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pleased to inform you that you have been admitted to the Master of Public Policy (MPP) at the University of Chicago."
올해 1월 구정 연휴를 2주 앞두고 시카고대학교(University of Chicago)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꼭 가고 싶었던 학교 중 하나였기에 생각보다 빨랐던 어드미션에 얼떨떨하면서도 매우 기뻤다. (물론 내가 Round one에 어플라이 하기는 했다)
그때만 해도 7월에 여유 있게 비자를 받아서 8월에 출국하면 되겠다 하는 생각을 했었다. 평소처럼.
But..
코로나 팬데믹은 세계를 덮치는 동시에 내 타임스케줄도 헝클어놓았다.
미국은 모든 대사관 문을 셧다운 했다. 비자를 받으려면 in-person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그것이 중단된 것이었다. 가장 빠른 인터뷰 날짜가 10월 말이었다. 9월에 개강인데..
나는 3월부터 7월 초까지 사실상 아무런 유학 준비도 못하고 그저 기다리고만 있었다. 물론 회사를 열심히 다니면서 기다렸기에 스트레스가 덜하긴 했지만 그래도 아예 없을 수는 없었다.
그러다 스트레스를 풀자는 핑계로 7월 둘째 주 가족들과 제주도로 여행을 갔다. 물론 여전히 머릿속에는 대사관 리오픈 생각뿐이었다.
제주도에서도 시간 날 때마다 트럼프 트위터와 미준모 카페, 고해커스를 수시로 접속하며 희소식을 기대했지만 낫씽이었다.
포기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머리에 가득 차 있던 제주도 여행 삼일 차, 제주항공우주박물관 2층에서 준서와 놀고 있던 차에 갑자기 이메일 알림이 왔다.
"We are happy to inform you that your request for an Emergency appointment for your U.S. Visa interview has been approved."
비자인터뷰 신청하라는 메일이었다. 참 뜬금없었지만 너무나 기쁜 순간이었다.
나는 와이프에게 기쁜 소식을 전하고 얼른 차에 뛰어가 노트북을 꺼내 인터뷰 날짜를 잡았다. 7월 22일, 다음 주 수요일 오후 1시였다.
주한미국대사관은 7월 20일 문을 열었고 나는 무사히 비자 인터뷰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엊그제 택배 아저씨가 문을 두드렸다.
지난 5개월간 꿈에 그리던 일양택배의 비자배달서비스였다. 배달음식도 아닌데 이렇게 기쁠 때가. 그동안의 마음고생이 한순간에 날아가는 느낌이었다.
배달된 여권을 열어보니 예쁘게 비자가 붙어있었다.
비자는 이런 모습이다. 뽀대가 난다. 잘생긴 준서가 미국에 가서도 킨더 잘 다니면서 씩씩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
물론 앞으로도 여러 힘든 일이 남아있다. 짐 정리, 이사하기, 학교 생활 등등.
힘들 때마다 비자 발급의 마음고생을 떠올리며 기쁘게 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