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초등학교 4학년이 되는 아이가 새벽부터 훌쩍입니다. 키 140cm에 40kg을 훌쩍 넘긴 아이돌급 중량의 아이가 엉엉 웁니다. 옆에서 엉엉 우니까 침대가 지진 난 것처럼 흔들립니다. 아이를 웃기려고 지진이라며 소리치니까 갑자기 웃습니다. 한참 웃더니 똥이 마렵답니다. 똥 싸고 오면서 설사랍니다. 설사가 즐겁답니다. 즐거워하는 우리 예쁜 아이는 속이 상했나 봅니다. 속 상한 아이가 괴롭게 우니까 아빠도 아픕니다. 그래도 우는 아이를 달래지 않습니다. 귀찮거나 피곤해서가 아니고 네 살이나 어린 동생한테 부끄럽지 않게 하려는 이유도 아닙니다.
단지, 새벽에 멀리 떠나는 엄마를 붙잡고 싶은 아이 마음을 헤아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빠가 달래고 안아줘도 엄마를 채울 수 없는 현실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며칠 지나지 않아서 엄마가 돌아오지만 다시 떠나는 과정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도 아이 울음이 반복되면 엄마는 떠날 때마다 찢어지는 가슴을 꿰매야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