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은 참 좋아요.
낯선 냄새들, 부드러운 바람, 발끝에 닿는 잔디와 모래. 그리고 옆에서 함께 걷는 아빠의 발걸음 소리까지. 그런데… 산책길엔 저를 어렵게 하는 게 하나 있어요.
“부우우우웅!”
“빠아앙!!”
갑자기 어디선가 튀어나오는 시끄러운 소리, 눈앞을 휙 스쳐가는 커다란 자동차, 오토바이, 자전거, 버스…
그럴 때면, 저는 저도 모르게 그쪽을 향해 확! 뛰어가거나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채, 마구 짖어버려요.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먼저 반응해버려요. 아빠는 그런 저를 안쓰럽게 보시다가 조용히 한숨을 쉬세요.
“몰리야… 너 진짜.. 그렇게 뛰어들면 위험해. 언제 진짜 사고 날 수도 있단 말이야.”
아빠는 겁이 많아요. 아니, 저 때문에 겁이 많아진 것 같아요.
그러고는 다음날부터 아침마다 저를 데리고 버스 정류장 근처로 가셨어요. 차들이 슝슝 다니는 큰 길가. 아빠는 거기 벤치에 앉고, 저는 그 옆에 앉았어요.
“몰리야, 오늘부터 연습하자. 차 지나가도 안 짖고, 안 뛰면 간식~ 알겠지?”
저는 아빠 말을 듣고, 최대한 조용히 앉아 있었어요. 하지만, 부우웅! 하는 소리가 가까워질수록 꼬리는 빳빳해지고, 귀는 뒤로 접히고, 다리가 들썩들썩했어요. 참으려 애쓰고, 억지로 입을 다물고, 그 자리에 꼭 붙어 있었어요.
“옳지! 잘했어 몰리~”
아빠는 웃으면서 간식을 주셨어요.
그렇게 며칠을 반복했어요. 아침마다 버스 정류장 앞 벤치에 앉고, 지나가는 차 소리에 적응하는 훈련을 했죠.
그런데…
그다음 날 산책길.
조용하던 골목을 지나, 큰길 모퉁이를 돌자마자
“빵!!”
오토바이 한 대가 큰 소리를 내며 쌩 지나갔어요. 그 순간, 저는 또 확! 뛰쳐나가 버렸고, 목줄이 턱! 하고 당겨졌어요.
“몰리!!!”
아빠의 놀란 목소리가 들렸어요.
나는 움찔했어요. 그러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그 자리에 멈춰 섰어요.
사실… 나도 알아요. 이러면 안 되는 거. 아빠가 많이 걱정한다는 것도. 아빠가 이 버릇을 고치려고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도…
근데, 그게… 그게 정말 마음처럼 안돼요. 무서운 건, 정말 무서운 거예요.
그 순간에는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아요. 아빠가 실망하진 않았을까… 나 때문에 마음이 또 무거워졌겠지…
나는 슬며시 아빠 옆으로 가서, 살며시 아빠의 손등에 코를 대었어요.
‘미안해요, 아빠… 나도 정말 고치고 싶어요.’
아빠는 그런 저를 한참 바라보시다가, 조용히 제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씀하셨어요.
“미안해, 몰리야. 아빠가 화내서.. 우리 조금씩, 아주 조금씩 다시 해보자. 오늘은 깜짝 놀랐지만… 내일은 또 괜찮을 수도 있잖아?”
그 말에 나는 작게 꼬리를 흔들었어요. 나도 아빠를 위해 조금 더 용기를 내볼게요.
P.S.
그날 밤, 꿈속에서 나는 버스 정류장 벤치에 앉아 있었어요.
시끄러운 차들이 지나가도 나는 아무렇지 않게 앉아 있었고, 아빠는 내 옆에서 웃고 있었어요.
그런 날이 진짜로 올 수 있을까요?
나는 믿어요. 왜냐하면, 내 옆에는 아빠가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