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마지막 날은 할로윈 데이다. 우리 문화는 아니고 서양 문화인데, 켈트 족이 음식을 마련해 죽음의 신에게 제의를 올림으로써 죽은 이들의 혼을 달래고 악령을 쫓은 데서 비롯된 행사라고 한다.
이때 악령들이 해를 끼칠까 두려워한 사람들이 자신을 같은 악령으로 착각하도록 기괴한 모습으로 꾸미는 풍습이 있었는데, 이것이 할로윈 분장 문화의 원형이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고)
우리의 상상 속 악령의 모습은 보통 유령, 해골, 귀신, 시체 등과 연관되어 있기에 할로윈 분장 역시 그럴 것이다. 따라서 그런 것들에 반감이 큰 동양 문화권, 특히 한국과 같은 유교 문화권에서는 더더욱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다.
덧붙여, 2년 전 이태원 참사는 우리 국민들의 할로윈에 대한 반감을 더더욱 커지게 만들었다. 몹시 이해가 되고 나 역시 어찌 그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지 통탄스러울 따름이다.
우리 집 첫째와 둘째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할로윈 문화를 접했다. (관련 브런치 글 링크) 따라서 둘에게 할로윈은 문화라기보다는 그저 신기한 분장을 하고 사탕을 얻으러 집을 돌아다니는 놀이일 뿐이었다.
호박을 파서 잭오랜턴을 만들고 집 문 앞을 꾸미고 친구들과 몰려다니면서 트릭오어트릿 하는 거, 하루 종일 돌아다니면 엄청 많은 사탕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뿐이다. (미국은 어른들도 즐긴다)
우리 부부는 한국에 돌아와서도 그런 재밌는 놀이를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그래서 매년 아파트임에도 불구하고 집 앞을 꾸미고 아이들을 초대해서 사탕을 나눠준다. (앞집 아저씨께는 미리 양해를 구하는데 언제나 마음씨 좋은 웃음으로 허락을 해주신다)
공통주택 특성상 긴 시간 운영할 수 없어 짧은 시간만 운영함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이 꽤 많이 방문을 한다. 그 덕에 사탕 채우느라 계속 바쁘지만 아이들이 만면에 미소를 띠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참 좋아진다.
쿠키, 사탕, 젤리, 초콜릿이 몸에는 좋지 않겠지만 많이 먹고 건강하게 자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