기는 말을 하고 등등.. 다 알아도 꾸욱 참으며 4- 5번 정도는 집중해서 귀에 꽂아 넣어야 합니다.
그리고 다시 자막이 없는 상태로 앞서 반복해서 시청했던 에피소드를 시청합니다. 그러면 신기한 일이 일어납니다. 무슨 뜻이었더라? 처음 보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더라고요. 사람들이 웃으니까 웃음 포인트였던 거는 기억이 나는데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해서 웃었더라? 아니 이 사람은 또 왜 이렇게 말이 빨라? 거짓말처럼 기억이 하나도 안 나더라고요. 그러면 다시 이 상태로 4-5번을 봅니다. 그러면 차츰차츰 기억이 나면서도 이런 말이 이런 뉘앙스였나? 대충 끼워 맞추게 되죠.
총 10번 정도 시청한 후에는 마지막으로 자막이 있는 상태로 한 번 더 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들리는 문장이 있다면 잠깐 멈추고 한 번 따라 해보는 겁니다. 대충 억양이나 뉘앙스만이라도요. 학원의 일본인 선생님은 수강생들을 배려하여 천천히 또박또박 발음해주지만 예능 프로그램은 다르기 때문에 한 번에 따라 하는 것은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무조건 이것 또한 반복해야 합니다.
반복하면 할수록 내가 아는 단어랑 다르게 말하네? 이렇게 발음하는 게 더 네이티브스럽구나. 이건 유행어인가? 이 단어랑 이 단어는 똑같은 뜻인데 왜 여기서는 이 단어를 사용했을까? 등등 궁금증은 늘어가겠죠? 그리고 이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저절로 공부가 되더라고요. 학원에서 선생님께 질문하는 횟수가 늘었다든가, 외우는 단어량이 늘었다던가, 점점 귀가 트여서 반복해서 보는 횟수가 줄어든다던가 등등.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지독하게 집요하게 봤다 생각이 듭니다.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못 할 것 같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 방법으로 저는 일본어 실력이 한 층 레벨 업되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 반복 루틴을 하고 안 하고가 차이가 많이 나더라고요.
꼭 예능프로그램이 아니어도 됩니다. 좋아하시는 드라마, 영화도 되죠. 단 애니메이션은 조심하시는 게 좋습니다. 재미는 제일 있을지 몰라도 애니메이션에는 현재에는 쓰이지 않는 문장이나 단어가 나온다던가, 지나치게 한 계층에만 편향된 문장이나 단어만 나온다던가 하니까요. 잘 고르셔서 보시는 건 문제가 없다고 생각해요. 본인의 흥미를 잃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니까요.
다음 이야기는 2편에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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