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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 Kim Oct 07. 2015

유전자 가위 2.0?

CRISPR 이야기 - 3

앞의  을 읽었다면, 이제 소위 유전자 가위 2.0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 때이다 (유전자 가위 2.0이란 말은 내가 지어낸 말이 아니라, BRIC의 글 제목이다).  왜 2.0인가?

유전자 가위의 공식 명칭은 앞의 글에서 말한 것처럼 CRISPR-CAS9이다.  복습하자면, CRISPR이란 "한 덩어리로 움직이는 정기적으로 간격진 짧은 앞뒤가 같은 반복구" 즉 상용구같은 것이다.  그리고, CAS9이란 "CRISPR-ASsociated protein 9"의 약자이다.  그러니까, 크리스퍼라고 그걸 읽고 싶어서 과학자들이 지어낸 단어라는 것이고, CAS는 CRISPR 덕에 알려진 단백질로서, 그 속에 있어야 유전자 가위가 작동하는 환경같은 것이다.  

BRIC의 글에서는 이게 뒷부분이 "CAS9"이 아니라 "Cpf1"이라고 한다.  특징이라면 필요로 하는 RNA 길이가 짦고, 깔끔하지 않고 들쭉날쭉 잘린다고 한다.  내가 보기에 이보다 중요한 것으로는 다양한 유전자 가위 콤보의 하나가 새롭게 등장했다는 것이다.  이 발견이 갖는 의미는 사실상 과학보다는 비즈니스, 법과 정치의 영역에 있다는 해석일 것이다.  무슨 말인지 알아 보자.




타임지에서 선정한 2015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인 Emmanuelle Carpentier와 제니퍼 다우드너(Jennifer Doudna)는 이 방법에 대한 논문을 2012년 6월에 발표한다.  이 논문은 이 기법을 사람이나 동물, 식물에도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쟁적인 연구로 이어지고, 다우드너는 2013년 1월 여기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다.  문제는 그보다 앞서 하버드대의 처치 교수(George M. Church)의 논문과 MIT의 펑장의 논문이 1-2주 일찍 발표되었다는 것이다.  

치열한 특허 공방이 벌어지고, 특허는 MIT/Broad Institute의 장박사에게로...  하버드를 가운데 끼고 UC 버클리와 MIT가 싸우는 삼국지 형국이 되었다.  (참고로 다우드너는 Caribou Biosciences와 Intellia Therapeudics라는 회사를 만들고, 처치와 장박사는 Editas Medicine이라는 회사를, 그리고 다우드너와 함께 연구한 Carpentier는 Crispr Therapeudics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이 논문에 나오는 이름들만 잘 외워 둬도 유전공학이라는 채 10년도 되지 않은 학문의 삼국지를 이해하는 기본 구도는 대충 이해하는 셈 아닐지...

결론은, 특허를 둘러싼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고,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몬산토나 제약회사들은 CRISPR 기술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특허 분쟁에서 자유로운 새로운 유전자 가위가 나왔다는 것은 정말로 획기적이다.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점은 CRISPR는 수도 없이 많은 변종이 있다는 점이다.  

As Dr Zhang himself puts it, “I can’t even begin to count how many there may be. There really is great diversity that we as a scientific community should go out and explore.” (Economist, Even Crispr)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는 다우드너는 실험실에서 CRISPR-CAS9을 발견한 반면, 장박사는 실험실이 아닌 도서관에서 CRISPR-Cpf1을 발견하였다는 것이다.

The tools to carry out that exploration now exist. CRISPR-Cpf1, for instance, was found not by scrutinising bacteria directly, but by searching a published database of bacterial genetic sequences for promising-looking bits of DNA. This yielded two species that contain the new mechanism. Further searches might be equally rewarding—and as more gene-editing systems are discovered, it will be harder to monopolise their use via the patent system. (위와 같음)

어쩌면 수백, 수천개의 유전자가위를 찾기 위해 빅데이터를 응용해야 할 때가 온 것은 아닌지...  결국 따지고 보면, CRISPR이라는 말도, 그러니까 "한 덩어리로 움직이는 정기적으로 간격진 짧은 앞뒤가 같은 반복구"라는 말 자체가 DNA 시퀀스를 "grep"해 보고 싶다는 욕망을 일으키는 용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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