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시카고 명소 중 하나가 바로 시카고 미술관이다. 정식 명칭은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보스톤미술관과 함께 미국 3대 미술관으로 꼽히고 있다.
시카고 다운타운에 있는 유명한 밀레니엄 파크 옆에 위치하고 있으며, 메인 입구는 미시건 애비뉴에 있다.
시카고 미술관이 경우 1879년에 처음 건립되었다. 1871년 시카고 대화재 The Great Fire 로 시카고 도심이 완벽히 파괴된 후 다시 도심을 되살리기 위해 건립되었다고 한다.
시카고 유명 건축물이 그렇듯 그리스 건축양식을 차용하고 있다. 시카고 대학교, 시카고 과학산업박물관 등 시카고 대화재 이후 많은 건축물들이 이 양식으로 지어졌다.
아래는 시카고 미술관에서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품들이다.
로비를 지나면 링컨 조각상이 나타난다. 워싱턴 DC 에 있는 링컨 기념관에 있는 대형 대리석 조각상의 축소 버전이다. 청동 조각상으로 미국 조각계의 거장인 Daniel Chester French 의 작품이다.
링컨은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인물이다. 일리노이주에서 하원의원을 지내며 정치적 입지를 다졌고, 일리노이주의 주도인 스프링필드에서 25년간 살기도 했다. 링컨 사후 스프링필드의 오크 리지 묘지에 안장되기도 했다.
일리노이주 차량번호판에는 "Land of Lincoln" 이라고 적혀있는데 일리노이주 주민들의 링컨 사랑을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다음은 시카고 미술관에서 아마 가장 유명한 작품인, 그랑드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A Sunday on La Grande Jatte 이다. 조르주 쇠라 Georges Seurat 의 그림이다.
파리 근교 그랑트자트 섬에서 일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을 담고 있는 점묘화다. 빛과 색채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많은 관람객들이 쇠라의 이 작품을 보기 위해 시카고 미술관에 방문하고 있다.
다음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인 에드워드 호퍼 Edward Hopper 의 Nighthawks 다. 1942년 작품인데, 호퍼는 이 작품에 대해,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대도시의 외로움을 그렸었다" 라고 회고하기도 했다고 한다.
뉴욕의 야심한 새벽, 3명의 손님과 그를 상대하는 한 명의 서버, 그들은 모두 생각에 잠겨 있고 서로를 의식하지 않고 있다. 출입구도 없고 길가는 너무나 깨끗하다. 식당의 환한 불빛과 함께 매우 조화로운 구도 속에서 관객은 수수께끼 같은 여러 상상을 하게 된다. 저들은 누구인가, 무슨 관계인가, 왜 저 시간에 모여있는가.
나는 이 작품을 한참을 서서 지켜보다, 다른 작품들을 보고 와서, 집에 가기 전에 다시 한 번 이 작품을 한참을 지켜 보다 집에 간다. 정말 아름다운 그림이다.
다음은 시카고 출신의 화가 아치발드 모틀리 Archibald John Motley Jr. 의 Nightlife 라는 작품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은 아니지만, 시카고 남부 South Side 흑인들의 삶을 묘사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시카고 남부는 흑인들의 주 거주지이며 그들만의 고유한 문화가 살아있는 곳이다.
모틀리는 이 작품에서 시카고 남부 Bronzeville 의 한 캬바레의 활기찬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사선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색감과 활동감이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음악이 없음에도 귀에는 흥겨운 재즈가 들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인 듯 하다.
모틀리는 인공 불빛을 표현함에 있어 바로 전 작품인 에드워드 호퍼의 Nighthawks 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왼쪽 아래에서 오른쪽 위까지 이어지는 사선의 양태가 매우 흥미로운 작품이다.
다음은 그랜트 우드 Grant Wood 의 American Gothic 이라는 작품이다. 우드는 농부와 그의 딸이 1880년대 Carpenter Gothic 양식으로 지어진 그들의 집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묘사했다.
어쩌면 집에 있는 오래된 가족앨범에 담겨 있을 법한 전형적인 모습을 담은 그림이다. 하지만, 관객들은 그들에게 어떤 사연이 있을지를 궁금해 했다. 나 역시 이 그림을 좋아하여 갈 때마다 어떤 사연이 있을지를 상상해본다. 대부분은 부정적인 상상이지만, 우드는 미국 농가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담아내기 위해 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이 그림이 너무 좋아 그림이 담긴 마그넷을 사서 집에 붙여놓고 요즘에도 가끔 쳐다볼 정도로 재미있는 그림이다.
다음은 빈센트 반 고흐 Vincent van Gogh 의 The Bedroom 이다. 반 고흐의 침실 그림은 3가지 다른 버전이 있다.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박물관, 시카고 미술관, 파리 오르세 미술관이 그것이다.
반 고흐는 작품의 침실이 그에게 평온과 안식을 제공한다고 했으나, 우리의 눈에는 점점 멀어지는 구도가 그의 초조, 불안, 분노 등을 나타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반 고흐만의 화려한 색감, 독특한 구도 등은 언제나 관객의 발을 멈추게 하는 매력이 있는 듯 하다. 나 역시 그렇다.
다음은 구스타보 까유보트 Gustave Caillebotte 의 Paris Street; Rainy Day 다. 파리 생 라자르(Saint-Lazare) 기차역 근처에 있는 복잡한 교차로의 모습을 묘사한 이 작품은 19세기 후반 파리의 변화하는 도시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다.
깔끔한 무채색으로 표현된 비오는 날 파리의 풍경은 보고 있으면 귀에 빗소리가 들리는 듯한 착각을 들게 한다. 실제로는 상당히 큰 작품인데, 내가 시카고 미술관에 갈 때마다 그 크기와 비대칭적인 구성과 빗물에 젖은 분위기에 취해 한참을 넋놓고 보는 작품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조지아 오키프 Georgia O'keeffe 의 Sky above Clouds IV 이다. 이 작품은 시카고 미술관 내 계단을 내려가는 곳에 전시되어 있는 대형 그림이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저 작품을 보면 마치 내가 하늘에 떠 있는 착각이 들게한다. 아마도 의도된 위치선정일 것이다.
오키프는 비행기 여행 중 기내 창문 밖 구름의 풍경을 보며 작품의 모티브를 얻었다고 한다. 나는 이 작품을 이 위치에서 보는 걸 가장 좋아하는데 뭔가 높은 곳에서 멀리 바라보는, 그래서 개방감과 함께 상쾌함이 느껴지는 그 느낌을 좋아해서 인 것 같다.
오키프는 과거 1905년 시카고 미술관에 학생으로 등록하기 했다고 한다. (교육기관을 겸하고 있다) 따라서 시카고 미술관과 오키프와의 인연이 지금도 작품을 통해 지속되고 있는 것 같아 신기하기도 하다.
이상으로 시카고 미술관,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