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나의 친구들을 좋아해요

by 윤희영

반려견 놀이터에 가면 신나긴 하지만, 가끔 아빠에게 서운하기도 해요.

우리 아빠는 놀이터에 놀러 온 친구들이 있으면 천천히 다가가서 하나하나 인사하고, 만져주고 해요.

놀이터에 처음 놀러 온 친구들이 있으면 그 친구들의 아빠엄마와 이야기도 나누고, 놀이터에 대해서 설명도 해주세요.

그리고, 나의 공, 나의 터그를 가지고 그 친구들과 놀아주곤 해요.

처음엔 아빠가 공을 꺼내주면 내가 얼른 아빠 반대편에 서서 자세를 잡아요. 아빠가 어느 방향으로 찰 것인지 예측하고 그쪽 방향으로 뛸 준비를 하는 거죠.

그런데 아빠가 공을 뻥 차면, 공을 좋아하는 다른 친구들도 같이 뛰어요. 나보다 빠른 친구들은 벌써 나의 공 앞까지 뛰어가서 공을 물고 와요.

나는 친구들과 장난감 가지고 다투는 걸 싫어하기 때문에, 공 방향으로 뛰다가도 다른 친구가 먼저 뛰어간다 싶으면 그냥 포기하고 천천히 걸어요.

그럼 우리 아빠는 그 공을 물고 간 친구에게 가서, 그 친구와 공놀이를 해주세요.

나는 이런 모습을 멀리서 지켜봐요. 사실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어서 이젠 아주 익숙해요.

아빠는 그렇게 다른 친구들과 한참을 놀아주고, 그 친구들이 하나둘 돌아가고 나만 남으면 그제서야 나에게 와요.

“몰리, 공 차줄까?”

나는 뒤늦게라도 나에게 돌아온 아빠를 원망하지 않고 짧은 시간이라도 공놀이를 즐겨요.

아빠는 이미 다른 친구들과 놀아주느라 이마에 땀이 나고, 숨소리가 거칠어진 게 다 느껴지거든요.

그런데도 나와 놀아주겠다 하니 조금 고맙긴 해요.

아빠가 언젠가 그랬어요.

“몰리야, 아빠가 맨날 다른 친구들이랑 놀아서 화나? 속상해? 아빠가 그 친구들이랑 잘 놀아주면 그 친구들이 몰리아빠는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몰리 너를 물거나, 화를 내거나 하지 않을 거 같아서 그런 거야.”

그래도 다행인 건, 아빠가 다른 친구랑 놀아주면, 그 친구의 엄마나 아빠는 나에게 다가와서 손을 내밀고 다른 장난감이나 공을 주시기도 하고, 가끔은 간식을 주시기도 했어요.



P.S.

아빠가 언젠가 다른 아저씨, 아주머니들과 이야기하는 걸 들었어요.

“우리 몰리는 제가 다른 강아지들 이뻐해도 질투를 안 해요. 다른 강아지들 같으면, 아빠가 이렇게 다른 강아지 만지고 이뻐하고 하면 다가와서 사이에 파고들거나 질투하는 모습도 보이던데요.”

아빠는 나를 잘 모르는 거 같아요.

나는 그동안 화가 나고 질투가 나도 내색 한번 하지 않고 참고 있던 거거든요.

사실 지금까지는 잘 참았는데,, 며칠 전부턴 아빠가 다른 친구들을 쓰다듬고, 만지고, 뽀뽀하고 하면 그 뒤에 가서 막 소리를 질렀어요.

“멍멍 멍멍!!!!(그만 좀 해요!!!!), 멍멍 멍멍멍!!!!!(나한테나 잘 하라구요!!!!!)”

나도 성격이 조금씩 변하나 봐요.



다른친구와놀아주는몰리아빠.png 다른 친구와 놀아주는 몰리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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