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적 노출이 호감도를 증가시킨다
이는 미국 심리학자 로버트 자종크(Robert Zajonc)가 '단순 노출효과 mere exposure effect' 이론을 통해 정립한 주장이다.
사람들이 무언가에 지속적 반복적으로 노출된다면, 그들은 그것을 더 좋아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한 노출에 따른 보상이나 긍정적 결과가 없더라도 상관없고, 사람들이 그러한 노출에 대한 기억이 없어도 상관없다고 한다. 그저 단순 반복적 노출만이 호감도 상승의 유일무이한 충분조건이 된다는 것이다.
자종크 박사의 실험은 단순했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뜻을 모르는) 외국어로 된 단어들을 크게 읽도록 주문했다. 단, 참가자마다 반복 횟수를 달리하여 아예 읽지 않는 사람부터 많은 경우 25번까지 반복해서 말하도록 했다. 그 후에 그 단어의 뜻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를 추측 guess 해보라고 했다.
자종크 박사는 이 실험을 통해, 반복해서 크게 읽은 횟수가 많은 단어의 경우 당사자가 해당 단어의 뜻을 긍정적으로 추측하는 경우가 많았고 반대로 반복을 적게 한 경우에는 좀 더 부정적인 의미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단어에 대한 단순 노출이 더 많을수록 참가자들이 그 단어를 더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것이었다.
자종크 박사는 이러한 '단순 노출효과'의 실제 사례로 TV광고를 들었다. 단순히 TV 광고에 상품이 나왔다는 이유로 해당 상품을 신뢰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는 일견 어리석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는 것이었다. 동일한 광고를 반복적으로 보면 그 물건에 대한 확신 또는 신뢰가 높아지게 되고, 심지어 여러 번 광고를 보게 되면 실제 물건 구매에까지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주위에도 비슷한 사례는 많다. 오랫동안 광고를 지속해 온 '에이스 침대', '우루사', '신라면', '서울사이버대학교' 같은 제품들은 내가 실제로 한 번도 사용해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호감도를 가지고 있으며, 신뢰할 만한 제품일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아마 가장 유명한 사례는 앨버트 해리슨(Albert Harrison) 박사가 언급한 "에펠탑" 사례일 것이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고 사랑받는 건축물이 되었지만, 건설 당시에는 파리 시민들의 거대한 저항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아마도 당시로는 너무나 거대했던 철골 구조물이 파리의 아름다운 분위기를 해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에펠탑 건설은 그대로 강행되었고 프랑스 시민들은 울며겨자 먹기로 매일 에펠탑을 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지속적 반복적으로 노출되다 보니 사람들의 선호도는 상승하였고 결국에는 프랑스인을 포함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건축물이 되었다는 것이다. "단순 노출효과"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단순 노출효과"는 우리 삶 많은 부분에 적용이 가능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또는 그녀에게 지속 반복적으로 스스로를 노출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직장에서 상사에게 잘 보이려면 자주 인사를 드리고 연락을 드리고 찾아뵈어야 한다. 선거에 나선 후보자는 자신의 인지도를 제고시키기 위해 유권자와의 만남을 늘려야 한다.
장사나 사업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요자인 주민들과 고객들에게 자신의 상품을 노출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간판이든 현수막이든, 블로그나 SNS, 홍보지 등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스스로를 노출시켜야 하는 것이다.
사람의 본성을 아는 것, 심리를 아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