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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번여사 Mar 15. 2022

작곡에 도전하다

새로운 꿈이 생겼다, 싱어송라이터!


노래 부르는 게 좋아 늘 노래를 행복하게 부르고 있지만 언제부턴가 내가 만든 내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도 나는 창작의 즐거움을 삶의 큰 기쁨으로 생각하는 사람이구나를 잠시 엿볼 수 있다.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고, 소설을 쓰고, 여행기를 쓰고, 사진을 찍고... 내가 지난 시절 오랫동안 해온 모든 일들이 결국은 창작하는 기쁨을 노래하고 있었던 것이다. 노래는 부르는 게 행복해서 한없이 노래만 부르면 될 줄 알았는데, 역시나 아니었다. 언제부턴가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그 누구의 노래도 아닌, 나의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그런 열망이 커져만 갔다.


얼마 전 자신의 작사 작곡으로 음원을 낸 하와이 뮤직 아티스트로부터 기본적인 작곡 교육을 받았다. 그리고 소개해 주신 작곡에 관한 책을 곧장 사서 모르는 부분은 줄을 쳐가며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점점 깊이 파고 들어갈수록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웠다. 진도를 쉬이 나가지 못하고 책을 덮고 덮고를 여러 번 반복했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책을 펼칠 때마다 머리가 아팠다. 그러나 멈출 수가 없었다. 어렵고 머리 아파도 새로운 무언가에 도전하고 시작하고, 진행하는 그 과정이 오히려 더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이해가 되는 부분이나 안 되는 부분이나 할 것 없이 읽고 또 읽고, 최소한 열 번은 읽으면 무언가 길이 좀 보이겠지 라는 마음으로 공부했다.


정말이지 시간이 많이도 걸렸다. 중간중간 게으름이 올라와 책을 덮고 며칠씩 진도를 못 나갈 때가 태반이었다. 그래도 그만두지는 않았다.


처음엔 도대체 곡이라는 것을 어떻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싶을 만큼 작곡의 세계는 나에게 철저히 미지의 세계였다. 아는 음악적 지식도, 배경도 많지 않은 아니 어쩌면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한 나는 그러니 그야말로 원초적인 방법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든지 말든지. 내가 배우길 했나, 전공을 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애써 해 보겠다는데. 어떻게든 되겠지. 이게 진짜 대단한 거지!' 이렇게 스스로를 매번 격려하고 응원해 가면서 나아갔다. 아는 코드들을 총동원해서 이리저리 맞춰가며 떠오르는 대로 반주에 맞춰 흥얼거리는 일들을 끊임없이 했다. 그리곤 마음에 든다 싶으면 녹음을 했다.


내 몸에서 떠올라 흐르는 이 음들이 나는 도 샵인지 솔 플랫인지 미인지 잘 모른다. 여기서부터 나의 작곡 생활에 난관이 시작된다. 어떤 음들이 떠올라 라라라라라 하며 녹음을 하지만 그 음들이 뭔지를 모르니 바로 악보가 되어 나올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일단 코드 진행과 박자만 그려 넣고 음표는 전혀 표기가 되지 않은 곡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처음에 나는 이 부분이 나만 그런가 싶어 상당히 괴로워하며 잘하는 사람들을 무척 부러워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 뒤론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졌다. 타고난 능력자도 아니면서 괜스레 나를 더 힘들게 몰아붙일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내가 갖고 있는 당면 문제와 고민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를 늘 고민으로 달고 다녔다. 코드와 박자만 기록되어있는 악보를 보고 악기를 연주하며 부를 수는 있는데 채보된 악보가 없으니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가 없었다. 이것이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었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틈나는 대로 물어보곤 했다.


 할 수 없이 첫 곡은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을 해서 채보를 했다. 이렇게 어렵사리 얻어낸 나의 첫 곡의 악보를 볼 때 누군가는 나에게 촌스럽다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정말로 각별했다. 세상에 처음으로 나온 나의 첫 곡. 왠지 특별함이라고 해야 할까, 뭔지 모르게 하여튼 소중한 그 무언가로 내게 다가왔다.


그러는 도중 "하찌와 TJ"의 TJ에게 몇 달간 작곡 수업을 받을 기회가 생겼다. 그래서 내가 속한 팀과 본격적으로 곡을 만들어 보자 했다. 선생님은 팀원들에게 자신의 곡을 하나씩 만들어 오라고 했고 나는 그간 만들어 본 곡 중 채보가 되어 있는 그 각별한 첫 곡을 가지고 갔다.


 그 곡으로 선생님과 팀 멤버들 모두 다양한 의견을 내어가며 곡을 만들어 보기로 하였다. 여기저기 수정하고 가사를 써온 것과 맞춰가며 드디어 제목을 붙이고 곡이 완성이 되었다. 이 곡은 이후 한 무대에 올라가 선보이기도 했지만 아직 더 다양한 편곡과 녹음 작업이 진행되지 않아 정식 음원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조만간 더 멋진 날개를 달고 세상으로 나와 사람들에게 다가갈 날을 나는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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