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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남세아 Nov 28. 2021

벽장 속으로 들어간 딸들


벽장 으로 두 딸이 들어간다

움푹 들어간 벽장 속에는

네버랜드로 연결되는

커다란 창문이 하나 있다


큰 놈은 주문을 외우고

작은 놈은 가만히 창에 기대어

동경하는 세상을 바라본다


이제 시간은 멈추고

 딸은 벽에 걸린 그림이 된다


그렇게 그만 자랐으면 한다



* 양주에 조그만 카페가 하나 있었습니다.

몇 해 전 우연히 들렀다가 친절한 사장님과 친해졌지요. 그렇다고 따로 본 것은 아니고 그냥 카페 사장과 손님일 뿐입니다. 아내가 친하고 전 가벼운 인사만 하는 사이입니다. 카페에는 자주 들러 시그니처 커피와 비스킷을 먹었죠.


어제 새로운 장소에 가게를 차렸다길래 생각나서 다녀왔는데, 스타벅스 건물 3층이라 우려가 컸습니다.


카페에 들어서는 순간 헛웃음이 나오더라고요.

그림 같은 공간과 담백한 인테리어는 스타벅스나 블루보틀을 걱정할 수준이 아니더라고요.

멋진 공간은 글에 빠진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좋았습니다. 잠시 머무르는 동안 웃고 즐기는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현실은 잊어버리고 그만 자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얼마 전 박연준 시인을 만나고 용기를 내기로 했습니다.

어설픈 시 답지 않은 글도 써보고 나누기로 다짐합니다.


덧+) 카페에서 받은 건 있습니다. 커피와 비스킷을 사서 먹었는데, 양념 치킨과 페어링 1등 한 와인이라며 곱절 비싼 선물을 줍니다. 내미는 카드를 막아서면서 그래야 다시 볼 수 있다는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폅니다. 그런 마음으로 사람을 대합니다. 저도 카페를 홍보할 생각이 없습니다. 홍보 글을 써본 적도 없고요. 사장님은 제가 글을 쓰는지도 모릅니다. 어차피 홍보 글 조차 초라하게 만드는 사장님 마음가짐에 예전부터 충분히 유명한 곳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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