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화
운동을 시작한 후 가장 행복한 건 생리통이 확 줄었다는 점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잘 한 것 중에 하나로 운동을 꼽을 거다. 생리할 때 생리통 말고 다른 힘든 건 별로 없다. 짜증이 나거나 우울하거나 그런 일도 거의 없고 단지 몸에 기운이 없어서 잠을 많이 자야한다는 점 뿐.
생리통이 너무 심해서 한 번은 응급실에 실려갔다. 가만히 누워서 아픈 것을 견디고 있는데 어느 순간 하반신을 잘라버리고 싶을 만큼 아파서 비명이 절로 나왔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집에 있던 아빠에게 119 불러요, 하곤 정신을 잃었다. 잠시 뒤에 119 구조대 언니가 환자분, 정신 차리세요, 하는 목소리에 일어났다. 당시엔 몸을 가눌 수도 없어서 이불째 나를 들어 들것에 싣고 병원으로 갔다.
하필이면 그 며칠 전에 손톱관리랑 젤네일이란 것을 했었다. 두꺼운 매니큐어인데 그걸 받으면 손가락에 살짝 끼워 심장박동을 재는 도구가 불능이 된다. 그래서 나는 구급차 안에서 오들오들 떨었고 여자 구급대원이 내 손을 잡고 어떡하지, 하며 불안해했다. 나는 너무 아프고 춥고 또 부끄럽기까지 하여 눈을 꼭 감았다. 신기한 건 병원에 도착하자 몸이 따뜻해지면서 덜 아파졌다는 거다. 생리통이란 게 정말 억울하게도 아플 땐 죽을 만큼 아프다가도 안 아플 땐 씻은 듯이 낫는다. 나는 눈을 감은 채 가만히 웃었다. 그랬더니 구조대원이 나에게 좀 괜찮아요, 하고 물었다. 나는 고개만 끄덕였다. 아파서 울고 또 정신도 없었던 터라 구조대원의 얼굴을 한번도 못 봐서 아쉽다. 그녀의 얼굴을 봤더라면 기억할텐데.
아빠에게 119 불러요, 하고 말하기까지 나는 정말 많이 아팠다. 몸 뿐 아니라 마음도 아팠다. 내가 이렇게나 아프다는 걸 누가 믿어줄까. 혹은 이렇게 아플 바에는 죽는 게 낫지 않을까. 아픈 중에 계속 기도했지만 조금도 나아지지 않아서, 나는 슬프고 억울했다. 그 때 아프면서도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겨우 이런 것도 견디지 못하고 죽고싶어할 만큼 나약한 사람이구나. 그리고 나서 정신을 잃었다.
생리통이 심하면 괴로운 게, 그것이 한 번만 참으면 되는 게 아니라 다음 달에 또 찾아온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생리가 끝나는 날부터 다시 다음 달 생리통이 공포스러워 맘이 편치 않다. 어쨌든 여자라면 누구나 겪고 견디는 것이고, 모두가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한다는 점에서 나에게 위로가 됐다.
인생이 고통의 연속이고 괴로움의 반복이라고 생각한다. 하나하나를 극복해나갈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운동을 하면서 적어도 한 가지는 극복하고 있어서 다행이지. 결국 극복하는 방법은 내 안에만 있는 것 같다. 그러다보면 점점.