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화영 Apr 15. 2021

내 삶을 사랑하는나만의 방식

사는 일에 대한 공부를 멈추지 말 것

휴대폰으로 한창 음악을 듣는데 활성화된 창이 꺼지니 무료로 듣던 음악이 바로 끊겼다. 

이제 막 노래의 메인 부분이 시작되려던 찰나였는데…. 혹시나 해서 정말 오랜만에 싸이월드에 접속해 봤다. PC로 봤을 땐 베타 서비스라고 표시되어 있었는데도 모바일에서 음악이 끊기지 않고 잘 나왔다. 싸이월드를 이용하던 당시 배경음악 선정에도 공을 들였던 터라 내 플레이리스트에 있던 음악이 매우 그립기도 했다.


지금처럼 블로그가 유행하기 전 개인 홈페이지처럼 꾸밀 수 있었던 싸이월드는 지인들의 근황을 살피고 연락을 주고받는 소셜 미디어였다. 사이버 머니였던 ‘도토리’를 충전해서 BGM을 구매하고 집을 꾸미듯 내 미니룸을 업데이트했다. 사진을 올려 친구들과의 추억을 공유하고 방명록을 통해 사소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일명 파도타기를 하며 친구의 근황을 살피기도하고, 홈페이지 메인 소개에 오늘의 기분을 적어 내 상태를 실시간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방문자가 몇 명이나 되는지 카운팅해 인기 홈페이지에 등극되기도 하고, 잘 모르던 음악이 인기 BGM에 등극해 갑자기 음반 순위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블로그가 급부상하기 시작하면서 싸이월드는 시류에 안착하지 못하고 결국 서비스를 종료하게 되었다. 그 소식을 듣고 내 20대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듯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7년만에 접속한 싸이월드에서 내 시선을 끄는 것은 ‘일기장’이었다. 타임머신을 타는 기분으로 열어 본 일기장에는 두려움 가득했지만 새로운 도전을 서슴지 않았던 활기차고 밝은 내가 있었다. 일과 사랑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고, 스스로에게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고민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내 존재의 이유는 바로 그런 질문들로부터 나왔다.


결혼을 하면서 이러한 고민들은 ‘가족’이라는 삶의 새로운 장으로 펼쳐졌다. 어떤 부모가 될지, 무엇을 하며 살고 싶은지에 대한 물음이 내 삶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어떨 때는 전업 엄마라는 이유로 세 아이 육아가 고스란히 내 몫이 된 게 억울하게 느껴졌다. 엄마라는 역할이 나 자신을 집어삼킨 기분은 처참했다. 나는 그 안에서 나로 살기 위해 버둥거렸고, 매일 읽고 쓰기 시작하면서 엄마가 아닌 그냥 ‘나’로 존재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나섰다. 아이들이 잠든 밤과 새벽 시간을 마다하지 않고 글을 썼고, 쌍둥이를 임신하고 겪는 신체 변화도 이겨 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제야 비로소 나는 세 아이 육아에 치여 내 안에 가득한 열정을 억누르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이 잠든 시간을 글로써 기꺼이 즐기는 것은 나와 내 삶을 사랑하는 나만의 방식이다.




*본 글 외에 다른 글은 책 <엄마이지만 나로 살기로 했습니다>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4.19(월) 저녁 8시 <줌zoom 미니 북토크>에 초대합니다. 책 출간 여정과 책에 실리지 않은 글 및 책에 대한 이야기로 채워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책 정보 바로 가기:

교보문고 https://bit.ly/2K7ymSB

예스 24 https://bit.ly/3qDoVLk


작가의 이전글 [4.19 북토크 초대합니다]김화영 작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