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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준서민서패밀리 Feb 28. 2018

하노이를 다녀오다

알고 가면 도움이 되는 5가지



지난 2월 22일부터 25일까지 3박 4일간 베트남 하노이 Hanoi 를 다녀왔다. 설 연휴 끝나자마자 외국에 나가게 된 것은 장인어른 환갑을 기념하여 가족여행을 다녀오기로 했기 때문이다. 목적지 하노이는 장인어른이 결정하셨다. 가깝다는 점과 자연 풍광이 아름답다는 점이 고루 반영된 결과였다.


비행시간은 갈 때 5시간, 올 때 4시간 10분 정도였다. 30개월 아이가 버틸 수 있는 적정한 시간이었다. 아이는 태어나서 여러 차례 비행기를 타서 그런지 잘 먹고 잘 놀았다. 갈 때 올 때 모두 꿀잠을 자줘서 너무 고마웠다.


현지 체류시간은 딱 3일(72시간)이었다. 첫날은 도착 후 호텔에 짐 풀고 바딘광장 근처를 관광했고, 둘째 날은 하롱베이 1 Day 투어를, 셋째 날은 닌빈 1 Day 투어를 했다. 넷째 날은 호텔 조식 후 공항에 와서 출국했다.


평범한 스케줄이었다. 그래도 혹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기에 공부한 내용과 겪은 일 위주로 간단하게 하노이에 대해 정리해 보려고 한다.


지식 공유의 시대, 그러나 동시에 정보 과잉의 시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5가지다.




1. 하노이는 베트남의 수도이다.


The photo from Hanoi government portal


베트남의 수도는 북부 하노이 Hanoi 다. 리 왕조의 창시자인 리 꽁우언 Ly CôngUân 이 1009년 수도를 호아르 Hoa Lư 에서 현재의 하노이인 탕롱 Thang Long 으로 옮긴 이후 1000년 넘게 하노이가 수도로 자리 잡고 있다. 탕롱은 '떠오르는 용'이라는 뜻이고, 하노이는 ‘강 안에 있는 도시 city inside river’라는 뜻이다.


중간에 프랑스, 일본 지배 시절과 베트남 전쟁 시절이 있지만 1976년 베트남 사회주의공화국이 수립되면서 하노이가 수도로 정해졌고, 2008년 8월 하떠이 성을 통합하여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남부의 호치민 Ho Chi Minh 을 수도로 오해하기도 한다. 과거 프랑스 지배 시절(프랑스령 인도차이나)에 사이공 Sai Gon 으로 불렸으며 당시 실질적 수도 역할을 하였다. 콜로니얼 Collonial 건축물(유럽 양식)이 많고, 현재도 경제와 교통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많은 이들이 수도로 오해를 하고 있지만 수도는 하노이다.




2. 하롱베이도 좋지만 닌빈은 반드시 가야 한다.


짱안에만 2천대의 보트가 있다


하노이에 가면 하롱베이는 당연히 가야 한다. 나 역시 하롱베이가 두 번째였지만 역시나 좋았다. 햇살 좋은 날 배를 타고 하롱베이를 떠도는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좋다. 누워서 하늘을 보며 맥주라도 한 캔 먹는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하지만 하롱베이만으로 일정을 끝내기에는 너무나 아쉽다. 닌빈이라는 곳이 있기 때문이다. 닌빈 Ninh Binh 은 하노이 남쪽에 위치한 도시이다. 닌빈은 할롱베이와 마찬가지로 석회암 바위산으로 이루어진 카르스트 지형으로 되어있는데 풍광이 상당히 아름답다. 많은 사람들이 '육지의 하롱베이 onland halong bay'라고 칭송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닌빈 안에 있는 유명한 관광지는 땀꼭 Tam Coc 과 짱안 Trang An, 호아르 Hoa Lu, 항무아 Hang Mua 이다. 일반적으로 투어를 이용해 가는데 메인으로 땀꼭과 짱안 중 하나를 선택하고 서브로 호아르와 항무아를 선택하는 식이다.


나는 저번 방문에서 땀꼭과 호아르를 다녀왔기에 이번에는 짱안과 항무아를 다녀왔다. 땀꼭과 짱안은 사실 비슷한 느낌의 관광지이다. 배를 타고 이동하면서 카르스트 지형을 보는 건데 약간 다른 느낌을 받았다. 둘 다 좋았다.


굳이 점수를 매기자면 짱안에 더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가이드 말대로 짱안 뱃사공은 무언가 잘 조직화된(well organized)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팁을 강요하지도 않고(물론 주어야 마땅하다. 2시간 동안 나를 위해 노를 저어주는 사람이다) 불필요한 물건을 강매하지도 않는다. 땀꼭은 그런 면에서 좀 불편했다.


서브 코스인 호아르와 항무아는 비슷하다. 선택의 문제다. 호아르는 과거 베트남 수도였기에 여러 의미 있는 건축물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항무아는 바위산에 형성된 동굴로 500여 개의 계단을 오르면 땀꼭의 절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3. 투어 비용을 높이면 여행의 질이 올라간다.


The photo from www.halongluxurydaytour.com


대부분의 하노이 여행객들이 현지에 가서 투어를 예약한다. 하롱베이 하루 투어는 40달러 정도, 닌빈 투어는 30달러 정도면 괜찮게 다녀올 것이다. (가격의 편차는 좀 있는 편이다)


젊거나 혼자 가는 여행이라면 저 정도가 충분하다. 실제 내가 과거에 배낭여행으로 그렇게 해봤는데 괜찮았다. 30인승 버스로 여러 국적의 사람들과 함께 다녀왔고 평범한 음식에 중간 쇼핑코스도 있었다. 전혀 힘들지 않았으며 당시에는 너무나 좋았다. (20대는 원래 어딜 가서 뭘 하든 다 좋다) 


하지만 이번 여행은 어른을 모시고 가는 여행이기도 하고 30개월 아이도 있었기에 그렇게 다녀올 수는 없었다. 예약도 현지에서 하기에는 risk가 있어서 한국에서 미리 다 했다. (이를 위해서는 영문편지를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참고로 나는 http://vietnamawesometravel.com 이라는 곳에서 예약을 했다. (광고 목적이 아니라 나 스스로 기억하기 위해서이다) 인터넷 예약임에도 현지 여행사를 컨택한 것은 내가 원하는 형태의 투어를 제공하고 있어서였다. 또한 그들은 트립어드바이저 Tripadviser 에서 이미 좋은 평가를 받고 있었다. 가격은 조금 비쌌지만 충분히 그 가치를 해주었다. 매우 만족스러웠다.


담당자인 Mr Anh 과는 수차례 메일을 주고받으며 세부 내용을 조정했다. 답변은 빨랐고 내용은 정확했다. 실제 우리는 그곳에서 2개의 투어를 진행했는데 스케줄대로 착착 이루어졌다. 가이드의 영어는 억양이 조금 강하긴 했지만 매우 유창했다. (자기 회사는 영어로만 진행하기 때문에 한국 사람 투어는 처음이라고 하더라) 참고로 팁은 운전사와 가이드에게 모두 10불씩 지불했다. (너무 고마워했다) 투어 내내 헌신적인 태도로 도와주기에 전혀 아깝지 않았다.


내가 예약한 하롱베이 투어와 닌빈 투어의 장점만을 나열해보겠다.


1. 하롱베이 럭셔리 데이 투어 Halong Luxury Day Tour 


일반 투어는 하롱까지 편도 4시간이 걸리지만 럭셔리 투어는 편도 3시간밖에 안 걸렸다. 하이퐁 고속도로를 이용하기 때문에 그렇다. 고속도로 이용의 장점은 시간 절약뿐이 아니다. 일반 투어로 비포장 도로를 달리다 보면 덜컹덜컹 거리기도 하지만 중앙선을 통해 추월하기 때문에 굉장히 위험하다. 이미 이를 경험한 나로서는 30개월 아이를 데리고 일반 투어를 갈 수가 없었다. 고속도로에는 차가 별로 없어서 편안하게 이동했다.


또한 고급 차량을 이용한다. (위 사진과 동일한 차량이다) 고급 차량은 편안한 가죽의자와 공짜 와이파이, 충전 콘센트를 제공해준다. 좌석은 푹신한 고급 가죽시트여서 매우 편안했다. 


하롱베이에 도착해서는 그룹 투어를 진행한다. (그들 역시 럭셔리 투어로 온 사람들이다) 배에 타서는 바로 베트남식 점심을 먹는다. 조금 가다 보면 대나무 보트 or 카약킹을 한다. (개인적으로는 카약킹을 추천한다) 또 조금 더 가면 멋진 동굴에 간다. 그리고 다시 항구로 돌아온다. 투어시간은 총 4시간 정도 소요된다. 그 사이 수많은 섬 사이로 항해를 한다. 정말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 끝나고 호텔로 돌아오니 저녁 7시 정도였다.


비용은 꽤 들지만 소위 가성비가 높다.  충분히 투자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다. 물론 젊고 혼자라면 여전히 나는 일반 투어를 추천할 것이다.


카약에서 본 하롱베이 풍경


2. 짱안-항무아 프라이빗 투어 Trang An - Mua Cave Private Tour


고급차량을 타고 단체가 아닌 프라이빗 투어를 진행한다. (우리 일행만을 위한 가이드와 차량이다. 따라서 다른 일행을 신경 쓸 필요가 없고 따라서 일정이 좀 더 유연하다) 프라이빗 투어는 일행이 많을수록 유리하다. 할인율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행이 5명으로 많았기에 일반에서 조금만 더 지불하고 프라이빗 투어를 진행할 수 있었다. 영어 잘하는 현지 가이드가 투어 내내 친절한 태도로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다.


닌빈까지는 편도 2시간이 걸리고, 짱안에서 2시간 동안 배를 탔다. 짱안은 콩 : 스컬 아일랜드라는 할리우드 영화의 촬영 장소이기도 하다. 아래 사진이 영화 속 짱안의 모습이다. 현재도 세트장이 유지되고 있으며 투어 프로그램 이용 시 세트장을 들르게 된다. 


The official photo from Kong : skull island


짱안 보트 투어 종류 후에는 근처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이후 근처 항무아로 이동하여 500계단의 산에 오른다. 항무아의 꼭대기에 오르면 닌빈과 땀꼭의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물론 힘은 좀 든다) 등산을 마치고 내려오면 다시 하노이로 돌아온다. 호텔에 도착하니 6시 30분이었다.


프라이빗 투어이기에 가족들의 일정에 유연하게 맞춰준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것도 매우 추천한다.




4. 호안끼엠 호수보다는 서호 근처가 조용하다.


혼자 배낭여행을 왔을 때에는 호안끼엠 근처 호텔에서 숙박을 했다. 도보로 바딘광장에 갈 수도 있고 시장(야시장 포함)도 언제든 갈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근처에 많은 상점과 식당도 있었다. 하지만 번잡하고 좀 시끄러웠다. 젊을 때 혼자야 그런 곳이 좋지만 어른들 모시고 오는 여행에는 적절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서호 쪽에서 숙박을 했다. 쉐라톤에 묵었는데 시설이 괜찮았다. 호수를 향한 방 lake view를 배정받아서 아침저녁으로 서호를 내려다볼 수도 있었다. 특히 조식은 쌀국수를 비롯한 다양한 음식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맛있었다. (너무나 맛있었던지 몇몇 중국 아주머니들은 매일 반찬통에 담아 가더라 ㅡㅡ) 로비에는 한국말 잘하는 직원이 근무하고 있었고, 매우 친절했다.


호텔 근처는 제법 깨끗했다. (도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말이다) 그리고 근처에 맛집이 제법 있었다. 인도식, 일식, 양식 등 검색해보면 많이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도심과도 그리 멀지 않았다. 호안끼엠 호수까지는 우버 탑승 시 4만 동(2000원) 이내로 이동할 수 있었다. 롯데마트도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다. 우버 요금이 저렴하므로 도심과의 거리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듯하다.


외국 나가면 한국인들과 마주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다행히도 호텔 내에서 한국인은 거의 보지 못했다. 한국인들이 너무 많으면 외국 느낌이 안 나서 그렇다. 그런 면에서 좋았다.


조식 후 호텔 로비에서 한 컷




5. 베트남은 음식의 천국이다.


베트남 음식은 다 맛있었다. 양념과 재료가 한국 음식과 거의 비슷하다 보니 특별히 못 먹거나 맛이 없는 음식은 없었다. 길거리에서 파는 샌드위치 Banh mi 도 맛있고, 길거리에서 매연을 마시며 목욕탕 의자에 앉아 먹는 쌀국수도 맛있다. 


베트남 관련 카페나 블로그를 검색해보면 여러 맛집들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꽌 안 응온 Quan an ngon 과 같은 깔끔한 식당도 있고 동네 어귀에 있는 덜 깔끔한 식당들도 있을 것이다. 분짜 흥리엔 Bun cha huong lien 과 같이 오바마가 과거에 들른 적이 있는 식당은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것이다.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하지만 어떤 것을 선택하든 맛이 없어 후회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느 정도 맛의 퀄리티는 보장된다는 것이다.


관광지 근처에 있는 장사 잘되는 식당의 음식도 맛있었다. 손님이 많으면 맛이 덜할 만도 한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아래 사진은 장사 잘되는 식당의 뒷마당의 모습이다.


사진에 안보이는 곳에도 그릇이 있다.




총평 : 두 번째 하노이 방문이었지만 역시나 좋았다. 투어에 돈을 좀 썼지만 그래도 그 가치를 해줘서 좋았다. 어른도 아이도 모두 편한 여행이었다.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다행히 비가 오지는 않았다. 준비를 많이 해가서 그런지 계획대로 착착 이루어져서 다행이었다. 베트남 사람들이 시간을 잘 지키고 약속을 확실히 한다는 점, 그리고 타인에게 매우 친절하다는 점에서 한국과 같은 빠른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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