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교수님 - 하는 일의 10%만 성공하는 것이 정상이다.
학교에서 교양 수업으로 동양 철학에 대해서 배우고 있었다.
교수님은 철학에 대한 전문가답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는데,
그중에서 지금의 나와 시기가 맞아 더욱 크게 와 닿은 말이 있었다.
이 말은 희망적이진 않지만 희망이 꺾이지 않게 해주는 말이었다.
현실을 버텨나가기 위한 주문 같은 말이다.
최근에 이때까지 내가 노력해왔던 것을 인정받을 수 있는 큰 프로젝트에 지원했다가 떨어졌다.
하나의 일이 풀리지 않자, 다른 일들도 손에 잡히지 않았고
모든 것들이 안 풀리기 시작했다.
무기력증에 빠졌다.
어차피 안 풀린다고 생각하니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시간에 쫓겨 동양 철학 수업을 들었다.
교수님은 양주(전국시대의 제자백가 중 한 명)에 대한 설명을 하시다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우리는 시도한다고 해서 모든 일에 성공할 수는 없죠? 저도 시도하는 일에 10% 정도만 성공하고 나머지는 실패해요. 근데 그게 정상인 것 같아요. 가끔 30% 정도 성공했을 때는 나 자신에게 칭찬을 해주는 거죠. 잘했다고.”
나는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를 보고 있었던 것 같다.
전체를 보지 못하고 하나의 프로젝트만 생각한 것이다.
이 세상 모든 사람이 시도하는 모든 것을 성공하는 것은 아닐 텐데,
하물며 교수님조차도 하는 일에 10%밖에 성공하지 못한다고 하시는데.
이번에 떨어진 프로젝트는 성공하는 10% 외의 수많은 일들 중 하나였다.
내가 지금 일이 잘 풀리지 않을 것 같다고
어느 것도 도전하지 않는다면,
성공할 10%도 없는 것이다.
물론 실패해놓고 생각하는 자기 계발서 같은 합리화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는데 어느 정도의 합리화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프로젝트 따위는 잊고 다시 내가 해야 할 일들을 찾았다.
무기력증을 극복하고 다시 일들을 하고 있다.
이 말이 진짜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모든 사람들을 쫓아다니며 성공과 실패의 횟수를 셀 수도 없고,
시도하는 일의 횟수나 크기도 다 다를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이 진짜이든 아니든,
살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는 말임은 확실하다.
2020.04.19. 골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