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프레임에서 내 삶을 사는 법, @jeple_ 님의 이야기
IMAGAZINE INTERVIEW SERIES 2
퇴근길, 사람 가득한 지하철에 올라서면 후련한 마음이 든다. 오늘 하루 고생했다, 다 이렇게 사는 거지 하며 경계를 알 수 없는 프레임에 나 자신을 넣어두고는 한다. 우리는 제각기의 삶을 살지만 제각기의 프레임을 가졌다고 할 수 있을까? 오늘은 자신의 스스로 만든 프레임에서 자신의 삶을 사는 @jeple_ 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 제주도민인 그는 딱히 직'장'은 없지만 직'업'은 많다.
안녕하세요, @jeple_ 님. 지금 하시고 계신 일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도에서 제주도를 돌아다니며 저만의 방식대로 제주도를 소개하는 @jeple_입니다. 에어비앤비 호스트를 하며 귤이랑 한라봉도 키우기도 해요. 주로 포토그래퍼로써 사진을 찍고요.
'직장 없이 제 멋대로 사는 게 어때서'라는 슬로건이 흥미로워요. 직장이 없어도 되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나요?
저는 지금 직장은 없지만 직업은 많아요. 직장은 규칙적인 수입을 주는 곳이지만 내가 한 만큼 보상을 받는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고요. 저는 안정적인 수입보다는 제가 한 만큼 보상받는 일을 하고 싶어요.
아까 자기소개하실 때 주로 포토그래퍼로 일한다고 하셨어요. @jeple_ 님 사진은 제주도의 정서와 분위기를 잘 담아내서 그런지 제주도를 그리워하다 결국엔 가고 싶어지게 하는 특유의 감성이 느껴져요. 단순히 사진을 찍는 기술보다도 @jeple_처럼 본인만의 개성이 담긴 사진을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진은 주관적인 기준이라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사진을 찍는 매 순간 느끼는 기분이 같을 수는 없어요. 주위를 둘러보는 습관을 들여 내 눈에 들어오는 프레임을 찾으면 될 것 같아요.
사진을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약 5년 정도 됐어요.
찍으신 사진들을 보면 공통적인 색감이 담겨 있는 것 같아 보기에 편안해요. 애용하거나 선호하는 카메라가 있나요?
선호하는 기종은 계속 바뀌는 것 같아요. 요즘은 후지필름이라는 브랜드를 좋아해요. 자주 들고 다닐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여러 가지 '업'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진을 찍는 일에 조금 더 큰 애정이 느껴져요. 사진을 찍는 일의 가장 큰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사진이 곧 기록이 된다는 점이에요. 사진의 의미는 순간을 기록하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순간은 계속 흘러가고 그중 다시 오지 않을 어떤 순간을 기록해서 두고두고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매력이죠. 그다음으로는 아름다움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전체를 모두 보는 것보다는 사진은 아주 작은 아름다움에도 집중할 수 있게 해 줘요. 우리는 일상에서 그런 작은 아름다움을 자주 놓치고 살잖아요. 또 아름다운 것만 보고 살 수도 없고요. 저는 사진에서만큼은 아름다움에 집중하고 또 그것을 만끽하며 지내고 싶어요.
아름다움에 집중한다는 말이 좋아요. 사진을 찍으면서 직업으로써 성취감을 느낄 때도 있나요?
저는 사진으로 담을 수 없다고 생각했던 아름다움을 어떻게든 담아보려고 노력해요. 찍고 또 찍어요. 그리고 그 노력의 결과물을 확인하면 제가 원했던 아름다움이 그곳에 담겨있어요. 그때 마음이 힐링이 되면서 성취감을 느껴요.
사진은 찍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찍히는 대상도 중요하잖아요. 피사체라고 하죠. 자주 찍게 되는 피사체가 있나요?
풍경에 어우러진 사람이요.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해수욕장에서 놀고 있는 가족, 연인들을 찍는 걸 좋아해요. 찍힌 사진들을 보면 그 사람들의 행복이 상상이 되어서 더 좋아요.
지금 하고 있는 일 말고 새롭게 흥미가 가는 일이 있으신가요.
요즘은 사진보다 영상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영상작가가 되고 싶고요. 매일을 기록하며 추억과 행복을 남기는 데에 진심이에요. 제가 추구하는 감정은 행복이거든요. 사진과 영상으로써 매일의 행복을 기록하며 지내고 싶어요.
프레임(frame)이라는 단어는 <틀, 액자>라는 뜻을 가지고 있지만 <뼈대>라는 뜻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어떠한 프레임(틀)에 속하고 싶어 하는 것은 안정감이나 소속감 등을 위한 인간의 당연한 욕구이다. 대부분의 우리는 대중적인 행복의 프레임 안에서 만족하며 지낸다. 그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이 글을 보는 당신이 그 틀 안에서 어떠한 답답함을 느낀다면 당신은 그 프레임(틀)에서 뛰쳐나와 당신만의 프레임(뼈대)을 만들 수도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도 있지만 스스로를 믿고 간다면 결국 그 길의 끝은 행복으로 향할 것이다. @jeple_ 님이 향해 가고 있는 것처럼.
에디터 JIN
사진 제공 @jeple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