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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서민서패밀리 Jul 24. 2022

64. 시카고를 떠나며



이제 귀국이 일주일 남짓 남았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2년의 시간이었다.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2년간 100편은 쓸 수 있겠다 싶었는데, 결국 64번째인 이 글로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2/3도 못 채웠지만, 인간미가 있어 보여 나름 괜찮은 듯 하다. 인생이 다 그런거지. 


넷플릭스에 "LAST DANCE" 라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번역하면, 마지막 춤 이라는 뜻인데, NBA 시카고 불스 Michael Jordan 의 마지막 우승 시즌인 1997-98 시즌에 관한 이야기이다. 당시 감독인 Phil Jackson (11번의 NBA 우승을 이뤄낸 명장 중의 명장)은 해당 시즌이 90년대 Bulls 왕조의 마지막 시즌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들의 마지막 여정을 "LAST DANCE"로 작명하였다고 한다. Michael Jordan, Scottie Pippen, Dennis Rodman 으로 구성된 Bulls 왕조의 마지막 여정을, "LAST DANCE" 라고 이름 짓다니 너무 멋지지 않은가. 



나는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LAST DANCE" 를 정말 많이 봤다. 꽤 긴 시리즈인데 시간 날 때 마다 돌려봤다. 그들의 이야기, 정확히는 Michael Jordan의 시대가 정확히 내 청소년기를 관통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Air Jordan 농구화와 티셔츠를 입고 매일 농구공을 가지고 놀던 Bulls 키즈였다. Rookie 라는 NBA 잡지를 외우다시피 반복해서 읽었고 방과 후에는 아파트내 농구장에서 살다시피 했었다. 시애틀 슈퍼소닉스와의 1996 NBA 결승과 유타 재즈와의 1997, 1998 NBA 결승은 요즘도 내가 유튜브로 돌려보는 Favorite 경기들이다. 


내가 여러 미국대학 가운데 University of Chicago 로 유학온 것도 Bulls 의 영향이 없었다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Bulls 가 있는 시카고인데, 뭐 더 생각할 게 있었을까. 그 덕분에 여기 있는 동안 Bulls 홈구장인 United Center 에 뻔질나게 드나들 수 있었다. (돈 많이 썼다)


암튼 그런 연유로, 나는 Bulls 의 마지막 시즌을 오마주하여 우리 가족의 "미국에서의 마지막 한 달간의 여정" 을 똑같이 이름지었다.


"LAST DANCE"


나와 아내는 남은 한 달 동안 무엇을 해야할지를 생각해보았다. 여행은 그동안 로드트립을 워낙 많이 해서 더 이상 갈 곳이 없었고, 미국 음식도 많이 먹었으며, 시카고도 내 집 처럼 익숙해진 터였다. 특별한 무언가를 고민하던 나에게, 아내는 우리가 늘 하던 대로 편하게 지내보자고 했다. 우리 가족에게 온전히 집중하면서, 주위 사람들과 편하게 지내면서 말이다. 


그렇게 우리는 평범하지만, 다시는 해보지 못할 미국에서의 LAST DANCE 를 추기 시작했다. 


준서는 아침마다 Rice pool 에 30분 수영레슨을 받으러 갔다. 다녀오면 가족이 함께 점심을 먹었다. 오후에는 준서와 민서를 데리고 넷이서 Graf Park 놀이터 또는 Rathje Park 놀이터에 놀러갔다. 준서는 그곳에서 새로 산 인라인 스케이트를 연습했고 민서는 미끄럼틀과 시소, 그네를 탔다. 가끔은 넷이서 Rice pool 에 놀러 가기도 했다. 준서와 나는 수영을 했고 민서는 물에서 놀았다. 저녁에는 넷이서 저녁식사를 했다. 어느날은 피자 혹은 스테이크를 먹었고 또 다른날은 삼겹살 또는 찜닭을 해먹기도 했다. 행복한 식사 후에 아내와 와인을 마시기도 했고 아이들과 닌텐도 스위치 게임을 하기도 했다. 우리의 LAST DANCE 는 평화롭고 아름답게 진행되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주위의 친절하고 너무나 아름다운 미국 친구들은 우리가 혼자 춤추고 있는 걸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의 손을 잡아 주었고 우리와 함께 LAST DANCE를 춰주었다. 때로는 그들의 집에서 때로는 우리집에서, 그리고 때로는 놀이터에서 식당에서 Pool에서 우리는 함께 춤을 추었고 순간순간 함께하고 있음에 너무나 감사했다. 우리의 춤은 독무(solo dance)가 아닌 군무(group dance)였고 그러기에 더 의미가 있었다. 


LAST DANCE 의 피날레는 Amy and Mark family 가 준비해주었다. 우리 가족의 farewell party 를 손수 본인 집에서 해준 것이다. 그들은 백야드에 직접 미국 국기와 한국 국기를 정성스레 꽂아주었으며 "We will miss you" 라고 쓰인 너무나 예쁜 포토존도 직접 만들어주었다. 햄버거와 핫도그, 술과 음료를 넉넉히 준비해 준 덕분에 우리는 12명의 준서 친구들, 그 부모들과 함께 정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나의 brother 이자 모터사이클과 F1을 사랑하는 full ironman course finisher 진정한 남자 Mark 와 미아의 best friend 이자 내 이름 현기(Hyunki) 를 real 한국사람처럼 정확히 발음해주는, 내게는 언제나 No.1, Amy 에게 이 자리를 빌어 진정한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너희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감히 그런 훌륭한 파티를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정말 고마워!


우리와 함께 LAST DANCE 를 함께 춰주었던 많은 사람들, 그들이 아니었다면 우리의 미국생활 2년은 무척이나 삭막했을 것이다. 그들이 내밀어준 손 덕분에 우리는 하루하루가 행복했고 즐거울 수 있었다. 그래서 그들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고, 그들의 영원한 행복을 기원해주고 싶다. 정말 고마웠어 모두!


떠나기 전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그들을 향한 편지로 이 글을 마무리하고 싶다.


"Thanks, everyone.

I hope all of Junseo's friends grow up nicely.

Miah and me will also grow Junseo into a wonderful man. 

If our children could meet each other in the US or Korea, how many nights would it take to tell each other their stories?

It's going to be a great night, right?

It's sad to part, but we all look forward to that night.

Let's smile and part.

Our family will miss you guys.

Good bye and see you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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