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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남세아 Sep 07. 2021

류현진 선수 파이팅

진심을 다해 응원한다



 류현진 선수가 고군분투한다. 이역만리 타지에서 코로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선전하며 많은 국민들에게 힘을 주고 있다. 요즘 쓸데없는 걱정 중 하나로 축구선수 메시와 호나우두 이적 문제를 많이 얘기하는데, 멀리서 찾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스포츠 선수 중에는 손흥민과 류현진 선수에 대한 걱정이 불필요한 걱정 우선순위에서 높은 부분을 차지할 것 같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둘째 딸 변기를 비우는 게 더 현명하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할 수밖에 없고, 기울어진 생각은 기우와 불안을 동반하기도 한다. 사람 성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내 경우는 불안이 불안을 낳는 경우가 많았다.

최근 부정적인 기사들이 많아졌다

 전 세계 야구스타가 된 오타니 선수나 다르빗슈, 메이저리그를 강력하게 휩쓸고 지나간 이치로에 비해서 우리나라 선수들의 활약상은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류현진 선수는 실력에 비해 빛이 바래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 매번 그를 따라다니는 수식어 중에 '낮게 평가된 에이스', '빛을 바란 호투' 등 칭찬에 인색했다. 그런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최고의 성적을 이끌어 내는 게 대단하다.




 류현진 선수의 장점은 야구지식이 높고, 침착하며, 상대방과 수싸움에서 우위를 둔다는 점이다. 야구지식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끌어올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천재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당연히 메이저리그 대표선수로 뛸 정도면 천재성은 가지고 있다. 모든 선수의 운동신경이 뛰어나지만 그들만의 리그에서 상대적으로 높고 낮음을 비교할 수 있는데, 류현진 선수는 다른 투수를 압도한다. 어쩌면, 편안하고 둥글둥글한 외관을 통해서 편견에 빠진 사람들에게 반전 효과를 가져다주는 것도 한몫을 한다.


 다음으로 침착함 역시 타고난 성향이다. 홈런을 맞든 대량 실점을 하든 무너지는 모습을 보인적이 없다. 2년 전 메이저리그 전체에서 최저 방어율로 시즌을 마무리했는데, 상대 타자가 안타를 치고 베이스에 나가 있을 때 더 침착하게 잘 던진 결과로 입증할 수 있다. 게다가 투 스트라이크 쓰리 볼인 풀카운트 상황에 스트라이크가 아닌 유인구를 잘 던지는 부분에서도 강심장임을 증명한다.


 상대방과 수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상대방 선수를 잘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천재성보다 노력이 필요한 분야라고 말한다. 하지만 난 생각이 조금 다르다. 싸워야 할 상대방의 좋아하는 구질과 싫어하는 공뿐 아니라, 그날 컨디션과 날씨를 느껴야 하고, 심지어는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까지를 잘 파악하여 직관적으로 판단한 다음 한구 한구 던져야 한다. 통찰력은 노력과 경험을 통해서 갖춰졌지만 결국,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확연하게 달라진다. 그런 연유로 상대방과 수싸움은 야구지식과 귀결될 수밖에 없다. 가끔 경기 후 인터뷰 내용을 보면 중요한 시점에 던진 실투를 많이 언급한다. 자신의 선택이 옳지 않았다는 표현으로 류현진 선수 직관에 의한 수싸움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것을 방증한다. 



 천부적인 능력과 노력을 통해서 정점에 도달해 있는 류현진 선수에게서 안타까운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다. 안타나 대량 실점을 하고 난 다음 감정 표현이 예전보다 조금 늘어난 점이다. 전에는 무너지더라도 무표정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는데, 결정적인 순간 주저앉거나 아쉬워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조금씩 비친다. 내가 다 속상하다. 요즘 실점이 많아지기는 했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힘든 리그로 옮겼고, 팀 실력과 코로나 상황도 좋지 않기 때문에 십분 이해가 된다. 메이저리그에서 같이 활약하는 김광현 선수처럼 평소 감정 표현을 많이 드러내면 걱정이 없는데, 그러지 않던 류현진 선수에게서 나오는 감정 표현은 불안에 불안을 낳는 성격인 내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다준다. 사실, 이럴 때 어울리는 말이 하나 있다. '니 걱정이나 해라. 숫자로 꼭 집어서 말해주면, 연봉 10만 불도 안되면서 2,000만 불 받는 선수를 걱정하지 말아라.' 아까 치우던 둘째 변기나 잘 닦아야겠다.




 가을이 다가오면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의 흥분지수는 고조된다. 1년간 노력한 결실을 이루기 때문에 보다 정성을 다하게 되고 노력하는 선수들을 볼 때마다 존경심까지 든다. 동력을 전해 줘야 하는 입장에서 불안을 조성하지 않기 위해 나부터 마음을 다져야겠다. 이역만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불안을 잠식시키며, 동네 형이 진심을 담아 응원을 보낸다. 현진아 힘내! 파이팅!!




어제 작성한 글인데, 오늘 글 발행 직전 최근 부진을 이겨내고 양키스전 6이닝 완벽투를 했다는 기사가 내게 전해졌다. 이럴 때 난 전율한다. 내 진심이 전해졌다는 혼자만에 생각으로 뿌듯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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