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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 zip Oct 28. 2022

‘니트족’ 청년이 늘었다, 왜?


청년들의 취업 문제에 대한 좋지 않은 현상들이 포착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첫 취업에 3년 이상 걸린 사람이 올해 상반기 기준 무려 35만 8천명으로 나왔다고 한다. 이와 함께 3년 이상 구직을 단념한 '니트족'도 8만명이 넘었다. 물론 '니트족'의 구분은 조사 기준에 따라 다르다. 다만 많은 청년들이 구직을 포기했다는 사실과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돌아봐야할 문제임에는 분명하다.


ㅣ유럽에서 출발한 'NEET' 유래ㅣ

니트족의 어원은 1990년대 유럽에서 출발한다.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줄임말로 취업을 위한 교육, 구직활동, 가사활동 등을 하지 않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국립국어원이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새롭게 등장한 신조어로 소개되면서 알려졌다. 


니트족은 단순 실업자와는 다른 개념이다. 새로운 직업을 얻고 싶어서 구직활동을 하는 일반 실업자들과 다르게, 취업에 대한 의욕이 전혀 없는 상태에 속해야만 니트족으로 분류할 수 있다. 


ㅣ증가하는 니트족, 위험해지는 경제ㅣ

니트족이 늘어나면 당연히 국가 입장에서는 경제적 손해를 입게 된다. 과거 1990년대 초 '오렌지족'은 생산적 경제활동을 하지 않았음에도, 화려한 소비생활을 할 능력이 있었지만, 니트족은 소득과 소비 능력이 모두 부족하다는 차이가 있다. 최소한의 소득만 가지고 있다면, 구직에 대한 의지를 우선시하지 않는다.

최근 국내 니트족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것이 이어지면 국내총생산 지수의 감소, 잠재성장력 약화 등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또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하게 되면 계속해서 실업률이 올라가는 등 여러가지 사회 문제가 추가적으로 더 생길 가능성이 있다. 


ㅣ어떤 이유로 니트족이 되었나ㅣ

니트족의 비율이 늘어난 시점은 코로나19가 국내에 영향을 끼친 2020년부터다. 국내 경제 상황이 위축되면서 대기업 신규 채용 등 일자리 자체가 줄었고, 간간이 나오는 채용 공고에는 엄청나게 많은 지원자들이 몰렸다. 어마어마한 경쟁률 앞에서 구직을 포기하는 구직 단념 청년의 사례가 늘었다. 


젊은 청년들은 대부분 대학교까지 졸업한 고학력자가 많아 안정된 직장을 선호하는 비율이 높다. 실제로 전체 니트족 중 대학교를 졸업한 고학력자의 비중은 74%에 이른다는 결과도 나왔다. 고학력자들이 선호하는 대기업들의 경우 당연히 경쟁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코로나19를 통해 최근 들어 채용 횟수도 줄었고, 반복된 구직 실패는 "어짜피 떨어질텐데"라는 무기력감과 함께 니트족 증가로 이어졌다.  



ㅣ니트족의 입장 "우린 바보가 아니다"ㅣ

니트족 청년들도 마냥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청년들은 고정된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 아닌, 단기 아르바이트나 플랫폼 노동과 같은 방식으로 경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런 선택을 한 배경은 청년들의 입장에서 바라본 '안정적인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노동 조건 등의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현실을 직접 마주해봤기 때문이다.


구직을 하는 청년들은 자신의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커리어' 혹은 워라밸 보장과 같은 '근로 조건' 등을 중요한 가치로 둔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회사들은 이런 조건을 정확히 맞춰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니트족 청년들 입장에서는 불완전한 회사에 다니며 끌려다니는 것 보다, 완전히 쉬거나 혹은 스스로 'N잡러'를 위한 삶을 사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수입이 필요할 때마다 단기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면 적어도 불합리한 근로 조건을 강요받지는 않는다고 여긴 것이다. 


ㅣ지속 가능한 노동 정책이 필요하다ㅣ

니트족들이 생겨난 원인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특정 제도나 정책을 통해 해결을 시도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동안 정부에서 시행해온 청년 노동정책은 대체로 지원금과 같은 직접적인 당근책이 많았지만, 이는 오히려 니트족들의 구직 시점을 늦추기만 할 뿐이었다. 당장의 실업자, 니트족들을 줄이는 방향보다 근본적으로 그들이 구직을 하려고 하지 않는 이유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그에 맞는 해결책을 내세워야 한다.


제일 중요한 것은 '기업문화의 개선'이다. 아직도 많은 기업들에서는 청년들이 불합리하게 생각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예전에는 모두 참고 일했다"라는 논리를 되물림 하지 않는 문화가 형성되어야 한다. 2030 청년들은 월급 만으로 평생을 살긴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들 중 일부가 니트족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바보가 아니다. 사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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