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였어요.
놀이터에 나오던 쿠키 언니가 이젠 더 이상 보이지 않았어요. 처음엔 아픈 걸까, 어디 여행이라도 간 걸까, 유치원을 매일 다니는 건가… 궁금했지만,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쿠키 언니가 이사 갔대요.
아.. 그랬어요. 맞아요. 기억났어요.
며칠 전, 어쩐 일인지, 놀이터에서 쿠키언니와 구찌와 노는데, 그날따라 우리 엄마아빠, 쿠키언니의 엄마아빠, 구찌오빠의 엄마아빠가 다 같이 만나서 한참을 서로 이야기를 하셨어요. 분명, 즐거웠어야 했는데, 평소와 다른 분위기에 살짝 불안한 마음이 생겼었어요. 그땐 그 불안감의 이유를 몰랐던 거예요.
그날이 쿠키언니가 이사 가기 전 우리 놀이터에서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함께한 날인 거였어요.
쿠키언니의 엄마가 아기를 낳으셨대요. 그래서 아기와 쿠키 언니를 함께 키우기 위해, 조금 더 조용하고 넓은 곳으로 이사를 가신 거래요.
‘이사’라는 말… 어렴풋이 기억이 났어요.
그때 나도 그랬거든요. ‘캔디’였던 내가, 어느 날 갑자기 목욕을 하고, 낯선 사람들을 만났고, 따뜻한 손길과 함께 검은 자동차를 타고 지금의 우리 집으로 왔어요. 그 길이 바로, “이사”라는 거였던 것 같아요. 쿠키 언니도 그런 길을 따라, 어느새 새로운 가족인 아기와 함께 새로운 세상으로 떠난 거겠죠.
처음 쿠키 언니를 만났던 날이 떠올랐어요. 나보다 크고 당당한 언니였고,
다정하고 커다란 눈빛으로 나를 반겨줬어요.
“넌 누구니? 나랑 비슷해 보이는데, 보더콜리는 아닌 거 같고..”
“놀고 싶으면 이쪽으로 와봐!”
“내가 먼저 뛰면 너도 나를 따라 뛰는 거야!”
“여기 모래밭이 뒹굴고 놀긴 가장 좋아!”
나는 그때 언니가 참 멋있다고 생각했어요. 가끔은 멋진 오빠 같기도 했어요.
놀이터에서 친구들이랑 잘 어울리는 법도, 사람들을 믿는 법도, 심지어 흙냄새 맡으며 바람 느끼는 여유도 쿠키 언니가 가르쳐 줬어요.
그런 쿠키 언니를...
이젠 놀이터에 가도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하니, 놀이터가 조금은 넓어 보였고, 바람도 조금 차가워졌어요.
슬픔과 그리움에 잠길 때 즈음, 아빠가 오빠들에게 농담처럼 자주 하던 말이 떠올랐어요.
“지구는 둥그니까 자꾸 걸어나가면, 온 세상 어린이들 다 만날 수 있어~!”
‘그러니까 언니… 우리 꼭! 다시 만나요.’
놀이터 한편에, 쿠키 언니와 놀던 자리가 있어요. 그곳에 가면 언니의 냄새가 아직도 남아있는 것 같아요. 그 자리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나는 혼잣말로 이렇게 말해요.
“쿠키 언니, 잘 지내요. 나는 언니를 절대 잊지 않을 거고, 언니를 꼭 다시 만날 거예요!”
P.S.
아빠가 그러셨어요.
“몰리야, 사람도, 강아지도… 좋은 인연은 꼭 다시 만나게 돼 있어. 쿠키언니 많이 보고 싶어? 아빠가 언제든 만나게 해줄 테니 걱정 마!”
그 말, 나 믿어요.
그리고… 그날이 오면 언니에게 달려가, 꼬리를 세차게 흔들어줄 거예요.
“나야, 몰리! 언니, 나 기억나지?”
그때까지… 나는 여기, 우리 놀이터에서 기다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