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작은오빠.
내가 우리 가족을 만나던 그때. 작은오빠는 정말 어린아이였어요.
처음 함께 차를 타고 집으로 올 때, 오빠에게서 아기 같은 좋은 냄새가 났던 걸로 기억나요. 지금은요? 벌써 시커먼 중학생이 되었고, 목소리도 이상하고, 묘한 냄새도 나는 거 같아요.
그래도, 우리 작은오빠는 표현을 많이 해줘요. 큰오빠랑은 완전 반대예요.
내가 우리 집에 오기 전까지는 아들만 둘이던 우리 집에서 귀엽고, 애교도 부리고 말도 많고, 딸 역할을 해준 사람이 바로 작은오빠래요.
항상 따뜻한 말투, 목소리로 “몰리 몰리~” 하며 부르고, 나를 껴안고, 번쩍 들고 오빠방에 데려가고, 내가 도망가려 하면 비장의 무기인 과자봉지를 가져와선 나를 유인하기도 해요. 내가 오빠에게서 종종 과자를 얻어먹는다는 건 엄마아빠께는 비밀이에요. 아마도 아빠가 보시면 난리 날 거예요.
작은오빠는 나를 끌어안고 밤새 같이 자는 게 소원인 거 같아요. 하지만 오빠는 열이 많아요. 우리 식구들 중에서 가장 몸이 뜨거워요.
그렇다 보니 오빠 옆에 잠시 있는 것도 내겐 너무 힘들어요. 그래서 작은오빠가 오해를 했을 수도 있어요. 나는 작은오빠가 너무 좋은데, 너무 사랑하는데, 더워서 멀리 도망가는 건데, 혹시라도 내가 오빠를 별로 안 좋아하는 걸로 오해할까 봐 걱정이 돼요.
오빠는 밖에서 나를 만나면 저 멀리서부터 “몰리~ 몰리~ “ 하면서 반갑게 뛰어와 나를 끌어안고는 했어요. 그런데 그건 딱 초등학생일 때 까지 인 거 같아요. 중학생이 된 요즘은 큰오빠랑 점점 비슷해지고 있어요.
큰오빠 방은 정리 정돈도 잘 되어있고, 깔끔한데, 작은오빠방은 반대예요. 이것저것 어질러져 있고, 오빠는 책상에서 과자를 먹다가 여기저기 흘리고.. 저는 그래서 오히려 좋긴 하지만요. 작은오빠방이 좀 더럽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종종 오빠방 바닥 매트 위에 쉬야를 한 적이 있어요. 뭐랄까,, 작은오빠방에서는 그래도 될 거 같은 느낌?
예전에 작은오빠가 집에 친구들을 처음 데리고 놀러 왔을 때, 나는 너무 무서웠었고, 그 기억 때문에 트라우마라는 게 생겨버렸어요. 오빠 또래의 아이들 소리만 들으면 으르렁거리고 짖어대는. 그런데 웃긴 건요. 그때 우리 집에 놀러 왔던 오빠의 친구들이 얼마 전 또 놀러 왔는데, 오빠들에게서 전에 안 나던 이상한 냄새도 나고 목소리들이 다들 작은오빠 목소리처럼 이상해져 있었어요. 아빠는 그 소리를 “돼지 멱따는 소리”라고 하셨어요.
나에게 트라우마를 남겼지만, 여전히 나를 보면 반기고, 만지고 싶어 하고, 간식을 주는 오빠와 오빠 친구들을 나는 좋아해요. 내가 만약 으르렁거리면, 그건 그냥 습관이겠거니 생각해 주세요.
'작은오빠가 우리 집에서 해주던 딸 역할! 이제 그 역할은 내가 할 테니, 오빤 엄마아빠의 멋진 작은아들이 되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