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번째 미토콘드리아 근병증 환자와 살아가기
특별한 내 동생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보려고 한다. 포커스는 동생에 맞췄지만, 필연적으로 함께 사는 '우리의 삶'도 다룬다.
엄마가 외래를 가면 교수님께서 늘 카페에 글을 좀 쓰라고 하신단다. 이렇게 훌륭하게 아픈 아이를 키우시는 분이 없다고, 같은 병을 앓는 아이들을 위해 팁을 좀 공유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엄마에겐 그런 글을 쓸 시간조차 사치다. 더군다나 카페에 가입도 못 하는 컴맹 엄마라서, 내가 그 일을 대신 해볼까 한다.
동생은 희귀난치성 질환 중 하나인 '미토콘드리아 근병증(사립체 질환)'을 앓고 있다. 제목에 적힌 '늘어지는 증후군'은 제대로 된 병명을 알기 전에 동생에게 주어졌던 병명이다. 지금은 엄마와 이름을 저리 무식하게 지을 수 있냐고 웃지만, 이 병을 앓게 되면 근육에 힘이 빠지게 되니 어느 정도 맞는 말이다. 동생은 02년생이니 이 병을 앓는 것치고 굉장히 건강하게, 오래 살고 있다. 몸에 칼을 대는 수술 한번 한 적이 없으니, 이만하면 아주아주 건강하다.
동생은 무호흡증 경기를 한다. 언제, 뭐 때문에 경기를 할지는 예측할 수가 없다. 20년간 쌓인 데이터로 대충 유추할 수는 있지만, 예상을 전혀 못 해 땀이 뻘뻘 나도록 당황한 순간들도 있었다. 2020년에는 경기가 멈추지 않아 병원에서 줄 수 있는 최대치의 약을 투여하기도 했다. 폐렴으로 인해 중환자실을 들락날락하고, 폐 세척까지 했던 그해는 정말 힘들었다. 동생을 다시 못 볼지도 모른다는 위협감이 처음으로 들었다. 그래서 다음 해에 휴학을 했다. 엄마 옆에서 하드 트레이닝을 받으며 동생과 더 가까워진 시간이었다.
전체적으로 잘 지낸다. 우리 가족은 복을 많이 받았다. 지금은 경제적으로도 풍족하고, 동생도 잘 자라주고, 엄마도 무척 가정적이면서 강하고, 아빠는 가장으로서 책임감이 대단하고, 오빠도 순하다. 동생은 특별한 일이 없으면 집에서 보내는 날이 대부분이고, 병을 처음 진단해주신 교수님께서 병에 권위자이시고, 지속해서 인연을 유지하는 바우처 이모와 간호사, 의사 선생님들이 계신다. 동생은 객관적으로 봐도 무척 잘생겼고, 이쁜 짓을 골라 하는 복덩이다.
행복하다. 그러나 불편함이 없는 건 아니다. 비장애인 가정과 똑같지도 않다.(당연히 모든 가정이 다 다르다.) 그런 사소한 차이점들을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 가끔은 지극히 개인적인 우리 가족의 이야기로, 어느 지점에서는 다른 장애인 가정들과 비슷한 결로.
대부분은 재밌을 것이다. 우리 가족은 정말 '재미나게' 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을 말할 때는 어두운 이야기가 나올 수 있지만, 현실이 무거웠을 뿐 우리 가족 입꼬리는 항상 가벼이 올라가 있었다.
일상을 가볍게 적어보려고 한다. 조금 특이한 우리 집 이야기를 즐겁게 봐주시면 좋겠다.
동생과 함께하는 삶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께는 지난해 내가 수상했던 에세이를 권해드린다.읽어보시면 우리 삶이 어떤지 대충 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면서 내가 한국에 몇 없는 대단한 사람들과 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이걸 널리 알릴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브런치에서 그 일을 시작한다.
https://www.kyobogulpan.com/Contest/AwardDetail/72?p=
얼마나 자주 찾아올지 확답은 드릴 수 없지만, 매번 새로운 이야기로 함께 만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