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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자라 Mar 10. 2024

꼭 고칠 필요 없는 버릇

제목 보시고 '내 버릇은 뭔가...' 고민하면서 들어오신 분 계신가요?

다들 사소한 버릇 하나쯤은 갖고 계시죠? '◡'

오늘은 아픈 동생의 특이한 버릇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해요.


본격적으로 얘기하기 전에, 일단 '버릇'을 알아가는 시간을 잠깐 가져볼까요? 우리는 주로 좋은 습관들에 대해 버릇이란 말을 쓰곤 하잖아요.

사전에 쳐보니 버릇은 이런 뜻이었어요.


네이버 어학사전


보시다시피 부정적인 의미는 원래 없는 단어랍니다! 하지만 두 번째 뜻, 윗사람에 대하여 지켜야 할 예의가 '버릇없다' 등 부정적인 상황에서 자주 사용되다 보니 그런지, 첫 번째 뜻으로 사용하는 버릇도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 것 같아요.



희귀 난치병 환자인 저희 집 동생은 '손 잡는 버릇'을 갖고 있어요. 지금 제가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동생은 손을 잡은 채로 누워 놀고 있는데요.


혼자서는 앉지도 먹지도 못하고, 의사소통도 안 되는 아이가 손을 꼭- 잡고 노는 이유는 뭘까요?

손 잡는 것이 어떤 재미를 주는 걸까요?

저도 어린 시절에는 별생각 없이 습관인가 보다- 했는데, 머리가 좀 큰 뒤에 엄마한테 들어보니 이 버릇이 동생을 살렸다고 하더라고요!


동생의 병, '미토콘드리아 근병증'은 근육이 서서히 약해지며 결국은 심장 근육에까지 무리를 줄 수 있는 병이에요. 동생도 실제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심장 근육이 약해져가고 있고요.


심장이 약해진다는 말은 곧 피가 잘 돌지 못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해요. 혈액순환이 잘 안 되어서 손발이 찬 경우가 많아요. 동생은 스스로 장갑을 끼거나, 손을 따듯하게 녹이거나, 발에 이불을 덮는 등의 행위를 혼자 할 수 없다 보니, 가족들이 수시로 동생의 손발을 만져보고 담요를 덮어주곤 하는데요.


어느 정기 입원 때 엄마는 의사 선생님께 손을 잡는 행위에 대해 물었대요. 의사 선생님은 자기 손을 따듯하게 하는 건 좋은 거라며 칭찬해 주셨다고 해요. (*´﹀`*) 그리고 더 중요한 건, 눈이 안 보이는 아이는 손을 어디다 둬야 할지도 모르고 앞에 뭐가 있을지 몰라 불안함을 느끼게 되는데, 쭈니는 손을 잡음으로써 심신이 안정되는 효과도 있을 거라고 설명해 주셨어요.


어떠세요? 말 못 하는 아이의 이 눈물겨운 삶의 노하우가..! (살짝 오버해서요..^^)

저와 엄마는 동생이 살려고 자기만의 방법을 궁리해 냈구나- 싶어 무척 기특했답니다.

덕분에 손이 굳지도 않고, 쓰지 않는 발에 비해 손은 엄청 잘 컸어요.


동생의 삶을 통해 배우는 때는 바로 이런 순간인 것 같아요.

"사람은 어떻게든 살 방법을 찾는구나. 스스로 돌보고 나아갈 수 있는 존재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러니 여러분, 여러분에게는 스스로를 돌볼 충분한 힘이 있고요.

여러분이 가진 버릇은 여러분을 살리는 또 하나의 길이 될 수도 있어요.

남들이 "왜 그렇게 해?"라고 하더라도, 여러분만은 자신에게 "이렇게도 되네!"라고 말해주세요.




오늘은 이런 질문으로 글을 마무리할게요.

- 여러분의 버릇은 어떤 장점이 될 수 있을까요?

- 자기 마음을 고쳐먹어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 있나요?


그럼 우린, 다음 주에 건강한 이야기로 또 만납시다! (ஐ╹◡╹)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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