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BUCK STOPS Here"
미국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 재임시절 책상에는 위 사진과 같은 팻말이 비치되어 있었다고 한다.
약 2.5인치 * 13인치 크기, 호두나무 베이스 위 페인트 칠된 유리 위에 쓰인 이 문장은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준다. 직역하면, "사슴은 여기에서 멈춘다" 이지만, "책임은 내가 진다"는 말로 해석되고 있다.
"The Buck stops here"은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한다는 의미의 속어(slang) 표현인 "pass the Buck"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서부 개척시대 포커 게임에서는 사슴뿔 모양 칼이 상대 차례가 누구인지 표시하는 용도로 사용되었는데, 플레이어가 딜 (deal) 하지 않을 경우 그 사슴뿔 칼을 다음 플레이어에게 전달하여 책임 (responsibility) 을 넘길 수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pass the Buck"은 책임을 넘기는 의미로 사용되는 속어였고 반대로 "stop the Buck"은 내가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트루먼 대통령의 백악관 사무실 책상 위에 있던 "The Buck Stops Here"라는 팻말은 오클라호마 주 엘 리노에서 제작되었는데, 당시 트루먼 씨의 친구였던 프레드 A. 캔필(Fred A. Canfil) 이라는 사람이 비슷한 표지판을 보고 소장에게 트루먼 대통령을 위해 같은 것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고 1945년 10월 2일에 제작되어 대통령에게 전달되었다고 한다.
현재 재임 중인 윤석열 대통령 책상에도 같은 팻말이 자리 잡고 있다. 평소 트루먼의 해당 문구를 좋아했던 윤대통령을 위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나무를 깎아 만들어 선물한 것이다. 대선 인터뷰 때 "집무실 책상에 내 책임을 잊지 않고 일깨워 줄 트루먼의 문구를 두면 좋을 것 같다"라고 한 것을 미국 측에서 기억하고 선물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만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니다. 회사의 관리자도, 사업체의 사장도 모두 책임을 지는 자리다. "리더 = 책임" 공식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권한도 많지만 그만큼 많은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물론 책임지는 자리는 고독하다. 최종결정은 언제나 홀로 내려야 한다. 따라서 적막한 공간에 홀로 책상에 앉아 누구의 도움도 없이 온전히 최종 결정을 내리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동반할 것이다.
내가 모셨던 장관님은 장관 집무실이 크고 좋지만 늘 고독한 곳이라고 했다. 여러 사람과 의논하지만 최종 결정을 내릴 때는 혼자 책상에 우두커니 앉아서 결심하는 순간이 온다고 했다. 그리고 결정의 책임은 언제나 온전히 본인 몫이라고 했다. 물론 그로 인한 기쁨도 있다고 했다. 결정이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을 때의 희열은 그간의 스트레스를 날릴 정도로 좋다고 했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혼자 삭이는 일도 많다고 했다. 리더의 무게인 것이다.
1953년 1월 트루먼 대통령은 미국 국민에게 한 고별 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누구이든 결정해야 합니다. 그는 누구에게도 책임을 떠넘길 수 없습니다. He can't pass the buck to anybody. 다른 사람이 그를 대신해 결정을 내릴 수 있습니다. 그것이 그의 일입니다."
트루먼 대통령은 재임 중 일본에 원폭 투하를 결정하고 6·25 때 미군을 남한에 파병 결정을 한 대통령이기도 하다. 여러 중차대한 결정을 내린 사람의 사표가 "책임은 내가 진다" 라니 너무나 배우고 싶은 멋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