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엄마 이야기

by 윤희영

우리 엄마는 책임감이 참 강해요. 항상 바빠요. 집안일도 하고, 밥도 하고, 청소도 하고, 출근까지도 하세요. 정말 정말 바쁘게 사세요.


그러면서도 아빠가 없는 시간엔 나를 꼭 산책시켜주세요. 아빠랑은 잘 가지 않는, 호수공원의 끝까지 갈 때가 많아요. 멀리 가고, 오래 산책하는 게 좋긴 한데, 사실 요즘은 날씨도 덥고 많이 걷는 게 좀 힘들어요.

하지만 엄마를 위해 따라가줘요.


우리 엄마가 아니었다면 나는 “윤몰리”가 될 수 없었을 거예요. 지금의 아빠, 엄마, 오빠들을 만날 수 없었다는 거죠. 엄마는

“나는 더 이상은 절대 강아지 안 키워. 하지만 만에 하나, 정말로 키운다면 꼭 셀티를 키울 거야”

늘 이렇게 아빠에게 말했대요.


나를 “윤몰리”가 되게 해 준 엄마에게 정말정말 감사해요.


엄마에겐 종종 미안할 때가 많아요. 나는 아빠에게 하는 행동과, 엄마에게 하는 행동이 조금 다르거든요.

아빠가 아침 늦게까지 주무시면 나는 얌전히 참고 기다리지만, 아빠가 안 계실 땐 아침 일찍 엄마 방의 문을 벅벅벅 긁거나, 엄마 침대 위에 올라가서 엄마 다리와 발을 앞발로 마구마구 긁어서 깨우기도 해요.

배가 고픈데 밥그릇이 비어있으면 설거지하는 엄마 옆에 가서 밥그릇을 발로 막 긁기도 하고,

오후 산책을 갈 시간이 되었는데 산책 나갈 기미가 안 보이면 엄마에게 점프하며 앞발로 잡고, 입으로 물고 시끄럽게 짖으며 늘어지곤 해요.

이런 나의 모습을 아빠가 보았다면 아마도 깜짝 놀라셨을 거예요.


아, 그거 아세요? 엄마랑 아빠는 서로

“몰리 간식 좀 그만 좀 줘. 살찌는 거 봐봐”

이렇게 이야기를 해요. 그러면서 아빠는 돌아서면 나에게 육포, 껌 같은 간식을 주시고, 엄마는 아빠가 출근하시면 요리하면서 이것저것 나를 위에 남겨주세요. 삶은 계란도 반개나 잘라서 주시고, 삼겹살을 구울 때 양념하지 않고 구운 부분을 일부러 덜어놨다가 주시고...

나는 엄마 아빠의 이런 사랑 때문에 살이 찌고 있어요.

엄마생각2.png 엄마 생각하는 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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