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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남세아 Apr 11. 2022

브런치에서 열 달 동안 꾸준하게 글을 쓰면 벌어지는 일

브런치 알고리즘이 선호하는 단어 모음

드디어 브런치 피라미드를 완성했다. 증거 자료 최근 일주일 조회수를 캡처하여 대문 표지에 실었다. 브런치에서   이상 활동했다면 주간 조회수를 피라미드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것이다. 그것도 최고점을 오천회, 앞뒤 일은 삼천회, 하루씩 더한 날은 천 오백회 그리고 시작과 끝은 백회 미만으로 만들었다. 조회수 피라미드까지 완성하고 나니까 브런치에서 하산하고 싶지만 조금 더 유영하기로 했다. 



브린이로 허우적거리던 나를 가르쳤던 스승님 말씀이 생각난다. 당시 지금은 버겁고 힘들지만 묵묵하게 글을 쓰다 보면 진정으로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 자신의 글을 읽는 독자수까지도 조절할 수 있게 된다는 허무맹랑한 말 이제야 해가 되었다. 세밀한 현상 분석과 다양한 실험을 통해서 브런술을 득했고 마음껏 발휘할 수 있게 되었다.


오늘 쓴 글은 브런술 중 일부를 반영했다. 특히, 브런치 알고리즘이 선호하는 단어 순위 1위부터 10위까지를 모두 포함했기 때문에 브런치 나우 인기글과 카카오톡 뷰 그리고 다음 메인까지 올라간다.


솔직히 아쉽긴 하다. 좋은 글을 써야 하는데 특정 플랫폼 특성을 파악하여 기술을 부린다는 실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 다만 허튼 기술을 통해 많은 부분에서 성취감을 느끼다 보니 글 쓸 동력 얻는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브런술을 적용하니 글이 많이 읽히며 조회수가 춤을 춘다. 평소 허튼 통계치에 현혹되지 않기 위해서 조회수가 상승하는 단어와 문장을 자제하면서 억지로 조회수를 조절했는데, 최근 개인적인 일로 삶을 돌아보는 시간에 글을 멀리하면서 그동안 연마한 브런술로 피라미드 그림을 완성해봤다. 그러고 나니 이제는 최고 조회수 돌파에도 욕심이 생겼다. 글에 힘을 더하기 위해서  다시 한번 알고리즘을 공략해야겠다.


'떡볶이 먹다가 길거리에서 잠이유로 이혼당한 처제는 코로나 확진자들 사이에서 혼자 살아남았다'


방금 부린 브런술은 조회수 이천회 상승 팁이다. 핵심 단어 네 가지를 포함시켰다. 다음은 만 단위 기술도 공개해야겠다. 그래도 꾸준하게 글을 읽어준 독자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헌정한다.


'시어머니가 한밤 중에 밖에 나가서 포켓몬 빵을 사 오란다'


글을 쓰다 흥에 겨워 브런치 조회수 올리는 최상위 기술까지 공개했다. 이 글을 읽은 작가들은 너도나도 시어머니 장모님에게 포켓몬 빵을 가져다주는 글을 쓰게 될 것이며 조회수는 폭발할 것이고 브런치 운영진은 이 주 후에나 사태를 인지하여 27차 알고리즘 수정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다음은 라이킷 기술이다. 정말 단순한데, 글 쓰고 버티기만 잘하면 된다. 발행을 누르고 며칠간 잠수하면 된다. 코로나도 걸리고 삶이 힘들다면서 공동으로 는 매거진까지 홀대하면 글벗들이 동정심과 사랑으로 라잇 킷을 실컷 준다. 한번 흐름을 타면 잘 몰랐던 작가들에게도 영향을 주면서 라잇 킷 붐이 조성된다. 최근 임상실험 결과 허전한 내 글 몇 개가 말도 안 되는 라이킷을 받았다.



정성을 다해 쓴 글에 댓글이 달리면 기분이 좋다. 대부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답글을 달면서 소통을 하게 되고 글을 나누는 작가들과 한걸음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다. 가끔은 댓글을 통해서 크게 배우기도 한다. 나 역시 댓글을 좋아하며, 가끔 장문을 받을 때는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한다.


 보다 긴 댓글을 받는 브런술도 있다. 엄청난 댓글을 몇 번 받았는데, 이번 기회에 커밍아웃한다. 사실 브런치 작가 중 로*, 늘*유정, 좋*니, *영경, *라빠 작가들에게 내가 먼저 댓글을 써달라고 접근했다. 뒤로 일정 상품을 상납하고 댓글을 산 것이다. 내가 주도했는데 지금 계절과 어울리는 뭐 작가는 며칠 전 상부상조하자며 역으로 아이스크림까지 선물했다. 증거로 제시한다.


로*, 늘*유정 작가님 미안합니다


마지막으로 구독이다. 브런치 활동 열 달 동안 한 달에 백 명씩 정확하게 구독자 천명을 달성했다. 너무나 고마운 분들인데, 사실 브런술을 통해서 유혹했다. 이번 기회를 빌어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식적으로 생각하구독자 증가는 쉽게  수 있다. 내 글 수준이 높거나 신선한 정보를 가득 담았던지 배울게 많지도 않다. 그렇다고 막히게 재미있어서 찾는 것도 아닌데, 꾸준하게 구독자가 늘었다. 그렇다. 신문이나 통신사에서 구독이나 가입을 더 늘리기 위해 하는 방법과 동일하다. 바로 리베이트이다. 음지에서 검은돈을 뿌리는 것이다. 일산에 있는 유명한 독립 책방 너의 작업실 사장이자 브런치 작가인 탱님에게 최근 상납한 검은돈 내역이다. 책방에 오는 손님들에게 혜남세아를 구독해달라고 홍보 활동시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글쓰기도 벗어날 순 없다.


탱님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합니다

모든 것을 공개하니 속이 후련해진다. 최근 여러 일 동안 가라앉았던 기운은 많은 분들의 응원 덕분에 정상으로 돌아왔다. 예전처럼 꾸준하게 글을 나누면서 즐기는 삶을 살아야겠다.




마지막으로 몇 마디 더하면...

사월 첫날이 무려 열흘이나 지났다. 삼월 초 보글보글 멤버들과 약속했던 '만우절' 글을 쓰지 못한 한이 아직까지 남았다. 하필 중요한 시기에 대수롭지 않은 일 때문에 독서와 생각 그리고 글쓰기까지 멈췄던 자신을 돌아보며 한탄했다. 결국 만우절 한이 스며들어 오늘 잡글을 쓰게 되었다. 언제쯤 독자의 심금을 울리고 깊은 생각과 행동을 이끄는 글을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냥 잘 읽히고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으로만 남아도 뿌듯할 것 같다.


뒤늦은 글로 보글보글 매거진에 참가하기는 부끄럽고 푸념을 글로 풀면서 넋두리하고 다시 글밭에서 신나게 뛰어놀아야겠다. 이제는 다음 주 주제인 돌멩이만 열심히 생각한다. 이번 주 토요일에 발행할 글감을 차근차근 씹어 먹어야겠다.


진정 글은 삶과 다르지 않다. 힘들고 복잡한 마음은 내가 만드는 것이다. 며칠간 다 쉬었으니 천천히 일어나서 차분하게 주변을 둘러보며 걸어야겠다. 그리고 그냥 즐기며 살아야겠다. 삶도 글도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아픈 존재 브런치 마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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