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치기

I0234_ep.34 동줄 타다

by 혜남세아


2달 만에 늦게 일어났다. 전날 새벽 3시에 일어난 여파도 있고, 쉬고 난 다음 하루 종일 바쁜 일에 시달렸으며, 운동할 때 조금 빠르게 달렸고, 수면 의식도 안 했으며, 이랬고 저랬고 모든 것이 다 이유가 될 수 있으나 결국 그냥 조금 늦게 일어났다.


그래도 반드시 해야 할 것이 있기에 바쁘게 출근 준비를 하고 책상에 앉았다. 신기한 것은 그래도 상쾌한 기분이 든다. 일어나자마자 아내의 피드를 보고 기부니 좋아졌다. 늦었다는 생각보다 짧은 시간을 나눠서 간단하게라도 글을 쓰고 오늘 할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부터 든다.


확실하게 내성이 좋아진 것 같다. 하루하루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이다. 평소보다 한두 시간 짧은 하루가 시작되니 오늘은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움직여야겠다. 정신이 번쩍 들게 해 준 여섯 시가 세상 고맙다.


오늘은 6월 결산 준비와 7월 계획을 구체적으로 정리하고, 다루지 않던 주제를 가지고 평소 쓰는 목적과 다른 글을 써보려고 한다. 2~3일간 조금씩 연구도 해보고 조언도 들어가면서 새로운 것들에 다가가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유난히 비가 많이 왔던 21년 전반기가 끝나간다. 우중충한 날씨는 많았지만 바람이 세다 보니 구름 사이로 멋진 햇살이 내리쬐는 날이 여러 번 있었다. 호랑이가 장가를 가든 여우가 시집을 가든 멋진 하늘이 장관을 이루면 모두들 하늘을 보면서 탄성을 지르게 된다. 이것저것 많은 것들을 소소하게 목표 삼아 하나씩 완성하다 보면 내 삶의 '재림' 현상도 자주 있을 것 같다.


바쁘게 써 내린 만큼 시간을 내서 다듬고 손봐야겠지만, 우스운 것은 '벼락치기'가 평소 습성화되어 있다 보니 매일 30분 정도 쓰던 글이 5분 안에 써진다. 비속어 중에 네이버 국어사전에도 나와 있는 큰창자 부분을 낮잡아 부르는 말인 '0 줄 탄다'라는 말은 일상에서 사람들이 많이 쓴다. 도파민에 의해서 생각이 활성화되면서 몰입하게 되고 보다 많은 것을 할 수 있게 되는데, 머리 끝에서 발생하는 것을 신체의 마지막 부분과 연결지은 것도 신기하다. 오늘 하루 0줄타게 보내야겠다. 그래도 행복하다. 신기하게.


정말 살을 많이 뺐나 보다. 빈혈이다. 금주란다. 어이없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