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 그리고 211일
가족들을 위해 밥을 짓고, 빨래를 하고, 청소를 하고...
그 모든 것들이 가족들을 위한 일이기는 하지만
당연한 일들은 아닌데,
나는 왜 '엄마'의 그런 일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것일까?
아침, 출근할 때 입을 옷이 빨래 더미 위에 그대로 있거나
저녁, 퇴근하고 돌아왔을 때 고픈 배를 달랠 맛있는 음식이 차려져 있지 않거나
그럴 때에
왜 나는 '엄마'에게 투정 부리고 짜증내는 일이 '당연'하게 되었을까?
'엄마'의 희끗희끗해진 머리카락을 보면서도
부쩍 집안일을 힘들어하는 '엄마'를 보면서도
왜 나는 '당연'하듯 '엄마'에게 짜증을 내고 마는 걸까?
실은, 그 모든 일들이 당연한 게 아닌데도.
나이를 이렇게 먹었는데도
내 나이만큼 '엄마'의 나이도 늘었는데,
철없는 아이처럼 나는 투정을 부리고 만다.
그러다, 이게 아닌데, 멈칫하면서
또 그런 철없는 나에게 짜증이 난다.
결국은 어느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는 나 자신에게 화가 나고 만다.
'엄마'는 당연한 존재가 아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처음 얻은 세상 가장 큰 기적이자, 선물이다.
다시 태어난다 해도, 다시 또 얻을 수 있을지 모를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가장 큰 축복이다.
'엄마'라는 존재는 그렇게, 기적 같은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