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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수 Jul 03. 2017

이커머스 비즈니스의 핵심 가치와 계층 구조

개정판 eCommerce 제(멋)대로 헤집어 보기 #1

2014년 플래텀에서 연재했던 이커머스 잡설을 손봤다. 어색한 문장 몇 마디 바로잡고 가끔은 그림도 바꿨다. 브런치를 시작하는 Kick-off 정도로 생각한다. 당시 이 주제로 플래텀에서 연재를 시작하며 달았던 말머리는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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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을 주제로 칼럼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PC 통신에서 인터넷으로 넘어가는 시절부터 포털과 전자상거래에서 일하며 쌓인 이야기를 풀어보고자 합니다. 그래서 연재의 제목은 ‘이커머스 제(멋)대로 헤집어보기’입니다. ‘제대로’ 헤집고 싶지만 개인적 경험과 주관적 견해를 따르기에 객관적이기보다는 편파적일테니 ‘제멋대로’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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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헤집어보기 – 1. 이커머스 비즈니스의 핵심 가치와 계층 구조

(원문 게시일 - POSTED ON 2014/09/24)


2014년 9월 20일. 뉴욕 증시는 물론 미국 IPO 사상 가장 큰 규모의 상장이 진행됐다. 전체 주식의 13%를 공모했는데 217억 7천만 달러다. 그 주인공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단편적 예에 불과하지만 이렇듯 전자상거래가 IT와 유통 양대 시장 모두에서 큰 흐름이 되었다.


큰 흐름에는 패턴이 있다. 전형 혹은 구조화라 해도 별반 차이는 없겠다. 전자상거래 시장 역시 그러하다. 특히 인종, 민족 구성, 행정 단위 등의 사회구조가 비교적 단순하며 기업과 소비자 모두 쏠림 현상이 심한 국내 시장의 경우는 패턴이 더욱 선명한 경우가 잦다.


그러는 가운데 국내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거래 규모도 40조원을 넘어섰다. 2014년 전체 소매시장의 16%를 넘는 비중이다. 시장의 시작을 1995년 인터파크로 보면, 20년 가까이 전년대비 성장률이 두 자릿수 이상을 유지했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타 유통 사업보다 호흡도 길고 규모 대비 성장세도 강하다. 시장 크기의 한계, 경제성장률, 소비자 환경 등으로 인해 가파른 성장세가 주춤할 즈음 모바일 트렌드가 나타났다. 모바일 커머스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등에 업고 시장은 여전히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린다.


국내 모바일 쇼핑 시장 규모는 매년 전년대비 100% 이상의 성장률이다. 2010년에 3천억원대이던 시장이 불과 4년 만인 2013년에 열 배가 넘는 4조원에 다다랐으나 올해 성장은 또다시 기록을 갱신할 태세다. 2014년에 적게는 7조 6천억원 많게는 10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인터넷 전반에 나타나는 모바일 트래픽 트렌드가 이커머스에도 동일하게 혹은 그 이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닐슨코리아 전자상거래 보고서에 따르면, 모바일과 데스크톱 PC의 시간점유율 비중에서 모바일이 2013년 3월에는 23.1%였으나 2014년에는 45.5%까지 증가했다. 반면 평균 이용 쇼핑몰 개수는 데스크톱 PC에서 14개인 반면, 모바일 앱 이용개수는 3.6개로 집중화가 심화되고 있다.


종합해보면, 전자상거래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는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말이다. 결국 비즈니스의 핵심 가치를 소비자에게 날카롭게 공략하는게 더 중요한 상황이 되었다.


그렇다면 이 흐름에도 패턴이 있을까.


국내 온라인 쇼핑 업계의 지난(至難)한 곡류(曲流)에 휩쓸려 살다보니 필자 역시 이 시장의 핵심 가치와 그 패턴이 나름 눈에 들어왔고 이를 정리해 보았다. 이는 학문적 근거가 없으며 필자 개인의 경험에 의한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위와 같이 국내 온라인 쇼핑몰 시장을 중심으로 핵심 가치들을 도출해 이들의 계층 구조를 나눠보았다. 우선 이 구조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신뢰’, ‘가격’, ‘상품’ 세 가지다. 여기서 '상품'은 구색을 말한다. 반면 ‘신뢰’는 ‘구매 버튼을 클릭해도 내 돈을 떼먹지 않고 제대로 물건이 도착하는, 즉 정상적인 거래를 보장할 것’이라는 1차적 신뢰를 말한다.


이 3대 핵심 가치를 기반으로 그려진 Value Circle 의 특징은 Circle 내부에 위치한 가치일수록 더 강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상황을 전제로, 바깥 쪽 Circle Value는 안 쪽의 Circle Value를 넘어설 수 없다. 적어도 국내 온라인 쇼핑 시장은 이 구조가 아직은 무너지지 않고 이어져 왔다. 1등이 디앤샵에서 옥션으로, 옥션에서 G마켓으로 바뀔 때는 물론 플레이어가 아닌 패러다임이 교체되는 패턴 역시 마찬가지다. 종합쇼핑몰-오픈마켓-소셜커머스로 시장의 주도적 패러다임이 변화할 때도 이 패턴을 따랐다.


예를 들어보자.


혼수마련을 위해 830L 양문형 냉장고를 사려고 한다. 가격은 대략 200만원대로 파악했다. 이를 온라인으로 구매하고자 알아보니 롯데닷컴에서 200만원, 듣보잡닷컴이라는 처음 보는 쇼핑몰에서 180만원이다. 무려 20만원 차이다. 롯데는 우리가 다 아는 그 롯데다. 듣보잡닷컴은 이름에 걸맞게 아무도 모른다. 구매평도 없고 사업자번호도 기재되어 있지 않다. 가격이 이 신뢰의 차이를 넘을 수 있을까. 과거에는 실제로 고가의 DSLR을 큰 폭으로 할인하는 무명의 쇼핑몰이나 커뮤니티에서 카메라 대신 벽돌을 보내거나 그나마도 안 보내는 사기 거래가 가끔 터졌다.

반면 이러한 1차적 신뢰는 일정 수준 이상을 넘어서면 변별력을 잃는다. 롯데닷컴이 200만원인데 신세계닷컴이 199만원이면 고민하지 않는 식이다.


그 다음 가치의 차이는 상품과 가격에서 비롯된다. 소비자에게 더 적절한 상품을 누가 더 잘 갖추느냐, 누가 더 많은 상품구색을 확보하느냐의 역량이 해당 쇼핑몰의 가치를 가른다.


그와 함께 가격도 향방을 가른다. 같은 상품, 일정 수준 이상의 상품 구색이라면 구매 선택 기준은 가격이 된다. 가격비교 서비스가 등장하며 이 패턴은 더욱 심화되었다.


패러다임의 흐름도 마찬가지다. 종합쇼핑몰보다 오픈마켓이 구조적으로 상품구색과 가격경쟁력이 더 높을 수밖에 없기에 패러다임은 넘어갔다. 결국 종합쇼핑몰도 오픈마켓의 구조를 일부 차용하면서 ‘가격’과 ‘상품’의 가치 경쟁에 몰입했고, 반대로 오픈마켓은 에스크로라는 모델로 스스로의 취약점인 ‘신뢰’의 가치를 해결하고 시작했다. 그리고 교환, 반품의 문제에서 C2C라는 형태가 ‘신뢰’의 문제로 번져가자 이 부분은 종합쇼핑몰의 장점을 일부 수용하며 패러다임의 우위를 유지했다.


반면 최근 3~4년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소셜커머스의 경우 ‘신뢰’를 다른 방향으로 확보했다. 초기부터 대형 스타가 출연하는 TV 광고로 빠른 시간내에 인지도를 확보해 정서적인 신뢰부터 해결했다. 이후 단계인 가격과 상품에 있어서는 둘다 전선을 넓힐 경우 오픈마켓과 경쟁해 이길 수 없기에 ‘가격’의 가치에 올인했다. 소수의 상품에 집중해 ‘반값’이라는 포지셔닝을 공고히 했으며 이를 위해 상품수를 1,000개 이하로 관리했다. 또 한편으로는 기존 종합쇼핑몰이나 오픈마켓과 달리 쇼핑몰에서 상품을 노출하는 개념을 ‘상품 전시’에서 ‘큐레이션’이라는 적극적인 개념으로 소화했다.


실제로 상위 소셜커머스사들을 들여다보면 기존 종합쇼핑몰에서 MD의 역할을 큐레이터라 불리는 조직에서 담당한다. 또한 기존 쇼핑몰이나 오픈마켓의 경우 상품 판매자들이 제작한 상품상세 페이지를 그대로 ‘전시’한다. 그러다보니 같은 판매자가 판매하는 상품은 어느 쇼핑몰에서나 똑같은 모습으로 전시된다. 그러나 소셜커머스의 경우 주요 상품들은 내부 직원들이 직접 상품상페 페이지를 다시 제작하고 이를 스토리텔링 개념으로 접근한다.


이러한 소셜커머스의 행보는 오픈마켓의 상품수가 수백만에서 많게는 천만개에 이르는 것에 비교하면 일면 과감해 보이지만, 눈을 돌려 찾아보면 익숙한 형태다. 오프라인의 코스트코, TV의 홈쇼핑이 그와 유사하다. 관리하는 상품의 구색을 줄이는 대신 판매량 개런티에 기반한 엄청난 가격할인과 세밀한 큐레이션으로 커버한다.


이렇듯 리딩 업체의 변화나 패러다임의 변화에서 보이는 핵심 가치의 패턴은 ‘신뢰’, ‘상품’, ‘가격’이라는 가치를 얼마나 더 적나라하게 파고드는가로 판가름나곤 했다. 상품과 가격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업체나 사업 모델이, 브랜드 호감도, 서비스 특성, UI, 사용편의성 등으로 판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그러나 신뢰, 상품, 가격에서 큰 격차를 보이지 않을 경우 그 경쟁 접점은 배송/CS의 다음 Value Circle 로 넘어간다. 정부 정책으로 판매가와 적립금까지 규제받아 제품의 차이가 거의 없는 온라인 도서 쇼핑몰 시장은 이런 패턴이 확연하다(이들의 총알배송 전쟁은 진작 시작되었음을 상기해보자).


오픈마켓간의 경쟁이 치열해 상위 3개사의 상품과 가격 격차가 줄어들자 의류 상품 반품비 무료, 배송비 만원 이상 무료 등 갖가지 경쟁이 치열했다. 결국 소셜커머스의 경쟁 점화로 인해 9,800원 이상 무료배송까지 나타났다. 이후 배송비 경쟁을 넘어 당일배송, 로켓배송, 친절배송, 반품 신청시 즉시 환불, 24시간 콜센터 운영 등 그 다음 레이어의 Value Circle 로 경쟁 접점이 번지고 있다.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의 이러한 패턴과 가치 구조를 설명한 것이 eCommerce Value Circle 이다.


다음 회는 온라인 쇼핑몰 운영 실무에서 발생 및 적용되는 ‘공식 아닌 공식’에 대해 알아보고 그에 대한 한계도 살펴보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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