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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Magazine Nov 09. 2022

"누군가와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에어비앤비 슈퍼 호스트 @jamjamsons 님의 이야기  

IMAGAZINE INTERVIEW SERIES 3





공간력이라는 말이 있다. 국어사전에는 없지만 요즘 마케팅에서 화두가 되는 말이다. 공간력이란 공간이 주는 특유의 분위기, 냄새, 사람과 사람이 건네는 온기, 공간 디자인이 제공하는 미적 감동 등을 이야기한다. 다시 말하자면 공간의 감성을 충분히 살려 사람과 사람을 잇고, 경험에 색채를 더하는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공간력이라고 한다.(참고 : 요즘 마케팅 트렌드, 요즘 마케터 트렌드 키워드 (tistory.com) ) 요즘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알려진 공간들을 보면 이런 공간력을 지닌 공간들이 대다수이다. 

 여기, 자신이 생활하는 집의 공간력을 발휘하여 에어비앤비 슈퍼 호스트가 된 @jamjamsons 님이 있다.



안녕하세요 @jamjamsons 님, 누군가와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은 일이었을 텐데, @jamjamsons 님에게는 그러한 것들이 오히려 에너지로 다가오는 듯한 느낌이 드네요. 에어비앤비 호스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신 건가요? 

 그렇게 느끼셨다니 감사해요.(웃음) 예전에 괌에 혼자 놀러 간 적이 있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에어비앤비를 사용해봤죠. 현지인의 게스트룸이었는데 정말 편안하고, 괌 현지인이 된 기분이었어요. 그때의 경험이 정말 좋아서 저도 결심하게 되었어요. 나도 에어비엔비의 호스트가 되어 좋은 경험을 게스트에게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그때 그 결심이 지금의 저를 호스트로 만들었어요.



그 숙소의 어떤 점이 @jamjamsons 님에게 결심까지 하게 만들었을까요? 궁금해요.

 생각보다 단순해요. 괌에 놀러 갈 때 제가 휴식을 목적으로 갔어요. 숙소에 도착했는데 잠이 쏟아지더라고요. 보통은 여행 가면 관광하기 바쁘잖아요. 저도 도착하자마자 그런 생각을 했어요. 그렇지만 어차피 차를 렌트했으니까 언제든 관광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일단 잠을 잤죠. 그러고 일어났더니 벌써 밤인 거예요. 보통은 낯선 곳에 가면 잠을 편하게 잘 수가 없잖아요. 저는 완전히 푹, 편안하게 잤어요. 하루 종일. 도착한 순간 이미 공간에 마음을 줘버린 거예요. 그래서 편안한 마음으로 잘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눈을 뜨니 마음이 편안했어요. 제가 있는 공간이 제 것 같고, 제가 있는 괌이라는 섬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어요. 단지 이 경험만으로 제가 현지인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어요. 정말 좋았어요.



공간의 이름이 jamhouse, 이름도 정말 귀여워요. jamhouse에 대한 소개 부탁드려요.

 저에게 있어 에어비앤비란 게스트에게 가치를 드릴 수 있어야 한다고 해요. 그래서 저는 jamhouse를 '부담 없는 휴식'이라는 키워드로 포지셔닝했어요. jamhouse는 거실, 부엌, 호스트 룸, 게스트룸 모두 다른 콘셉트로 디자인했어요. 보통 에어비앤비 게스트는 1-5일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에게 신선한 편안함을 드리고 싶었어요. 그런 이유에서 벽을 블루 계열로 칠했고 물건은 간소화했고요.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싶어 하시는 분들을 위해 거실에 넓은 소파와 흔들의자를 두었어요. 말만 들어도 편안하지 않나요?



거실에서 본 게스트룸. 그는 게스트의 편안함을 위하여 게스트룸을 블루 계열로 맞추어 인테리어 했다.



그렇네요. 저도 가보고 싶을 정도예요. 인테리어를 혼자 하신 건가요? 인테리어 팁을 알고 싶어요. 

 제가 인테리어 전문가는 아니라서 이케아를 많이 참고했어요. 광명, 기흥 이케아 쇼룸을 3-4번은 쭉 돌아다녔고, 이케아 어플에서 온라인 쇼룸도 많이 참고했어요. 그중에 가장 맘에 드는 몇 가지를 jamhouse에 적용했어요. 시공은 온전히 저 혼자 했고요. 직장에 다니고 있었는데 출근 전, 퇴근 후 짬이 나는 대로 했죠. 처음에는 거실에서 자면서 방을 인테리어 하고, 방 인테리어 끝나면 방에서 자고 거실을 인테리어하고 그런 식으로 했어요. 벽지를 뜯고, 곰팡이를 지우고, 페인트칠을 하고, 가구를 이케아에서 주문하고, 배송, 조립, 배치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서 다했어요. 꼬박 한 달 걸렸어요. 



jamhouse의 인테리어 초안 도면



아까 jamhouse의 키워드가 '부담 없는 휴식'이라고 하셨는데요, 그러면 @jamjamsons 님이 부담 없는 휴식을 위해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나요?

 '부담 없다'라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만족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건 공간을 사용하는 가격과, 공간이 주는 분위기인데요. jamhouse는 제가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원가를 줄일 수 있었어요. 가격은 주변의 다른 숙소들에 비해 40% 정도 저렴하게 책정했어요. 조금 더 특별하게 하고 싶어서 jamhouse의 명함도 하나 제작했어요. 그 명함에는 'Welcome'이라는 메시지를 적어뒀는데 그 명함을 다음에 또 가져오시면 10% 추가 할인도 해드려요. 이런 방법들로 가격에 대한 부담을 최대한 적게 하려고 해요. 가격만큼이나 분위기도 신경 썼어요. 아까 인테리어 부분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안정감과 신뢰감을 주기 위해 블루 계열로 방을 인테리어 했어요. 가구도 최소한으로 배치하고 호스트인 저도 필수적인 이야기 외에는 대화를 먼저 시도하지는 않아요. 저는 게스트분들에게 jamhouse를 통해 휴식의 가치를 최대한으로 알려 드리고 싶어요. 





방문하는 게스트들의 주된 방문 목적이 있나요? 

 많은 분들이 다양한 이유로 jamhouse를 방문해주시고 제각각의 게스트를 만나는 일은 정말 즐거운 일이에요. 대부분은 출장으로 많이 오세요. 어떤 분은 외국에서 한국인 여자 친구를 만나는데 그동안 묵을 공간이 필요해서 , 어떤 분은 입사 면접을 보기 위해, 어떤 분은 시험 준비를 하기 위해 오셨죠. 재택근무를 하려고 오시는 분들도 있어요. 재택근무를 하시는 분들하고는 대화할 기회가 많아서 저도 더 반갑더라고요.



그렇게 다양한 게스트들이 왔다 가면 에피소드도 많을 것 같아요. 기억에 남는 분이 있나요?

 jamhouse에 머무르셨던 게스트 중 저녁식사를 포장해 오셔서 같이 밥을 먹었던 분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밥을 먹으면서 서로의 이야기를 하며 급속도로 친해졌어요. 같이 집 앞에 있는 백남준아트센터에도 같이 놀러 갔었어요. 지금은 연락을 안 한 지 좀 됐는데, 생각난 김에 한번 연락해야겠어요. (웃음)



아무래도 생활하는 공간을 내어주다 보니 게스트 때문에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사람이 있어서 불편함을 느낀 적은 없지만 늘 좋은 추억만 생기는 건 아니예요. 게스트룸 커튼이 흰색인데 이물질을 묻히고 가는 분도 계셨고, 비 오는 날 제 신발을 마음대로 신어서 완전 비에 홀딱 젖은 채로 구석에 숨기고 가신 분도 계셨어요. 그럴 땐 정말 속상해요. 하지만 게스트 분들께서 정성스럽게 적어주시는 후기를 볼 때는 안 좋은 일들을 다 잊을 만큼 행복하고 뿌듯해요. 오셔서 저랑 말 한마디도 안 하고 잠만 자고 가셨는데도 후기에서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감사하다, 정말 편안하게 자고 갔다, 친구 집에서 하루 자고 간 느낌이었다 이런 후기를 볼 때 에어비앤비 호스트 하기를 참 잘했다 싶어요.



다시 공간 이야기로 돌아와 볼까요. jamhouse는 특유의 공간력이 있는 곳이라고 느껴져요.  @jamjamsons 님이 추구하는 공간이란 무엇일까요. 

 공간이란 곧 라이프스타일 아닐까요? 공간을 구성하는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이 공간의 전체적인 톤과 색, 가구 디자인과 배치를 결정하는 것 같아요. jamhouse는 방, 거실, 부엌이 각각 다른 색을 띠고 있어요. 같은 집에서도 공간마다 구분을 하고 싶었어요. 이동할 때마다 새로운 공간을 가는 느낌 같은 거요. 저라는 사람 자체가 집에서 업무도 보고, 게스트도 모시고, 커피도 내리고, 친구들도 초대하는 등 많은 일을 해요. 이런 일들이 각각의 공간에서 이루어진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색으로 분리를 했어요. 이런 공간의 분리가 저라는 사람의 다양성을 설명한다고 생각해요. 



옷을 정리해둔 옷장에서도 그의 라이프스타일을 짐작할 수 있다.



점점 jamhouse가 궁금해지네요. jamhouse만의 장점이나 주변의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나요?

 장점이라면 부담 없는 가격과 젠틀한 호스트 아닐까요? (웃음) 여기 오시는 분들에게 숙소 바로 앞에 있는 백남준 아트센터를 강력하게 추천하고 있어요. 오시는 분들에게는 주변의 맛집과 카페 공간도 추천해드려요. 



이 모든 것이 괌 여행에서의 경험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이 놀라워요. 혼자 여행을 자주 다니시나요? 여행을 갈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나요?

 해외나 국내여행 모두 혼자 자주 가요. 물론 친구와 같이 가면 더 좋긴 하지만 시간 맞추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가고 싶은 날짜와 시간에 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혼자 자주 가는 편이에요. 저는 모든 일에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왜 여행을 가는지에 따라서 무엇을 할지와 어떻게 할지가 결정되니까요. 그래서 목적만 결정된다면 무엇과 어떻게는 정해지지 않았더라도 일단 출발해요.



여행하기에는 정말 좋은 마인드네요. 마지막으로 앞으로 jamhouse의 목표가 있을까요?

 다음 step으로 다른 지역에 2호점을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그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의 집에 빈방이 있는 경우, jamhouse라는 브랜드로 그 방을 직접 꾸며주고 수익을 공유하는 방식으로요. 




공간력은 어쩌면 공간을 만드는 사람이 얼마나 세련되게 묻어나는지에 따라 달라지는지도 모르겠다. 하루쯤은 자신이 사는 공간을 둘러보자. 그 공간에 당신은 얼마나 담겨있는가? 무엇을 더 담고 싶은가? 일단 담아보자. 그것이 곧 당신이 될 것이다. 


 

에디터 JIN

사진제공 @jamjam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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