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을 버리고
아이가 태어나고 뒤집지도 않고 기어 다니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아
차리건 12개월 즈음이었다., 보통의 아기들이 이시기에 걸음마를 떼려
일어서거나 빠른 친구들은 걷고 있어야 하는 시기인데, 우리 아이
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어른들은 애가 늦을 수도 있고 늦는 아이들
도 많아 그렇게 이야기 하시는 거 아닌가. 그럴수도 있겠지 하면서
도 마음에 불안감이 찾아오는 건 어쩔수 없었다. 아내와 난 의사를
보기를 결정하고 담당 주치의는 자폐전문의를 만나 볼 것을 권유하
여 예약하고 여러 과정을 거쳐 아이가 자폐라는 진단을 받았다. 일
찍 치료를 받으면 좋아진다는 것을 들은 후 리저널센타 와 사회복
지사등과 연락하고 아이의 것을 하나씩 준비해가며 아이의 사람이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살았다. 그렇게 아이가 힘든 시기들
이 한해씩 지나가면 아이가 나아지기는 하나 크게 눈에 띄일정도는
아니었기에 아이의 자폐를 받아들려야만 했다. 사실 아이가 어릴
때 뭐든 시도해보게 된다. 말을 할 거야 조금만 더하면, 공부도 할
수 있을거야, 친구도 사귀고 흔히 말하는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삶
을 상상하며 힘을 내어 서포트 하던 시간들이 어느덧 초등학교가
지나면서 우리에게는 확신이 들었다. “장애다.” 벗어날 수 없는 장애
다. 어느 집이나 아이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꿈을 꾼다. 아이들과 웃
고 떠들고 함께 먹고, 자고, 아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나누며 부모
이자 친구로 같이 살아가기를 .. 어느덧 맘속에 그것이 우리 가족에
게는 고급스러운 삶이라는 것을 깨닫기 시작 했다. 명품을 두르고,
좋은 차에 돈 걱정 없이 소비하는 삶이 고급스러운 것이 아니라 아
이와 대화하며 아이의 생각을 묻고 같이 동행하는 삶 그런 삶이 우
리가 접할 수 없는 저기 부자들만의 삶(많은 이들이 동경만 하게 되
는 삶) 이라고 느껴지게 된 것이다. 그렇게 느껴지면서 마음에는 잔
잔한 편안함이 찾아왔다. 받아 들여다라고 한 초기의 상태보다는
많이 발전한 현재 상황을 받아들인 것이다. 아이의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
하여 얼마나 아이를 괴롭혔는지 모른다. 초등학교를 지나면서 아이
가 자폐와 지적장애, 말못함, 인지장애,등을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
다는 것을 알면서 많은 부분이 내려놓아 졌고, 아이가 조금이라도
편하게 아이 스스로 발전 할 수 있도록 하자로 바뀌었다. 부모의 욕
심이 아이에게는 너무 힘든 과정(나이에 맞는 학업과 행동들)을 시키
느라 아이도 많이 힘들었으리라. 어쩜 부모의 욕심에 아이가 더 늦
어지는게 아닌가? 아님 원래 늦어짐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라서 늦
는건데 부모의 조바심이 아이를 어쩜 더 느리게 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우리가 달팽이보고 빨리 가라 하지 않는다. 그 느린
생물한테 인간은 표범과 같은 민첩함과 빠름을 요구하지 않는데 사람으로
태어났다 하여 사람이 가져야 할 기초적인 것 혹은 기본적인 것을 너무 주
입하려 한 것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다름이다. 우리아이처럼 태어
나는 아이도 있고 천재적인 두뇌를 가지고 태어나는 아이, 많은 재
능을 가진 아이, 병을 가지고 태어난 아이, 하나님으로부터 주어진
삶이 다른 아이에게 세상이 요구하는 잣대에 맞추어 억지로 끼워
맞추려 했으니 말이다. 받아들임은 아이 그 자체였다. 장애를 가진
아이, 때론 웃음을 가져다 주고, 다시 도움을 주어야 하지만 그래도
옆에 있어 주어서 고맙고 같이 삶을 나누어야 할 동반자임을 아는
것 그것이 Acceptance 인 것이다. 오늘도 이런 갈등 중에 계신 부모
님들을 응원하며 지금까지 하신 일 헛된일이 아니란 걸도 알려주고 싶다.
"넌 지금갖지 훌륭하게 잘 해낸거야,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