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직장생활과 벤처캐피털 심사역 생활의 차이
심사역이라는 업무에 임하기 앞서 10여 년 정도 산업계에서 직장생활을 하였다. 여기에서 산업계란 생생하게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영업 - 구매 - 생산 - 품질 - 연구개발'등의 부서가 모여서 실제 비즈니스를 통해 매출, 영업이익을 가져가는 회사를 의미한다.
현재 브런치에서 기고 중인 구매 직무 경험을 시작으로 기획, 투자 업무를 수행하였고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자 VC심사역에 도전하게 되었다.
그리고 약 1년 반의 시간이 흘렀다. Venture Capital의 업무를 제대로 이행하고 우수한 실력으로 수행하려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VC 생태계에서 그들이 어떤 고민과 업무와 의사결정을 수행하는지 직접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이전까지 경험했었던 일반적인 기업에서의 직장생활과 벤처캐피털에서의 심사역의 생활은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1) 일반 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한다는 것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느낌이 든다. 조직이 많기 때문에 다양한 직무를 경험해 볼 수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며 인맥을 형성할 수 있다. 영업 조직과 구매 조직의 역량에 따라 성장을 경험해 볼 수 있고, 높은 영업이익을 통해 함께 가져가는 조직의 성과급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이 있다.
모든 직장인들이 이 부분을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감사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 부분은 누군가에겐 지속해서 회사를 다닐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나는 두 가지 모두에 해당했던 것 같다.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하며 엑셀부터 배워갈 때쯤엔 모든 것이 감사했다. 내가 새로운 조직에 속하여 소속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다는 것, 다양한 직무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 취업 전 대학교에서는 나의 전공, 수업 외에는 다른 분야 사람들을 만나려면 대외활동 혹은 동아리를 가입해야 했는데 회사에서는 다른 학교 출신, 다른 전공 출신, 다른 지역 출신 등 다양한 사람들이 바로 옆에 앉아있었고,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지금까지도 이 부분은 회사를 다니는 큰 장점이라 생각하고 매우 감사하고 소중한 경험이라 생각한다.그러면 나에게 동기부여가 되었던 이 부분이 왜 떠나는 계기가 바뀌었을까?
2) 벤처캐피털에서 심사역을 한다는 것
각 회사의 심사역은 프리랜서처럼 자유롭게 일을 하게 된다. 새로운 투자처를 직접 발굴하기도 하고 스스로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우수한 기업은 내부적으로 설득시킬 수 있는 내용을 정리하여 설명해야 한다. 또한 내가 속한 회사는 대부분 인원이 적기 때문에 인맥 형성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나는 프리랜서이고 고로 내가 활동을 하는 만큼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밖에서 갖게 된다. 또한 단체 생활로서 성과급은 기대하기가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투자를 하게 되면 높은 성과급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이 있다. 그동안 나의 것을 찾아가고 싶었던 나에게는 이러한 특징이 큰 장점으로 여겨졌다.
심사역 업무를 하면서 심사역은 마치 작품을 수집하는 아트 컬렉터와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트 컬렉터는 순간순간마다 하나뿐인 좋은 작품이 시장에 나왔을 때 구매를 하여 내 것으로 만든다. 하나 둘 작품이 모이다 보면 나만의 컬렉션이 생긴다. 어느 순간 작품들을 펼쳤을 때엔 밖에서 보지 못했던 나만의 작품 스토리가 펼쳐진다.
벤처캐피털에 근무하는 심사역들은 본인들의 관심분야가 있다. 그 안에서 미리 해당 분야에 좋은 투자 기회가 있다면 적정 밸류에 투자를 진행해야지 라는 마음을 가진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이 반복되다 보면 누군가는 전문적인 반도체 투자 심사역, 바이오 투자 심사역, Saas 투자 심사역이 된다.
필자 또한 관심분야를 설정해 놓고, 조금씩 확장해나가고 있다. 그러면서 설정해 놓은 관심분야에서 만큼은 전문적이고 경험이 많은 투자 심사역이 되어야지 라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그리고 하나 둘 투자 포트폴리오가 쌓이다 보니 나만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펼쳐지는 그림이 그려지고, 그 안에서 나의 생각이 드러나기 시작한 것 같다.
3) 일반 기업에서 벤처캐피털로 넘어갔던 과정, 그 과정 속에서의 생각들
프롤로그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필자는 나의 것을 찾고 싶었다. 안정적인 직장생활이 너무 좋았지만 동시에 불안했던 때가 많았던 것 같다. 무언가 내가 어떤 사람이고 세상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찾아가는 과정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물론 이전보다는 심적으로 더 불안하기도 하고, 아쉬움을 느끼는 순간도 찾아올 때가 있다. 하지만 3년 후, 5년 후 그 이후의 미래의 내 모습을 생각했을 때는 모습에서는 기대되는 바가 크다.
지금까지 나의 생각인 내부요인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고, 외부요인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2021년 드라마 스타트업이 방영되었을 때만 해도 창업, 스타트업은 매우 생소하고 우리의 삶과는 다소 동떨어진 개념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에 재미있게 읽은 글이 있다.
제목 :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는 신입사원이 사라지고 경력사원만 남게 될 것 같습니다.
내용 : 기존의 신입사원의 역할은 AI가 대체할 것이고, 인류는 경력사원이 되기 위해 창업, 크리에이터와 같은 역할을 스스로 하면서 경력 사원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매우 주관적인 의견일 수 있지만 어느 정도 현실성이 느껴지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의 우리의 삶은 어느 소속으로서의 삶보다는 점차 나의 것을 가지고 살아가는 시대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처음 심사역이 되었을 때 만해도 확신은 없었지만, 변해가는 세상을 보면 정말 이러한 시대가 오고 있다고 느낄 때가 많이 있다.
앞으로 더 많은 경험을 하면서 느끼게 되는 생각들을 현실적으로 계속 풀어보려고 한다. 그 안에서 명확한 해답은 바로 나오지 않더라도 어떻게 살아가야 스스로에게 더 의미 있고 가치가 있을지 힌트를 찾아보고 싶다.
현업인 스타트업 '투자심사역'의 이야기와
대기업과 스타트업 생태계를 오고 가며 느낀 바를 공유하는 Story Teller가 되고 싶습니다.
1) 회사 이야기, 2) 직무 이야기, 3) 산업 이야기, 4) 커리어 이야기 등
우리가 고민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를 놓고 자유롭게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투자심사역의고충
#스타트업에서기대하는것
#성수동으로출퇴근을한다는것
#새로운일에도전한다는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