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 축하해, 엄마

by 현정

이별한 지 244일, 엄마가 떠나고 처음 맞은 엄마의 생일



생일 축하해, 엄마.

이젠 생일이 아니라 기일에 엄마의 존재를 더 크게 느끼겠지만, 그래도 생일이 있기에 기일도 있는 거니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곳에서의 엄마의 기일이 그곳에서는 엄마의 생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사후세계라는 게 있는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지만 말야.


그렇게 생각하면 기일이 마냥 슬픈 것만은 아닌 것 같기도 해.

근데 반대로 생각하면 생일도 마냥 기쁜 건 아닌 것 같네.

어쩌면 오늘 엄마가 또 어떤 세상을 떠나 이 세상으로 온 건 아닐까, 그곳에서는 또 누군가가 엄마의 기일을 챙기고 있진 않을까.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도 따라오네. 별생각을 다 한다 참.


미역국 한 번 못 끓여준 게 못내 마음에 걸리지만, 미안하다는 말은 안 할래.

오늘은 축하만 받아, 엄마.

좋은 날이잖아.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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