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호 (2015. 10. 19.) - 하늘공원 억새밭을 다녀와서.....
쓰레기 매립장에서 생명의 숲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하늘공원에 억새가 무성하 다하여
카메라 메고, 맹꽁이 차 타고 하늘공원 나들이하여 억새 친구들을 만나고 왔다.
내 카메라 앞에서 좋은 포즈를 취해준 억새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다녀온 소감을 적는다.
조선시대 중반부터
땅콩과 수수가 재배되던
한강 어귀의 낮은 평지였고
갈대숲이 우거져 철새들의 낙원이었던 난지도(蘭芝島)!
1978년부터 15년 동안 서울과 경기 북부의 공식 쓰레기 매립지였던 蘭芝島!
15년 동안 8.5톤 트럭 1300 만대분의 쓰레기로
해발 8m의 저지대였던 난지도는 최고 높이 해발 98m의 산이 두개 생겼단다.
1993년부터 쓰레기 매립장 폐쇄.
이후 난지도를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기로 계획하고 쓰레기 산을 덮고 건설을 시작.
현재까지도 난지도 매립지 부지는 2022년까지 안정화 작업 진행 중.
폐쇄된 매립부지에는 오염하수가 한강에 스며들지 못하게 방어 벽이 두껍게 둘러쳐 있고,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및 다른 혼합물로부터 나오는 에너지는 인근 월드컵 공원, 서울 월드컵 경기장 시설의 열에너지원으로 활용되고 있단다.
난지도 제1매립지에는 노을공원, 제2매립지에는 하늘공원이 조성되어 있단다.
그윽한 향기가 난다는 난초와 지초를 가리키는 난지(蘭芝)의 섬 난지도는
내 나이 20대 후반인 1978년부터 15년 동안 쓰레기를 받아 들여야 했다.
그윽한 향기가 나던 땅 난지도에 쓰레기가 쌓여 산만큼 높아졌다.
악취도 이루 말할 수 없이 심했겠지만
그 쓰레기 위에 흙을 덮어 주고 관리하였더니 풀이 자라고, 나무가 자라고
봄에는 노랑나비, 네발나비, 호랑나비 3만 마리가 하늘하늘 꽃들 사이를 날고
가을에는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갈대가 춤을 추고, 해바라기가 노랗게 익어가는 하늘공원이 되었다.
周易에서 땅은 곤의 덕을 갖고 있다고 한다. 땅은 모든 것을 다 수용한다.
땅은 깨끗한 물이나 더러운 물이나 따지지 않고 다 받아들여
땅속으로 땅속으로 스며들게 하여 물을 정화시키고 간직한다.
그리고 모든 만물은 하늘에서 기운을 받아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자란다.
땅은 더러운 것을 덮어주고, 분해해서 새 생명의 터전을 마련해 준다.
이렇듯 땅은 온갖 것을 다 받아들이고 생명을 잉태한다.
땅은 생명의 탄생지요, 생명을 영위하는 보금자리이다.
위대한 땅의 미덕, 곤덕(坤德)을 찬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자연은 이렇게 생명을 잉태해놓고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우리들은 난지도 하늘공원이라는 자연이 만들어 놓은 생명의 박람회장에 모여
코스모스, 억새, 해바라기, 이름 모를 꽃들에 환호하고,
두런두런 모여 앉아 인간사 넋두리도 하고, 낄낄거리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의 소리가 듣기 좋다는 뜻일까? 바람에 날려 버리고 싶다는 뜻일까?
바람이 불 때마다 억새는 하늘하늘 흔들어댄다.
저녁에 수업이 있어 해가 뉘엇뉘엇 질 무렵의 갈대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와서 아쉽다.
하늘공원에 다시 가서 바람에 하늘하늘 휘날리는 억새를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